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악성재고는 언제 팔릴까? - 문제는 발주 방식입니다
작성자 달파
DALPHA 브랜드사 맞춤 블로그
우리의 악성재고는 언제 팔릴까? - 문제는 발주 방식입니다
우리의 악성재고는 언제 팔릴까?
브랜드 운영에서 재고 문제만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고민도 없습니다.
신제품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거나, 시즌이 끝나갈 때 재고가 남으면 회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이런 질문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언제쯤 이 재고가 빠질까?”
“이번엔 공격적으로 가서 그런 걸까?”
“예측이 틀린 건가?”
하지만 이 질문들은 모두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재고는 판매와 발주의 결과물이지, 문제의 원인이 아닙니다.
재고가 남는 핵심적인 이유는, 사실 훨씬 앞 단에서 결정됩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딱 한 가지입니다.
재고 문제의 본질은 판매가 아니라 ‘발주 방식’입니다.
악성재고가 생기는 시점은 상품이 느리게 팔리기 시작했을 때가 아니라, 이미 발주 버튼을 눌렀을 때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발주하고 있길래, 매 시즌 비슷한 패턴의 재고가 반복될까?”
이 글은 그 질문의 답을
데이터 ➔ 예측 ➔ 발주 구조 ➔ 자동화
네 단계에 맞춰 설명합니다.
1. 데이터가 흐르지 않으면 발주는 흔들립니다
브랜드는 “우리는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발주 프로세스를 뜯어보면,
데이터는 대부분 여러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판매 데이터는 플랫폼마다 다르고
재고는 ERP에서 확인하고
광고 데이터는 마케터의 리포트에 있고
리드타임·MOQ는 담당자 머릿속에 있고
프로모션 일정은 따로 전달됩니다
이 모든 것을 발주 직전에 모아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실제 발주는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최근 판매 추이로 봤을 때는…” “지난 시즌엔 이 정도 나갔으니까…” “혹시 모르니까 조금 더…”
즉, 데이터는 참고만 할 뿐, 발주는 결국 감각·경험·분위기로 결론 납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 데이터가 분산되어 있으면 판단이 일관해질 수 없다
어떤 날은 공격적으로, 어떤 날은 보수적으로, 어떤 SKU는 지난 경험이 강조되고, 어떤 SKU는 단순 추세에 의존합니다.
이렇게 되면 SKU 수백, 수천개가 있는 브랜드에서 발주는 사실상 사람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의사결정이 됩니다.
여기서 악성재고의 씨앗이 뿌려집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필요한 건 데이터를 더 모으는 것이 아니라,
발주 판단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보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게 없으면 그 이후 단계는 전부 흔들립니다.
2. 예측은 시작점이지, 발주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판매량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렇게 기대합니다.
“예측이 정확해지면 발주가 안정되겠지.”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말이 더 자주 나옵니다.
“예측은 꽤 잘 맞는데 재고는 또 남았다.”
“품절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예측과 발주는 따로 노는 느낌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 예측은 ‘숫자’이고, 발주는 ‘판단’이다
예측이 “다음 달 130개 팔릴 것이다”라는 숫자를 주어도 현실에는 다음과 같은 제약들이 붙어 있습니다.
MOQ 200개
패킹 단위 120개
리드타임 30일
창고 공간 제한
예산 한도
카테고리 전략

여기서 진짜 어려운 건 숫자가 아니라 판단입니다.
130개 팔릴 것 같은 SKU를 200개 발주할 것인가?
리드타임을 고려해 이번 달에 먼저 발주할 것인가?
예산을 어디에 우선 배분해야 하는가?
카테고리 간 균형은 어떻게 맞출 것인가?
그러니 예측이 아무리 좋아져도 발주 구조가 없으면 발주 결과는 여전히 감각에 의존합니다.
즉,
예측은 발주의 필요조건이지만, 절대로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예측과 발주 사이에는 반드시 “구조”가 필요합니다.
3. 발주는 모델이 아니라 ‘최적화 구조’로 운영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발주를 단순 계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발주는 사실상 제약조건 기반 최적화 문제입니다.
예측은 그중 한 요소일 뿐입니다.
발주를 결정하는 데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의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판매량 예측
MOQ
패킹 단위
리드타임
채널별 소진 속도
재고 비용
공급 안정성
시즌 종료 시점
카니발리제이션
물류 처리 한계
이 모든 변수를 한 번에 고려해야 “지금 이 SKU를 몇 개 발주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가”라는 발주량이 나옵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 모든 요소를 매주, 매일, SKU 수백 개 단위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많이 팔릴 것 같으면 대량 발주
애매하면 ‘한 박스만’ 발주
잘 팔리는 SKU에만 계속 물량 몰림
비슷한 SKU끼리 서로 잠식
채널별 속도 차이를 무시한 일괄 발주
이렇게 몇 번만 반복되면 재고 구조는 금방 불안정해지고 악성재고는 어느새 구석을 차지합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사람이 더 열심히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발주 원칙을 구조화하고, 그 구조 안에서 자동으로 최적 발주량이 계산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발주 최적화는 “AI가 대신 판단해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브랜드의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해주는 프레임워크에 가깝습니다.

4. 판단은 빠를수록 가치가 있다 — 그래서 자동화가 필요하다
여기까지 구조가 잘 잡혀도, 운영은 항상 예측보다 더 빠르게 변합니다.
갑작스러운 판매 상승
예상치 못한 공급 지연
채널별 속도 급변
경쟁사 가격 전략 변화
성수기/이벤트 영향
이때 판단 속도가 느리면 재고는 다시 틀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자동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자동화 = 주문을 자동으로 넣어주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핵심은 “판단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측이 업데이트되면
제약조건이 바뀌면
소진 속도가 달라지면
➔ 발주 구조가 자동으로 다시 계산되어 사람이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
발주 자동화는 운영 속도에 맞춰 판단 구조를 끊기지 않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정확성보다 중요한 건 판단 속도와 일관성입니다.

5. 그렇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어떤게 있을까요?
1) 발주 회의에서 어떤 자료를 보고 있는지 적어보기
어떤 파일, 어떤 데이터, 어떤 질문으로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한 번 적어보면,
브랜드의 발주 구조가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지 바로 보입니다.
2) 회의에서 반복되는 문장을 정책으로 바꾸기
“이 SKU는 조금 남아도 돼요.”
“이 라인은 품절되면 안 돼요.”
이런 말들은 이미 브랜드의 운영 정책의 원형입니다.
이걸 공식 정책으로 문서화하면 발주는 더 일관된 판단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3) 그 다음이 AI와 자동화
구조 없이 AI를 도입하면 “조금 더 정교하게 틀리는 시스템”이 됩니다.
구조 ➔ 정책 ➔ 통합 ➔ 예측 ➔ 최적화 ➔ 자동화
이 순서가 지켜져야 합니다.
7. 마지막 질문: 악성재고는 언제 팔릴까?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확답할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외부 요인과 우연이 얽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 이 발주 방식을 유지한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재고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까?
재고는 운영 구조의 출력 값입니다.
출력 값을 바꾸고 싶다면 구조부터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악성재고가 언젠가 팔리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애초에 악성재고가 나오지 않는 발주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게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입니다.
지금 우리 발주 방식, 한 번 점검해보고 싶다면
이 글을 읽으며
“이게 딱 우리 이야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금의 발주 구조가 이미 한계에 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달파는 판매 데이터, 재고, 리드타임, MOQ, 채널별 소진 속도를 하나의 구조로 연결해
브랜드별 발주 판단 구조를 설계하고, 그 구조가 실제 운영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AI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브랜드의 발주 방식이 어디서 흔들리고 있는지
예측 이후 판단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악성재고가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이런 부분을 데이터와 구조 관점에서 함께 짚어드립니다.
“AI 도입” 이전에, 지금의 발주 방식이 정말 합리적인지부터 확인하고 싶다면 가볍게 이야기 나눠보셔도 좋습니다.
출처: DALPHA AI Store 블로그 ‘우리의 악성재고는 언제 팔릴까? - 문제는 발주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