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생각하는 사람들 💭
모엘
2023.09.24•
안녕하세요, 모엘입니다! 시즌1에 한 번 이야기했었던 주제에 대해 들고 왔어요. 아무래도 제가 공부하는 건 영미분석철학 계열이라기보단 프랑스나 독일권의 대륙철학 쪽이라 이런 류의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삶"과 연결된 생생한 철학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을 하고 있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아무튼.. 철학이 왜 필요할까요? 사실 허니돌핀님과 나나님이 너무나도 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나는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어볼 수 있겠죠.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수많은 우연적인 요건들에 의해 구속됩니다. 나이, 성별, 국가, 외모, 재능 등등이 그거죠. 그리고 태어나보니까 세상은 자본주의, 능력주의, 성과주의, 과학주의, 공리주의, 코딩주의(?), 외모지상주의.. 등등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좀 불공평하고 부조리하지 않나요? 그런 지점에서 이 세상에 끼워맞춰져 우리는 살아갑니다. 때론 그게 정답인 줄 알고요. 세상이 나한테 뭐라고 한다면, 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기 쉽죠. 왜냐면 남들이 그게 정답이라고 하니까요. 적어도 지금의 세상에선 그게 정답이니까요.
아..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마르틴 하이데거는 비본래성과 본래성, 일상성과 비일상성을 구분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비본래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비본래적인 삶이라는 건 나답지 못한 삶을 말하죠. 그저 도구적인 유용성 혹은 자연적 경향성에 이끌리는 삶이라거나, 남들이 하는 걸 똑같이 하는 삶을 의미하죠. 그저 나에게 이득이 될 것이 뭐냐를 찾아가면서 살아갑니다. 이러한 모습이 일상성이고, 하이데거는 이 일상성의 특징을 잡담, 호기심, 애매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본래성과 비일상성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진정한 나를 찾아서, 일상성에서 벗어나 나를 내던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해요. 미래(죽음)를 내다본 뒤, 내 삶의 유한성을 자각한 뒤에, 과거로부터의 나의 경험 속에서 내면의 소리(양심)를 듣는 거죠. 거기엔 나의 진정성(본래성)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나의 진정성에 따라서 일상성으로부터 벗어나 비일상성으로 나아가는, 비본래적인 삶에서 본래성을 회복하는 "결단"을 합니다. 이는 기존의 일상적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죠. 진짜 나를 찾아 낯선 영역(비일상적인 영역)으로 내던지는.. 인간상..
하이데거는 이를 <존재와 시간>이라는 저서에서 현존재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그저 잡담과 호기심과 애매성에 갇혀 산다면 철학적인 고민을 하지 않게 되고,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이죠. 남들 다 하는 대로..
얼마 전에 명언 같은 걸 본 적이 있는데..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떠오르긴 하네요.😏
물론 여기서의 "생각"이라는 게 자신의 이해관계에 주목을 하는 거라면.. 진정한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생각은 좁디좁은 이해타산적인 영역에 갇힌 생각의 파편들이지 않을까요? 진짜 철학적 사유란 나의 이해관계, 즉 일상적인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만의 상상력을 갖춘 사유를 말하겠죠.🫡
그 사유를 바탕으로 나에 대한 고민,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고, 이 상상력을 확장하여 타인에 대한 고민, 더불어 이 사회에 대한 고민도 해볼 수 있겠죠.🤔
소크라테스는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때의 음미는 자기 음미(Self-examination)을 뜻해요. 나의 고유한 경험들에서 출발한 반성적 사유..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나만의 지성을 확장해나가는 것.. 그런 부분들을 의미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고민을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면 그게 이상적인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현하기 쉽지 않은 이상이겠지만요. 국가적인 제도로라거나 시스템적으로도 지지가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긴 하겠죠.
맹자가 말한 "무항산 무항심"이라는 말이라거나, 한나 아렌트가 기본적으로 생계가 충족이 되어야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말한 지점이 이 지점을 어렵게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면 끝도 없이 길어지지만.. 일단은 줄이겠습니다. 😅
적어도 돈을 벌어오는 기계이기 이전에,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한 고민.. 나다운 삶에 대한 고민..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그게 철학이 담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문학의 위기, 철학의 위기라고 많이 그러지만.. 현실이 힘들수록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어요. 그렇게 이상적인 세상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자신의 사유의 잠재성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모습도 한편으로 꿈꿔보고 있습니다. 저도 제 자리에서 최대한 노력해야하겠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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