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철학은 생각하는 것이에요. 이 현상이 왜 일어났지? 이 사람은 왜 이런 생각을 했지? 관심을 갖고 생각하는 방법, 시대에 따른 생각의 발전들, 이런 것들을 철학으로 부르는 것 같더라구요. 독서, 작문의 디지털화, 알고리즘과 인터넷의 발달로 점점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기를 즐기지 않고 확증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느껴요. 내 말이 맞고 타인은 알 바 아니란 식의 생각이 사회를 병들게 만들어요. 인류가 몇천년동안 발전시켜온 공동체라는 문화를 유지하려면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하고 화합하며 이해해야 해요. 철학이 힘든 건 당연해요. 사람은 변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건 쉽지 않죠. 철학이 쓸모 없다고 말하는 건 안타까워요. 여유가 없어서 지금 당장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철학, 자연과학, 예술같은 것들은 다 의미가 없다고 말하니까요. 당장 발생한 문제만 해결하기 급급하고 그 원리를 알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문제는 반복되며 더 커질 뿐이겠죠. 예술을 통한 좋은 생각의 확산, 자연과학을 통한 현상의 원리 탐구, 철학을 통한 나와 너 본질에 대한 이해가 결국 우리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어요. 철학이 너무 무겁고 심오해졌어요. 생각하기는 얼핏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훈련하지 않으면 인간은 아무 생각 없이 평소 하던대로 움직일 뿐이에요. 바쁜 하루 속에 잠시 멈춰서 내가 오늘 뭘 했지? 어떤 것들이 의미 있는 활동이었을까 같은 나를 생각하는 것부터 작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 생각들이 내주변에 일어난 일, 우리 사회의 이슈로 넘어가면서 더 깊어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