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작성자 정기훈
시네마 천국🎦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로맨스 영화 치고는 평이 좋아서 걱정 반 기대 반하며 보러 갔다. 헤어질 결심, 이터널션샤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같은 영화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생각 들었다. 영화가 별로라는 것이 아니다. 전자의 영화들과 비교할 때, 찐득 찐득한 농도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사실, 사랑의 농도를 비교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질척이거나 금지된 사랑, 슬프기만 한 사랑 을 이야기 하는 작품이 아니다. 적당히 애잔하면서, 뭉글뭉글하기도 하고, 담백한 로맨스다. 특히, 2030세대라면 감정이입하기 딱 좋은 로맨스 영화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내용은 간단하다. 대부분의 사랑처럼 썸을 타고, 고백을 하고, 연인으로 발전하고 같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다. 영화 초반부는 몽글몽글 하고 주인공들처럼 기분 좋아지기도 한다. 스스로를 주인공들에게 투영하는 모습을 보며, 예전 생각에 잠기기도 할 것이다. 낭만 가득한 기분 좋은 로맨스 내용이 전반부를 이룬다.

후반부는 주인공들이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면서 어떤 식으로 변하는지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 각각의 감정 변화와 내적 목소리를 보여준다. 주인공들을 보면, 납득이 되면서도 저건 아니지 않나. 또는,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한다면 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떻게 상대방을 대할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그 정도로 주인공과 관객들의 동기화가 강하게 이뤄진다. 영화의 장점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결말이라 생각한다. 담백한 결말이라서 좋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뻔한 결말이기도 하겠지만.
누구에게나 영화 제목 같은 사랑의 기억은 있을 것이다. 현재진행형이거나 과거형이거나의 차이겠지. 누군가에겐 위로가, 누구에겐 흐뭇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많은 스포일러를 한 것 같다. 로맨스 장르가 말보다는 직접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이젠 말을 아껴야겠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테넷>을 두고서 이해하지말고 느껴라고 했는데, 이 영화에 어울리는 말이다.
영화 총평은 ‘극호’
요즘, 일본 영화가 좀 친다. 일본판 라라랜드라는 생각도 들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보다는 더 담백하고. 최근 개봉했었던 로맨스 중에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일본틱한 로맨스 영화도 아니라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감정이입이 가능하다. 판타지 로맨스도 아니다. 질질 짜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울어줘 하는 신파도 아니다. 수작(秀作)이다. 어두운 영화는 아니지만, 초저녁부터 자기 직전 사이에 감상하길 추천한다. 현재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대여 1,000원에 감상 가능하니 보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다들 꽃다발 같은 사랑하시길 바라며!
*2021년 개봉작이고, 재개봉했다.
*사진 출처는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