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엘입니다. 이번 주제는 니체가 이야기했던 "아모르 파티"였어요. 니체의 아모르 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었죠. 이 지점을 봤을 때, 일단 니체는 운명을 전제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파고들어볼게요. 🫠 니체가 말한 운명은 사실 운명(destiny)보다는 숙명(fate)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서 숙명이라는 건, "인간의 숙명"입니다. Destiny는 개인적인 운명에 가깝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거라면, 니체가 말한 Fate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처해있는 숙명을 말하고, 바꿀 수조차 없는 걸 뜻한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우리에게 현대소설로 익숙한 김동리의 <역마>라는 소설이 있잖아요. 주인공인 성기가 결국 역마살을 이겨내지 못하고 운명에 순응하는 삶을 살죠. 니체가 말하는 운명(이제부터 숙명이라고 말하겠습니다.)은 이러한 운명이 아니라는 거죠. 어쩌면 니체의 비판 대상은 성기 같은 사람입니다. 그 이유를 조금씩 이야기를 해볼게요.🐴 니체가 말하는 인간의 숙명(Fate)은 가치를 파괴하고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네, 어려운 말이죠 ㅠ 조금만 더 풀어봅시다.🤔 니체는 아모르 파티 말고도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서도 유명해요. 즉, 기존의 종교, 관습, 도덕 등 모든 가치를 파괴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러한 가치들이 내가 창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종교, 관습, 도덕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죠. 그리고 어쩌다보니 우리는 그것에 적응하고 짜맞춰지면서 살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봅시다. 예를 들어 기독교를 믿는 아주 충실한 신도가 있어요. 그런데, 그 신도에게 불행한 일들이 엄청나게 닥쳐도 종교를 믿어요. 극단적으로 말해서 가족 모두가 죽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럴 만한 뜻이 있으시겠지"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보면 종교적 신념이 대단하다고 칭찬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는 맹목적인 신념에 불과하다고 비판할 수 있죠. 니체는 후자 쪽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하나의 가치라거나 관념에 사로잡혀있다면, 니체한테 있어서 그것은 "노예"입니다. 특히 종교라는 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건데, 그게 절대 진리인 것마냥 우리가 숭배한다는 거죠.🤨 니체는 이런 논리로 기존의 종교, 관습, 도덕 등을 모두 파괴하는 걸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가치를 어떻게 창조하는가?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몸으로 느끼고 경험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거죠. 이 가치는 어떠한 취미가 될 수도 있고, 내 삶의 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이 가치는 내가 내 스스로 만들어낸 것에 있다는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내가 만들어낸 이 가치 또한 파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하나의 가치에 갇히게 된다면, 또 아까 말한 노예가 되기 쉬워버리는 거죠. 그리고 가치를 파괴했으니 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거죠. 이건 목적도 마찬가지예요. 목적을 계속해서 달성하고 또 다시 세우고 하는 것이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인 거죠. 이러한 니체의 인간상이 초인(위버멘쉬)이고 자신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힘에의 의지"이고, 이렇게 가치를 창조하고 파괴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을 저는 "영원회귀"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이데거의 철학도 여기에 있고,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죠. 아까 기독교 신도에 대한 사례를 들었는데! 니체가 이야기하는 초인(위버멘쉬)이라면, 기독교 가치를 파괴하고 다른 가치를 창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본론으로 들어와보죠. 인간에겐 모두 이러한 능력이 있다고 니체는 이미 상정하고 있습니다.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는 건, "해야만 해서"가 아니라 "할 수밖에 없으니까(할 수 있으니까)"인 거예요. 그리고 이것이 즉, 숙명입니다.🤪 이 숙명(가치를 계속 파괴하고 가치를 계속 창조하는 삶)이 인간에게 모두가 평등하게 주어진 거죠. 그리고 니체한테서는 이 "숙명을 따르는 사람"과 "숙명을 따르지 못하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거죠. 다시 말해서 니체한테서 이것은 "할 수 있는데 하는 사람"과 "할 수 있는 데 안 하는 사람"에 가까워요. 저는 이를 니체의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니체는 전자를 지향하겠죠.🤗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아까 "해야만 해서"라는 당위를 언급했었는데.. 니체한테서 이는 좋은 모습이 아니겠죠. 무언가에 대한 강한 신념(기독교 예시처럼)은 should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는 노예와 같을 것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는 찾아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한편으로 니체가 말하는 자유로운 삶은 역설적으로 "숙명에 순응하는 삶"일 것이라고 저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경험에 의거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삶.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보여주면서 사는 삶. 거기에 자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숙명을 사랑한다면, 그것을 amor fati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니체를 우리가 좋아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요? 오늘 주제는 좀 어려울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질문 있으면 언제든 해주세요. 다음 주제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