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보다 중요한 '들어주기' 기술

말하기보다 중요한 '들어주기' 기술

작성자 에디

보통팀장입니다

말하기보다 중요한 '들어주기' 기술

에디
에디
@common
읽음 978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으로서 함께 일을 한다기보다는 무엇이든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의 생각과 의견을 더 많이 피력했었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조직을 돌아보니 여전히 리더와 구성원이 한 조직으로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더가 먼저 지켜야 할 경청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요.

 지금은 그때의 회고를 바탕으로 듣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더가 듣지 않는다면 1) 구성원들은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게 되고 2) 정보의 부재는 유효한 결정을 못 내리게 만들고요. 그리고 3) 조직 내 신뢰는 무너지고 4) 무엇보다 다음을 준비하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진짜 듣는다는 것, 경청이란 무엇일까

 경청이란 단지 듣고 있는 행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머릿속으로 어떻게 답변해야 하지 생각하느라 그 내용을 놓칠 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경청은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한다는 의미였습니다. 판단을 미루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내가 하고 있다고 느낄 만큼 집중하는 것, 정말 이해하기 위해서 접근하는 태도가 진정한 경청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는 내가 주의 깊게 듣고 있음을 언제 느낄 수 있을까요? 이는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시간부터 이후 그 대화를 기반으로 어떠한 행동이 이어지는가까지 종합적으로 '경청'이 성립됩니다. 경청의 성립은 내가 아닌 '상대'에게 있다는 것이죠.

 경청을 위해서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요?

1. 내 생각을 잠시 내려놓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예전에는 상대가 이야기할 때 어떤 답변을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거나 바로 답변을 하는 등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생각을 멈추고 온전히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본질적인 핵심을 파악하는 데 용이합니다.

2. 작은 호기심부터 시작하기

 상대의 이야기를 끝맺는 말로 답변하기보다는 작은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면 조금 더 본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을 가진 대화는 대화를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3. 침묵을 기다리기

 구성원이 말을 마쳤을 때 바로 대답하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보세요. 또 구성원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경청의 시도입니다. 짧은 침묵에서 구성원은 추가 생각을 말하기도 하고 리더 또한 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4. 행동으로 듣기

 커뮤니케이션의 순간 눈 맞춤과 몸을 기울이고 고개를 끄떡이면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대화가 종료된 이후에도 평소 스몰톡 등에서 대화 내용을 상기시키고 진행사항을 공유한다면 그 대화의 시간이 더 의미를 가집니다.

더 잘 듣기 위해서 필요한 질문들

 경청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시도했던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성원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질문'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단답형이나 예/아니오로 끝나는 닫힌 질문이 아닌 구성원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이끌어내는 열린 질문이 듣는 행동을 더욱 부스팅 했죠.

 동일한 질문이더라도 조금 더 내용을 붙이면 훨씬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시도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질문의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 접근의 장,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괜찮나요? → 어떤 부분이 가장 우려되나요?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 이 방식으로 진행해도 될까요? → 이 방향으로 진행하는 데 있어서 제가 놓치고 있는 점이 있을까요? 이 결정이 우리 서비스와 OOO님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구체적인 질문은 상대로 하여금 보다 생각을 정리하고 더 많은 정보를 담아서 이야기하도록 유도합니다. 단순히 동의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게 공유하도록 만들죠. 아주 간단한 방법은 답변 이후에 더 말씀해주실 내용이 있을까요? 와 같은 작은 호기심과 유도가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만으로 대화는 더욱 깊어집니다.

 모든 질문이 처음부터 유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 평소 신뢰를 쌓기 위해 행동한 모든 것들이 질문을 점차 유효하게 만들었죠. 

경청하는 리더란 성장하는 리더를 의미한다

 경청은 단지 구성원을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리더 스스로 성장에 큰 도움을 줍니다.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고민한다는 것은 어쩌면 회고와 복기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거기에 구성원의 의도와 진심을 확인함으로써 더 나은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도 하고요. 

 모든 구성원은 각기 다른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데이터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분은 UX와 카피라이팅에 강할 수 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대화에서는 이러한 강점을 깊게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바라보고 고민함으로써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죠. 

 구성원과의 대화는 저에게 부족한 것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또 겸손함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죠. 리더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고 함께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또 리더가 경청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가져가면 팀 전체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배움이었습니다. 리더 혼자만 듣는 것이 아닌 조직 전체의 변화로 더 성장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리더십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말을 잘하는 것이나 카리스마가 아니었습니다. 진심으로 경청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 리더십의 핵심은 여기에 있죠.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더 깊이 듣는 책임을 가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경청하는 태도를 쉽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작지만 의식적으로 몇 가지 실천할 수 있는 방침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꾸준히 시도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몇 가지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경청 습관 만들기

  • 말하기/듣기 비율 지키기 : 회의에서 내가 말하는 시간 30%, 팀원들 말 듣는 시간 70% 목표로 해보기 

  • 마음을 여는 질문 활용하기 :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 온전히 집중하기 : 중요한 대화 시 휴대폰은 넣어두기, 메모는 핵심 키워드만 간략히 쓰기

  • 모든 팀원의 목소리 듣기 : "OOO님의 생각은 어떠세요?"처럼 직접 의견 물어보기

  • 회의 아젠다 미리 공유하기 : 참석 전 충분한 생각할 시간 제공하기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