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갈까요?
작성자 에디
보통팀장입니다
나만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갈까요?

돌이켜보면 팀장이 되기 전부터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실무자로 일하면서 만난 다양한 리더들이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만들었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부터 전략적 사고가 뛰어난 리더, 소통을 잘하는 리더 등 리더십을 경험하며 미래 나의 리더십에 대한 모습을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리더의 모습에 대한 고민도 함께요.
막상 팀장이 되고 나니까 실무자로서 고민했던 리더십의 모습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실제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상상과 크게 달랐습니다. 책이나 아티클에서 읽었던 리더의 모습도 다른 리더들을 보며 생각했던 리더십도 실제 상황에서는 전혀 동작하지 않았던 것이죠.
상상과 현실의 큰 격차
가장 크게 달랐던 것은 중간관리자라는 위치의 복잡함이었습니다. 위로는 상급자의 요구사항과 회사의 방향성을 이해해야 하고 아래로는 구성원의 상황과 니즈를 파악하며 일이 진행되고 완료되도록 만들어야 했습니다. 더 어려웠던 사실은 이해관계자의 관점이 항상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더 빠른 성과를 원하는데 구성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구성원들은 새롭고 주도적인 도전을 원하는데 회사에서는 안정적인 운영을 요구하는 상황들이 매일 발생했죠.
첫 리더의 역할은 그 관점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보는 큰 위기이자 기회가 되었습니다. 결국 조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위아래를 모두 바라봐야 하고 구성원과 함께 성과와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두 번째 리더의 역할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어떤 리더십을 추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시작했던 만큼 성과와 성장을 함께한 구성원이 남았습니다. 지금 세 번째 리더의 역할은 이를 토대로 더 나은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죠.
신뢰 기반의 리더십 만들기
첫 번째 리더의 역할과 두 번째 리더의 역할의 가장 큰 차이는 구성원과 함께라는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라고 봅니다. 가장 먼저 했던 행동은 일을 제대로 이해하기였습니다. 조직이라는 환경에서 관계의 기본은 '일'이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구성원과 만드는 신뢰 또한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이 우리가 하는 일을 정말 잘 알고 있구나',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하는구나', '이 사람을 통해 일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더 발전할 수 있구나'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기초가 된다고 본 것이죠.
이후 의도적으로 모든 일에 대해서 직접 한 사이클을 수행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은 공부하고 물어보고 현장에서 함께 수행하면서 일의 사이클과 구성원이 하는 업무를 이해하고자 했죠.
실제로 부동산 영업을 직접 수행하면서 건물을 보러 다니며 중개인과 임대인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니즈를 파악하기도 하고 계약 조건을 조율하며 실제 계약을 진행하고 첫 지점을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각 단계 별로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정말 많음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이후 실제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고객센터 업무를 수행해보기도 했습니다. 감정적인 고객을 경험하면서 구성원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구성원의 전문성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하고 나니까 구성원들과의 대화가 달라졌습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니 일정에 대한 논의도 용이해졌고 구성원 또한 리더가 업무에 대한 이해가 있는 만큼 일에 대해서도 더 솔직하게 의견을 냈습니다. 팀의 신뢰가 만들어진 순간들이었죠.
'함께 하는 리더'라는 정체성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 스타일이 만들어졌습니다. 조직 내 피드백 세션을 포함해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주었던 피드백 또한 '우리와 함께 하는 리더'였습니다.
늘 진심으로 에너지를 쏟으려 했습니다. 문제가 생기거나 비어 있는 역할이 있다면 앞장서서 해결했죠. 모든 걸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구성원들이 '우리를 이해하고 있구나', '우리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일과 팀에 진심을 다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막연히 지시하기보다는 '함께 배워가면서 결과를 만들어봐요'라고 말했고, 구성원이 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와 커피챗을 연결하거나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수시로 공유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나 조직의 의사결정의 방향에 대해서 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조직과 서비스에 대한 오해를 최소화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중간관리자로서 조직과 구성원이 조금 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진짜 소통을 위해서 경청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듣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입장에서 '이 리더가 정말 내 이야기를 듣고 행동으로 보여주는가'를 생각했습니다. 구성원과 나눈 이야기는 메모로 남기고 실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반영될 수 없다면 왜 반영되기 어려운지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해 봤던 만큼 어려운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이해해요'라고 공감을 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는 만큼 일을 풀어가는 과정도 달라졌습니다.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조직이 되었던 것이죠.
이런 식으로 대화하고 함께 일을 하다 보니 구성원들도 더 솔직하게 어려움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팀 전체가 한 방향으로 얼라인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임과 성장, 앞으로의 리더십
리더로서 4년 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어느 정도 리더십 스타일이 정착되었습니다. 동시에 현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새로운 과제도 생겼습니다. 위임과 구성원 성장이라는 조금 더 큰 역할과 책임이라는 고민이죠.
처음에는 '함께 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 '구성원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합니다. 조직이 더 큰 책임을 가지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구성원이 조직 내에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맡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서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조금씩 제 역할을 바꿔보고 있습니다. 함께 직접 하거나 먼저 수행했다면 'OO님이 한번 리드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처럼 조금 기다리더라도 구성원이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조정해 보는 것이죠. 아직은 저도 기다리는 것이 답답할 때가 있기도 하고 구성원이 방향을 잡지 못하는 일도 있지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리더와 구성원, 조직이라는 세 관점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인 것이죠. 지금도 세 가지 관점의 균형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리더인 나'의 관점에서는 앞장서서 함께 하는 리더십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면서도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때로는 물러날 줄 아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구성원'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을 도와주는 것과 스스로 해볼 기회를 주는 것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죠. 지금처럼요. '조직' 관점에서는 단기 성과와 장기 성장 사이의 균형을 고민합니다. 당장 직접 하면 더 빠르고 확실할 수 있지만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도 합니다.
평범하지만 나만의 리더십은 성장 중
4년 차 리더이지만 제 리더십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평범하지만 꾸준히 변화하고 있죠. 조직의 성장 과정과 역할, 책임, 함께 하는 구성원에 맞춰 리더십의 또 다른 역할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함께 하는 리더'라는 지금의 제 리더십의 근간은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함께 하는 방식'을 계속 발전시켜 가면서 말이죠. 때로는 직접 함께 하고 때로는 뒤에서 응원하고 때로는 한 발 물러나 성장의 기회를 주는 그런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하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찾은 리더십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리더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일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구성원과 함께 성과와 성장을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에너지를 쏟는 그런 평범한 리더십이죠.
앞으로도 완벽하지 않지만 진정성 있게 계속 노력하는 리더라는 이 방향을 유지하면서 위임과 구성원의 성장에 대한 부분을 더 고민하고 발전시켜가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배우고 있는 평범한 리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