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작성자 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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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
재개봉 한 영화 <괴물>을 보고 왔다.
작년에 보지 못했지만 친구들의 추천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재개봉소식을 듣고 기뻤다.
친구들이 입을 모아 한 가지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절대 스포일러를 보지 않은 상태로 영화를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영화를 본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영화의 여운이 너무 짙어 계속 생각이 나게 되었다. 영화가 나에게 “당신은 괴물입니까?”라고 되묻는듯 하였고,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가 괴물이 된다는 것을 시사했다.
특히 미나토와 요리의 연기가 참 인상이 깊었는데, 어린아이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영화에 몰입감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안도 사쿠라님이 첫 시사 후 아이들을 안으며 울었다는 것이 참 와닿았다. 영화를 보는 중에도, 그렇게 느낄 수 있었으므로.
이 영화는 1부, 2부, 3부로 나뉘어 있는데, 나는 3부를 특히 좋아한다.
미나토와 요리의 마지막 결말까지 열려있다는 점이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해준다. 심지어 그들의 생사여부까지도.
미나토와 요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는 살아서 열차에서 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곱씹어 보니, 그것은 그저 아이들이 죽기 전 상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치유해주며 둘만 있는 공간, 즉 떨어져 나간 열차 안에서야 비로소 ‘보통의 사람’으로서의 존재를 보여준 것 같았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그 이상으로 숭고한 무엇이라고 느껴졌다.
그렇다면 나는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은 무엇일까?
요리의 아버지가 요리에게 "돼지의 뇌를 이식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한 장면은 미나토와 그의 엄마 사이가 틀어지는 계기가 된다. 이는 모자 사이에 비밀이 생기는 시작점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다양한 관점에서 한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의 시선에서 볼 때 그 누구도 나쁜사람은 없었다.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고 하지 않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고 하는 거야”
이 대사는 특히 마음에 깊이 남았다.
겉으로 보기에 악역처럼 보였던 교장선생님도 그녀만의 사정이 있었다. 미나토가 사라졌을 때 음악실에서 교장선생님이 트럼본과 호른을 부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 깊었다. 1, 2부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2부의 호리 선생님 에피소드 또한 기억에 남는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단순히 문제 많은 선생님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는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퍼진 가짜 뉴스는 그를 ‘잘못된 선생’으로 낙인찍었고, 결국 그는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린 듯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괴물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1부의 괴물인 호리 선생님은 2부에서, 2부의 괴물인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의 시선은 3부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괴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괴물일 것이고, 누군가는 나에게 괴물이다.
그렇다면 괴물이란 무엇일까?
영화에서도 괴물은 그저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이라고만 지칭할 뿐 명확한 답을주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괴물은 현존하는 모든 인간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갈 뿐인데, 그것이 남이 보기에는 이상하게 보여도 나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인데, 그저 다름을 존중받고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유명한 대사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영화를 보는 동안 내 태도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느끼며, 순간순간 나 자신이 괴물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이 영화는 나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남겼다.
어느 하나 허투루 설치된 장치가 없었으며, 모든 요소가 복선으로 작용했다. 반복해서 본다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영화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