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평가를 진행할 때 리더가 판단하는 기준들
작성자 에디
보통팀장입니다
성과 평가를 진행할 때 리더가 판단하는 기준들


평가를 고민하고 리더만의 관점을 세웠다고 해서 실제 평가가 쉬워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구성원의 자기 평가 내용을 받아보고 나서 든 생각은 "어? 이게 맞나?"였습니다. 10명 중 8명이 본인을 상위 등급으로 평가한 것을 보면서 조직과 리더, 구성원 모두가 바라보는 기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죠.
리더가 조직의 기준을 바라보고 평가에 대한 방향을 잡았다면 이제 그 기준을 구성원과 맞춰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벌써 몇 차례 평가를 경험하고 있고 평소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원과 나누고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나름의 기준과 방법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완료하는 것과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르다
가장 큰 인식의 차이는 여기에 있던 것 같습니다. 많은 구성원이 "올해 이런 일을 했어요"라고 업무 목록을 나열하며 스스로 평가를 높게 주었던 것이죠. 하지만 기획자가 화면을 기획하고 개발자가 기능을 구현한 일, 마케터의 캠페인 진행 등 이 모두가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나의 역할을 수행한 사실만으로 상위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죠.
물론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하지만 평가란 절대적 기준과 상대적 비교가 모두 적용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장 우수한 등급은 조직 내 소수에게만 부여되고 이는 절대적이고 상대적인 기여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이런 관점과 기준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구성원이 상처받을 수도 있고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평가 시즌에만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다는 평소 이야기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과란 무엇인지, 업무 과정에서 기여에 대한 부분과 피드백을 계속 나눠가는 것이죠. 프로젝트를 회고하는 것도 추진한 업무의 성과에 대해서 리뷰하는 것도 동일한 기준과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기본 성과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구분하며 서로의 기준을 맞춰갔습니다.
<기본 성과>
맡은 일을 정해진 시간 안에 마무리
큰 문제없이 팀워크 유지
상사나 동료의 도움 요청에 적절히 응답
<기대 이상의 성과>
우리 팀이나 회사 목표에 눈에 띄는 기여
다른 구성원과 조직의 공통적인 인정
기존 방식을 개선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경우
사실 이 기준은 리더 혼자만의 기준이 아닙니다. 조직 내 성과 평가 등급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기재되어 있죠. 조직의 언어를 리더와 구성원의 언어로 맞춰간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가할 때 보는 포인트들
매번 평가를 하면서 나름의 살펴보는 포인트가 생겼습니다. 완벽한 수는 없지만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 조금 더 기준을 갖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1. 우리 팀 목표와 연결되는지
가장 먼저 보는 건 "구성원의 성과가 우리 팀 목표 달성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입니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열심히 했어도 팀의 목표와 다르다면 기여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2. 다른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도
혼자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이 잘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하는 능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구성원이 조직 전체에 준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평소 관찰하는 것과 1:1 미팅을 통해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
자신의 업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팀 전체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등
3. 조직의 일에 대한 참여
많은 일이 구성원 각자의 역할로 진행되지만 조직에는 늘 그레이 한 영역의 일이 존재합니다. 나의 업무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는 구성원도 있지만 그 이상의 기여로써 조직의 비어 있는 역할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구성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리더는 이 구성원의 기여 또한 성과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하면서 실수했던 것들
처음에는 조직의 기준을 혼자서 해석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조직과 리뷰를 진행하면서 조직의 관점과 제 관점의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죠. 평가를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과 먼저 그 기준에 대한 이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평가 내용에 있어서 모호한 기술은 더 큰 혼란으로 야기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일부 모호하게 표현했던 내용들이 구성원 입장에서는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추가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한 해를 평가하면서도 아무래도 최근 기억에 의존하게 되었던 것도 제한적인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평소 기술해 두고 관리해 두는 것이 중요함을 이때 알게 되었죠. 어떤 업무에는 서로 기억이 달라 그 기억을 맞춰가는 것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평가에서 리더는 완벽하기 어렵습니다. 그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죠.
어려운 평가 상황들과 대처법
1. 구성원이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때
생각보다 이런 케이스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리더는 조직의 기준과 리더의 판단 근거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 경우 이런 부분을 추가로 고려합니다.
구성원의 셀프 평가 근거 경청하기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평가 기준을 다시 설명하기
구체적인 사례로 이야기하기
2. 성과가 아쉬운 구성원
평소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 충분히 이야기 나누는 것이 우선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평가 의견을 드릴 때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전해야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호한 의견은 구성원과 리더 모두에게 혼선을 제기하고 불편한 상황을 추가로 만들게 됩니다.
해당 구성원에게는 다시 한번 기대를 이야기하고 역할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리더의 지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요. 이후 주기적인 피드백 세션을 통해 변화를 관리해야만 다음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평가 이후 관리
종합적인 평가를 했다면 구성원의 강점을 더 지원하고 함께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평가'가 아니라 '변화를 만드는 지원'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평가를 받고 기여가 높은 구성원에게는 더 큰 역할에 대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아쉬웠던 구성원에게는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함께 세우고 정기적인 리뷰를 통해 변화를 확인해야 합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도구나 교육 등을 지원하고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통해 성장과 성과의 경험이 조직에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도 리더의 역할입니다.
가급적 조직의 평가 기간에만 이러한 리뷰를 진행하기보다는 조금 더 자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직의 목표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음을 서로 인지하고 지속적인 변화 관리를 통해 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매번 평가를 진행할 때마다 "잘하고 있는 건지, 평소 이야기 나누었던 일관된 기준이 잘 적용된 것인지" 늘 고민합니다. 어떤 평가를 내리든 모든 구성원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도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럼에도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와 리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자신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관된 리더의 기준과 태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평가를 앞두고 계신 리더분들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계속 나아진다는 것입니다.
리더십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서 정립하는 것도 아니고요. 평가는 조직과 리더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이야기하는 성장과 변화의 기회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