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생각하는 사람들 💭
모엘
일 년 전•
안녕하세요, 모엘입니다. 확실히 Ai가 지금의 커다란 화두이기도 하니까,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주신 것 같아요. 장문 댓글들이.. 흐흐흐 일단,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먼저 이야기할 것은 "존 설의 중국어방 논증"입니다. 여러분께서 Ai가 할 수 없는 것의 예로 감정을 들으셨죠. 설이라는 철학자는 조금 더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사고실험을 펼쳐 접근했던 것 같아요. 중국어라는 언어에 대해서죠. 사고 실험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해볼게요.😋
어느 작은 방(공간) 안에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참여자)이 들어가서, 중국어로 이루어진 질문과 이에 대한 중국어로 된 응답이 적힌 지시사항 목록, 그리고 소통하기 위한 필기도구를 제공받습니다. 이 상태에서 중국인 심사관이 중국어로 질문을 써서 방 안으로 집어 넣으면, 참가자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목록을 토대로 알맞은 대답을 중국어로 써내서 심사관에게 건네는 거죠.🧐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중국어방에 들어간 참여자가 Ai라고 비유될 수 있는 거겠죠.
그러나 참여자가 중국어를 알고 있나요? 아니죠. 참여자가 적절한 대답을 해줬나요? 그건 맞죠. 여기에 참여자에 Ai를 넣어도 성립하겠네요.
결국 Ai는 통사론은 가능하더라도 의미론은 부재하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Ai는 그저 명령에만 따를 뿐이니까요.😲
물론 뭐 이 중국어방 논증도 비판을 받곤 합니다. 심신동일론 입장에서는 우리가 분자와 세포들로부터 의미가 발생하고 감정이 일어나는 거랑 중국어방 논증이랑 뭐가 다르냐?라는 비판인 거죠..😵
아무튼..ㅎㅎ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감정이라는 것도 분명 존 설이 제시한 이 논증과도 관련이 있지 않나 싶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사실 앞서 언급했던 논증은 제 주된 관심분야는 아니에요. 심리철학이라는 분과가 따로 있거든요. 혹시 이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찾아보시면 방대한 자료가 있을 겁니다 ㅎㅎ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딜라잇님과 수차님이 말씀하신 부분이에요. 저는 인간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게 뭐 중세 교부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가 신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둥의 기독교식 창조론에 관한 논증이 아니라, 인간이 무에서 유를,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한 딜라잇님의 선생님도 이걸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봐요.☺️
그걸 하이데거나 사르트르 류의 실존주의의 철학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인간은 그저 세계 속에 내던져져 있습니다. 그저 황폐한 허허벌판일 뿐이죠. 인간이 태어난 이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던져져 있죠. 어떠한 목적도 의미도 없이요. 그러나 인간은 그런 상황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창조해 냅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만들어 내죠.🙄
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의 의미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무)에서 의미와 가치(유)를 만들어 내는 거죠.😶🌫️
하이데거는 이를 다시 삶의 유한성을 끌고 오려고 한 거죠. 우리 인간은 언젠가 모두 죽게 될 테니까요. 죽음을 끌어당겨 사유함으로써 지금 당장 나의 본래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걸 이야기하는 것에 가까운 거죠. 아주 러프하게 해석한다면,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할 행동이 달라지지 않겠냐는 이야기일 수도 있죠.ㅎㅎ
그러면 우리는 일단 물을 수 있겠네요. Ai가 자신의 삶의 유한성을 자각하여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없겠죠.🙂↔️
비슷한 예로, 바나나에 테이프를 붙인 미술작품 아시나요? 이 미술작품이 1억4천만원에 팔렸답니다. 이렇게 가격을 매길 수 있게 하는 건 보잘 것 없어 보이고 의미 없어 보이는 이 작품에 1억4천만원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능력'이지 않을까요?🥸
그러면 다시 돌아와서 Ai가 자발적으로 저런 그림에 저 정도의 가치를 매길 수 있을까요?🙂↔️
어쩌면 한계를 알기에 소중하다고 느끼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Ai는 그거 자체가 불가능한 거겠고요.
이런 지점들에서 분명 뭔가가 이질적인 것들이 보일 겁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서로가 자유를 누리며 달라지려고 하는데 Ai는 인간과 같아지려고 하죠. 여기서도 저는 이질적인 부분이 보이기도 하네요.ㅎㅎ
더 나아가 만약에 Ai가 인간들을 지배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인간은 그 척박한 세상 속에서도 나름대로 가치를 만들며 생존할 거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인간일 테니까요.🙂↕️
네, 여기까집니다. ㅎㅎ 질문이 있다면 환영합니다~ 다음 주제에서 만나요 :)
*그림출처: ar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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