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무엇일까요?
작성자 파란잠수함
외국어 이야기🌐
제 이름은 무엇일까요?
개미를 먹는다 하여 '개미 핥기', 오리와 너구리를 닮았다 하여 '오리 너구리'... 특성을 가지고 이름을 지으면 어쩐지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머리 속에 각인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어떤 외계인이 지구에 처음 와서 인간을 연구하기 위해 이름을 붙여준다면, 무엇이 될까요? 저는 아마 '맨날잠만자기'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름이 붙을 것 같나요?
🎺나팔 모양이니까 나팔꽃
오늘의 주인공은 '나팔꽃'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생김새를 보노라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자연히 인정하게 되지요. 중국인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라바후아(喇叭花 : lǎ‧bahuā)'라고 부르며, '라바'(喇叭)는 나팔 + '후아(花)'는 꽃이니까요.
☀️아침에 피어서 '아침 얼굴'
생김새가 아닌 다른 요소로 이 꽃에 이름을 붙인 나라들도 있습니다. 일본어로 나팔꽃은 '아침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아사가오(朝顔)'라고 부르지요. 나팔꽃은 아침이면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꽃잎을 오므리지요. 이런 특성을 잘 담은 이름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저녁 얼굴'을 담당하는 저녁의 꽃도 있습니다. 박꽃이 그 주인공이지요. '유우가오(夕顔)'라고 발음합니다. 역시 저녁 즈음이 되어야 피어납니다. 나팔꽃과 박꽃이 일어나 보는 세계는 서로 다르겠지요.생각해보니 사람도 활동하는 시간에 따라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이라고 부르네요. 여러분은 어느쪽인가요?
✏️모닝 글로리,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나팔꽃이 아침에 피는 특성에 주목한 것은 일본 뿐만이 아닙니다. 영어에서는 'Morning Glory'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쩐지 익숙하지 않나요? 국내 문방구 회사 중에도 '모닝 글로리'가 있지요. 어릴 적 문방구에서 공책을 사면 앞면에 조그맣게 '모닝 글로리'라고 써있던 기억이 납니다. 회사의 로고도 나팔꽃 모양을 본따고 있지요.
🍽️모닝 글로리, 어디서 먹어본(?) 것 같은데?
태국 식당에 가면 뭐부터 드시나요? 저는 주로 똠양꿍이나 쌀국수를 시켜 먹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메뉴를 하나 더 추가하지요. 바로 '모닝 글로리 볶음'입니다. '공심채'라고도 하지요. 설마 나팔꽃을 볶아먹는 건가 싶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나팔꽃을 직접 볶아먹는 건 아닙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공심채는 다른 식물입니다. 다만 품종이 나팔꽃과 사촌격이기 때문에 혼동해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공심채를 아직 안 드셔보신 분들을 위해 남깁니다. 개인적인 공심채 후기는 단단하고 긴 마늘쫑 볶음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메인 메뉴 말고 반찬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시면 추천 드립니다.
💙맺음말
요새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너무 덥지도 않고, 바람도 솔솔부니 날씨야말로 최고의 복지가 아닐까 싶네요.꽃들도 한가득 피었더라고요. 민들레, 장미, 봄망초 등등... 나팔꽃이 즐비한 거리를 산책하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 자연이 주는 다채로운 색깔에 감동하는 요즈음입니다. 여러분도 5월의 파란 날씨를 마구마구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사진 출처 : 해외문화홍보원,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