발레코어, 고프코어 가고 ‘돈 안 쓰기 코어’가 뜬다? 🛍️🙅

발레코어, 고프코어 가고 ‘돈 안 쓰기 코어’가 뜬다?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발레코어, 고프코어 가고 ‘돈 안 쓰기 코어’가 뜬다?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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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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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꼭 사야 할 패션 아이템 3가지’, ‘화장대에 하나쯤은 있어야 할 뷰티 필수템 추천’ 

요즘 SNS 피드를 내리다 보면 이런 제목의 영상을 자주 볼 수 있잖아요. 빠르고 정확한 딕션으로 왜 이 아이템을 지금 당장 사야 하는지 설명하는 영상을 멍하니 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결제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 가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하는데요. 그렇게 생각 없이 지른 물건들이 산더미 같은 택배 박스와 카드빚으로 돌아올 때면 “내가 진짜 미쳤지...” 하며 또 죄책감을 느끼고요.

“이렇게 사는 건 이제 지긋지긋해!” 하며 더 이상 SNS를 통한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어요. 실은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요. ‘저소비 코어(Underconsumption Core)’라는 이름의 새로운 트렌드 때문에 요즘 외국이 난리가 났거든요.

오늘의 비욘드 트렌드는 영미권 Gen Z세대 사이에서 지금 막 타오르고 있는 트렌드, ‘저소비 코어’에 대해 살펴볼게요 ❤️‍🔥. 


훑어보기 👀: 오늘부터 나도 저소비 코어 ✨

지금 바로 SNS에 ‘Underconsumption Core’를 검색하면 엄청난 수의 게시물이 쏟아지는데요. 특히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는 건 바로 틱톡이에요. ‘저소비 코어’ 태그를 단 한 영상이 며칠 만에 조회수 200만 회를 찍자, 이후 비슷한 영상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거든요. 이런 영상들에는 계절별로 최소한의 아이템만 남겨둔 옷장, 한두 가지의 스킨케어 제품 외에는 텅 비어 있는 욕실 캐비닛 등의 모습이 담겼고요.

그러자 이런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는 기사들도 쏟아져나오기 시작했어요. 뉴욕타임스는 ‘인플루언서에 지친 틱톡 사용자, 저소비 코어를 시도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저소비 코어가 뭔지, Gen Z들이 왜 여기 열광하는 건지 분석했어요.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인 엘르도 저소비 코어 현상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소비 코어가 대체 뭐냐면, 이름 그대로 ‘소비를 줄이는’ 트렌드를 말하는데요. 저소비, 혹은 과소소비를 뜻하는 ‘Underconsumption’에 발레코어, 놈코어 등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뒤에 붙이는 단어 ‘core’를 붙여 만들어진 단어예요. 이미 있는 물건 또 사지 않기, 서로 모양이 맞지 않는 물려받은 컵, 접시 사용하기, 중고 옷 입기 등 다양한 행동들이 ‘저소비 코어’에 해당한다고.

“뭐야, 이거 그냥 돈 없을 때 내 상태 아니야 🤷?” 하는 뉴니커도 있겠지만, 단순 절약과는 조금 달라요. 저소비 코어는 SNS를 켜기만 하면 쏟아지는 인플루언서들의 광고, 상품 추천, 온갖 상품 ‘하울’ 영상에 반대하거든요. 정확히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계속 사라고 부추기는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에게 돈을 주고 계속 영상을 찍게 만드는 기업에 반대하는 건데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속아 쓸모도 없는 물건들로 주위를 가득 채우는 일을 그만두자는 것.

한편 이런 트렌드가 유행하는 게 조금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스탠리 텀블러나 마트 에코백 같은 걸 사려고 사람들이 완전 난리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제 와서는 또 갑자기 돈을 쓰지 않는 게 유행이라고 하니 말이에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사실 별로 놀랍지는 않아 🧐” 하는 반응이라고.


자세히 보기 🔎: 디인플루언싱, 저소비 코어, 그리고...

©Tiktok

작년 말부터 미국에서 핫했던 또 다른 키워드가 하나 있었어요. 바로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디인플루언싱 역시 ‘쓸모없는 물건은 사지 말자’고 하는 트렌드인데요. 여기 동참하는 사람들은 “틱톡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사게 만든다”며, 온갖 상품 추천과 리뷰로 가득 차 있는 SNS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요. 디인플루언싱에 이어 저소비 코어까지, 무조건적인 소비에 반대하는 트렌드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일차적으로 과소비에 대한 반작용에서 그 이유를 찾아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자 사람들이 정신없이 밀린 소비를 해치우며 ‘보복 소비’를 하다가, 더 이상 이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저소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 단순히 요즘 유행이라고 해서, 혹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리뷰했다고 해서 똑같은 용도의 제품을 또 살 수 있는 여유가 사라졌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점점 빡빡해지는 미국인들의 일상에 대한 감각이 자리해 있어요. 전문가들은 경제적 위기와 저소비 코어 유행 사이에 확실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보는데요. 인플레이션, 석유 파동, 실업률 상승 등 굵직한 경제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언제나 사람들은 앞다퉈 돈을 아끼기 시작했고, 그럴때마다 가장 미니멀한 것을 추구하는 트렌드도 함께 유행했다는 거예요. 지금의 저소비 코어 역시 급격한 물가 상승과 주거 비용 증가 등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미국 젊은층의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경제적인 변화가 ‘이상적인 삶’에 대한 생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점도 있어요. 화려한 명품과 트랜디한 패션 아이템들, 언제나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삶이 더 이상 누군가에게는 ‘꿈꾸는 삶’이 아니게 됐을 수 있다는 것. 대신 그 빈 자리를 채운 건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라고. 이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삶을 꿈꾸기 시작했고, 그런 삶의 모습이 ‘힙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점점 더 심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한 감각도 영향을 미쳤다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유행이 틱톡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짧고 빠른 템포의 숏폼 영상 유행을 이끈 틱톡은 SNS 마케팅의 대표격 같은 존재잖아요. 그런데 그런 흐름에 반대하는 트렌드도 틱톡에서부터 시작됐다니, 모순적이고 재미있는 지점이지 않나요? 그게 운동(movement)이나 어떤 주의(-ism)가 아닌, 트렌드의 형태로 유행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고요.

오늘은 최근 미국 Gen Z 세대 사이에서 한참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 ‘저소비 코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돈을 이러저러하게 써라’도 아닌 ‘돈을 쓰지 마라’가 최신 트렌드라니, 뉴니커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앞으로도 신박한 해외 트렌드 열심히 발굴해서 다시 돌아올게요.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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