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니커 여러분! 한국은행 총재가 너무도 되고 싶은 팜팜이는 한국은행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은데요. 오늘은 한국은행이 전국 각지 어디로 쪼개져 있는지부터 중국인민은행(=중국의 중앙은행)이 이번에도 LPR(🤷그게 뭐야?)을 동결했다는 소식까지 살펴보도록 해요. (※ 의외로 흐름이 자연스러움 주의)

한국은행의 조직도를 보자요~ 총재, 감사 등 뻔한(?) 부서들은 빼고 나머지를 보자면 크게 둘로 나뉘어요. 바로 🧠 본부부서와 🏗️ 지역본부죠. 본부부서는 서울에 위치해 있고 한국은행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요.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지폐를 얼마나 발행할지 등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GDP 같은 국가 통계도 작성하죠.

지역본부는 전국 곳곳에 총 16개가 있어요. 본부부서에서 만든 정책을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직접 수행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본부로 알려요. 제일 중요한 일은 화폐의 수급(=주고받는 일)이에요. 설날이나 추석처럼 사람들이 현금을 많이 찾을 때 지역본부는 금고를 열어서 시중은행에 신권을 공급하고 명절이 지나 은행에 현금이 쌓이면 이를 다시 받아주죠.

(지역본부가 함부로 돈을 풀어도 되나요? 에헤이~ 요것은 뉴스에 나오는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유동성을 늘렸다"의 돈을 푸는 것과 달라요. 원래 없던 돈을 새로 찍어내서 통화량 자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금고에 보관된 현금을 푸는 것이죵.)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면 강릉본부나 목포본부 등 일반적인 지역 분할치고는 대단히 뜬금없는(?) 곳에 본부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까 보았던 화폐의 수급 문제 때문이죠. 과거 도로 사정이 안 좋았던 시절, 더더군다나 현금 사용 비중이 무척이나 높았을 시절에 춘천에 위치한 강원본부는 태백산맥 오른쪽 지역으로 현금을 수송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영동 지방(=태백산맥 오른쪽 지역)에 아예 강릉본부를 따로 만든 것이죠. 목포 역시 광주전남본부가 있음에도 전남 서부권의 많은 섬과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목포본부를 따로 만들었어요.

(한편, 포항본부가 따로 있는 이유는 경제 규모 때문이에요.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자금 수요가 크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지역본부를 만들 필요가 있었죠.)

이 글에서 살펴볼 것은 그중에서도 본부부서에 속한 국제국이에요. 국제국이 하는 일은,,, 자세한 건 사진으로 대체할게요. 앞의 두 글자만 봅시다.

설명 안 해도 아시겠죠^~^

국제국에 속한 국외사무소는 총 5개국(미국, 독일, 일본, 영국, 중국)에 8개소가 있어요. 각 사무소에서는 중요한 것부터 귀여운(?) 것까지 다양한 보고서들이 올라오니 시간 나시면 읽어보셔용. 꽤나 재밌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이런 정보들은 그냥 외국 뉴스를 통해서 얻으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굳이 외국에 사무소까지 내지?"

그치만,,,

👁️ 미묘한 뉘앙스를 파악할 수 있어요

국외사무소의 주재원들은 🇺🇸 연준이나 🇬🇧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 등 현지 중앙은행이나 국제기구와 직접 면담을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뉴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고급 정보나 미묘한 뉘앙스를 파악하고 귀중한 보고서를 본부에 보낼 수 있겠죠? (아마 우리 같은 일반인은 못 보겠지만)

⚔️ 외화를 직접 사고팔지! (🐯 영웅호걸들의 시간이다!)

금융 시장의 최전선에 위치한 뉴욕사무소와 런던사무소에는 특별히 트레이딩 데스크가 따로 있어요. 여기서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외화를 굴리는 부서)이 직접 달러나 채권을 사고팔아요. 서울의 운용 데스크가 퇴근할 시간이면 런던사무소가 이어받고 그다음에는 뉴욕사무소가 이어받죠.

아무쪼록~ 팜팜이와 지난주 월요일(12월 22일)에 북경사무소가 업로드한 🇨🇳 인민은행(=중국의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소식을 알아봐요. 7개월 연속 동결이고, 모두가 예상한 동결이고, 특별한 내용도 따로 없기 때문에 단 1쪽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느긋하게 하나씩 다 뜯어봐도 되겠죠?

인민은행은 영어로 People's Bank of China, 줄여서 PBOC라고 불러요. 중국의 중앙은행이죠.

다른 중앙은행과의 가장 큰 차이는 (당연하겠지만)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에요. 사실 아예 없죠. 국무원(=중국 중앙정부의 최고 기구)을 구성하는 26개 부처 중 하나로서 인민은행이 존재해요.

보통의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신성하게 여겨요. (현재 미국은 아닌 것 같지만) 정부가 표를 위해 경기 부양을 강하게 압박해도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주 건강한 것이죠. 아래 그래프는 x축(중앙은행의 독립성)-y축(인플레이션)의 관계를 보여주는데요. 어때요? 중앙은행이 독립적일수록 인플레이션이 잘 잡힌다는 너무 당연한 결과죠?

또한 중국은 자본주의 사회와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환율을 시장에 완전히 맡기지 않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해요. 매일 아침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발표하면 위아래로 2% 이내로만 거래되도록 통제하죠.

중국의 중요한 금리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방금 나온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돈의 금리"와 "시중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의 금리"예요.

전자를 MLF(=Medium-term Lending Facility)라고 불러요. 한국말로 굳이(?) 풀면 중기유동성지원창구인데, 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떼오는 도매가격 정도로 보면 돼요.

후자를 LPR(=Loan Prime Rate)라고 불러요. Prime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그 프라임과 같은데요, 프라임은 최고라는 뜻이죠? 은행이 최고로 생각하는, 신용도가 아주 좋은 고객에게 적용하는 금리예요. 중앙은행에서 도매로 떼온 돈을 소매로 고객에게 넘기는 것이죠. 물론 MLF 금리에 은행이 먹고살 수 있을 만한 적당한 금리를 추가해(=가산금리) LPR를 계산하죠.

그런데 잠깐만요. 보고서에는 분명 "인민은행은 2025.12.22.(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이라고 나와있는데 좀 말이 안 맞지 않나요? LPR은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건데 이걸 왜 인민은행이 동결하는 건가요?

LPR(=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주는 금리)을 정하는 과정을 다시 살펴봐요. 사실 제가 아까 설명 안 한 부분이 있거든요 ㅋ 왜냐믄 너무 희한해서 일부러 이따 설명하려고 빼뒀슴당

오호,, 그래서 상업은행들이 "자유롭게" 정한 금리를 인민은행이 동결 결정을 할 수 있군요. 이제 다음 줄로 넘어가 볼까요? (놀랍게도 한 줄 설명하는 데 이리 길었음,,)

LPR은 1년과 5년으로 나뉘는데 보고서에 잘 나와있듯이 1년 만기 LPR은 기업의 운전자금(=기업을 일상적으로 굴리기 위해 필요한 현금)이나 가계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일반 대출에 적용돼요. 가장 기본이 되는 금리라서 경기가 좋지 않거나, 소비와 투자를 살리고 싶을 때 움직여요.

반면 5년은 만기가 길죠? 그래서 주담대나 SOC(=사회간접자본) 등 장기 프로젝트 자금에 활용돼요. 사실상 부동산 전용 금리죠. 중국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뉴스는 많이 보셨죠? 지난 4년 동안 1년물 금리는 70bp 내린 반면, 5년물 금리는 110bp를 내린 걸 보고 중국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 싶어 하는 정부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참고로 MLF(=은행이 중앙은행에게 돈을 빌리는 금리)는 3개월, 6개월, 1년이 있는데 1년이 제일 중요해요. 그냥 MLF 금리라고 말하면 1년물을 뜻한다고 보면 돼요.)

계속 볼게요.

이 대목에서 7개월 연속 동결보다 이전에 0.1%p를 인하했다는 사실이 더 신기할 거예요. 한국이랑 미국의 금리에 워낙 익숙해서 0.25%p 단위가 더 눈에 익지 않나요?

0.25%p가 기본 단위가 아닌 나라 중 대표적으로 일본이 있어요. 일본은 -0.1%로 단기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다가 2024년 3월에 0~0.1%로 20bp 인상했고, 이후 2024년 7월에는 0.25%로 15bp 인상했어요.

그 이유는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25bp라는 폭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더 낮은 단위로 잘근잘근 올려야 충격이 덜하겠죠? (일본은 워낙 저성장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겠구요.) (그 이후로는 25bp씩 올리고 있어요. 제로 금리에서 이미 벗어났기 때문에 이전보다 금리 상승폭에 대한 민감도가 덜하고 이제는 성장에 대한 눈치보다는 물가에 대한 눈치가 더 세기 때문에 그렇게 훅훅 스텝을 밟는 게 아닐까 싶네요.)

참고로 대만은 중앙은행이 상당히 보수적이라서 0.125%p 단위로 움직이는 기괴한(?) 모습을 보이구요,

반면, 브라질 같은 신흥국은 금리 움직임의 보폭이 훨씬 넓고 (50bp씩 움직이는 게 흔하고 75bp, 때로는 100bp가 넘을 때도 있어요.) 방향도 왔다리갔다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선진국의 금융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거의 다 끝났습니다! 다음 줄을 보자면,

양회 아시죠?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예요. 중국에서 결정되는 굵직굵직한 정책들은 대부분 양회에서 발표돼요. 여기에서 경제 성장률 목표치나 재정 적자 목표치 등을 확정할 텐데, 이에 따라 경기를 부양할지, 물가를 잡을지, 부동산 시장을 누그러뜨릴지 등을 결정하죠. 아마 높은 확률로 경기 부양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중요한 금리로 정책금리와 함께 지급준비율이 있죠. 지급준비율은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겨야 하는 돈의 비중을 뜻해요. 돈을 맡겨야 한다구요? 네! 은행은 고객들의 돈을 모아 다른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는데 받은 돈을 전부 대출로 썼다가는 나중에 곤란해지겠죠? (뱅크런 발생 삐용삐용🚨) 이에 따라 일정량의 돈을 비축해 두어야 하는데 이를 중앙은행이 강제해서 "우리 금고에 넣어둬라!"라고 하기도 해요. 이 비율이 바로 지급준비율인데 이를 인하하면 어떻게 될까요? 돈을 중앙은행에 꿍쳐두는 게 아니라 대출이든 뭐든 돈을 밖으로 풀 테고, 경기도 살아나지 않을까요? 그래서 금리든 지급준비율이든 낮추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생겨요.

💸 환율 지켜!

경기를 살리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무작정 금리를 낮추면 안 돼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더더욱 잘 알겠지만 그랬다가는 환율이 별나라 달나라 가겠죠?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상황이 낫긴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도 없어요.

환율 생각을 해서 적당히 금리를 낮춰야죠.

🇺🇸 과연 이 나라의 금리는 내려갈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의 금리도 봐야 할 거예요.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 미국 금리의 향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웹사이트로 FedWatch Tool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금리는 앞으로 2년 동안 기껏해야 50bp 정도만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보다 많이 내릴 가능성보다 적게 내릴 가능성이 더 큰 건 덤이구용 😢) 미국의 금리가 단단히 버티고 있는데 자기네 나라만 멋대로 금리를 내렸다? 이거이거 환율이 힘들어지겠군요.

🏦 은행 수익성은요,,,?

아까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도매로 떼오는 금리를 MLF라고 부른다고 했죠? 그런데 LPR이 낮아진 것에 비해 MLF의 하락폭이 충분하지 않으면 은행의 예대마진은 상당히 상처를 받을 거예요. 지난 4년 동안 LPR 1년물 금리는 70bp, 5년물 금리는 110bp 내렸다고 했는데 MLF 금리는 얼마나 내렸나 봅시다.

95bp가 내렸네요! 아직까지는 큰 부담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앞으로 경기를 살리기 위해 LPR이 쭉쭉 떨어졌을 때 MLF도 여기에 연동되지 않는다면 은행들은 비명을 지르겠군요.

팜팜이가 큐레이션 해주는 경제 여행 어땠나요? 팜팜이는 앞으로도 매일 (죽을 때까지!) 경제를 공부할 거예요. 그중에서 뉴니커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콕콕 찝어서 재미있고, 충분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풀어낼게요. 그 안에 숨겨진 뜻과 배경지식은 물론이구요!

여러분의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