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은

어떤 이름은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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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특별한 이름이 가지고 싶었어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에 만족을 하고 계신가요? 나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 '이름'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이름은 스스로 정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특성이 있지요! 어릴 때부터 돋보이고 싶은 관종끼가 있었던 저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형제자매끼리 이름을 연결하면 하나의 의미 있는 구가 되거나, 성까지 포함해 4자 이상인 이름들이 특히 부러웠죠. 지금도 그런 친구들은 오랜 시간 교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이름이 기억납니다. 저는 비교적 평범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편인데요. 주위에서 저랑 동일하거나 비슷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을 꽤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을 바꿀만한 어떤 명분(?)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지금의 제 이름에 갖은 새로운 의미와 특별함을 부여하려고 노력을 하곤 했죠.

오늘 소개해드릴 이 영화에도 특별한 이름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지명'과 동일한 이름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경주기행>으로, 개봉한지 오래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작품인데요. 계속해서 거대한 해외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한 요즘, 국내 영화의 꽤 좋은 성적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영화 제목에도 등장하는 경주, 제가 어릴 때 수학여행으로도 가던 도시인 동시에 극중인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경주'는 이 집의 막내(넷째)딸로 굉장히 사랑을 받고 자란 인물인데요.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영화에서 굉장히 자주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모습이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제목은 굉장히 중의적입니다. 실제로 '경주라는 도시의 기행'으로도 읽힐 수 있지만, '경주라는 딸/동생을 되찾기 위한 기행(기이한 행동)'으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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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해소되지 않는 분노

이 영화의 장르는 따지자면 복수극 스릴러인데요. 흘러가는 분위기는 굉장히 우당탕탕(?)입니다. 감독은 한 관련행사에서 "날벌레도 못 잡는,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비효율적인 복수"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왜냐하면 이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경주의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경주'는 사실 'A' / 혹은 'OO사건 여고생'으로 더 자주 불리던 사람입니다.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괴한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자이기 때문이죠. 범인은 잡혔습니다만 형량은 분노를 자아낼 정도로 낮을 뿐입니다. 너무 차분하고 정적이라 마치 감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판결문을 읽는 목소리는 '다만'이라는 말로 피의자를 이해하고 형량의 무게를 덜어줍니다. 그리고 그건 경주의 가족, 즉 피해자의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죠. 결국 자신의 가슴 속에 있는 '불덩어리'를 해소하기 위해 경주의 가족은 이 살인범에게 진정한 복수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주가 죽지 않았다면 이런 복수를 행할 일도 없을 뿐더러, 누군가를 죽이는 일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평범한 사람들인 이 가족의 복수는 곳곳에 실패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특히 경주의 엄마인 '옥실'에게는 '다만'으로는 절대 꺼지지 않는 불덩어리가 있습니다. 지난 몇 년의 시간 동안 그 불꽃은 커지면 커졌지 절대 작아지지도 않고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죠. 그렇기에 그 불꽃은 이 평범했던 복수를 '비범한 복수극'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현실에서는 차마 해답이라고 말하기 힘든 사적 제재라는 장치가 영화 속 세상에서 경주를 향한 여정이 굴러가게끔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통쾌하고 시원한 복수극을 생각하고 보시기에는 이 영화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 특별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하는 그 여정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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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초록섬 - 무해하게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의 인물들이 가장 바라는 상태를 말하는 것 같은 노래입니다. '무해하다'는 상태가 과연 실현 가능한 상태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소망할 수 있겠지요!🌿




🤚 나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 주는 징징과 오랜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여러 주제 선정을 하다가 이번 호를 골랐는데요. 이름 하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저는 본명이 흔치 않은 편이라 학창시절부터 학교에서 나쁜 짓을 하면 눈에 잘 띄는 편이었는데요. 아직도 기억나는 건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에 이름을 검색했을 때입니다. 그땐 체감상 1030젊은이들은 모두 도토리를 줍던 시대였는데도, 제 이름으로 된 미니홈피는 전국에 8개 뿐이더라고요. 그 사람들의 미니홈피를 클릭해보며 다른 세계의 저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에게 붙은 고유명사다 보니, 희소성 있는 제 이름이 꽤 자부심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명리학적으론 이름에 쓰면 안 되는 한자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30년 가량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있으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소개할 때 쓰는 이름 혹은 별명이 있으신가요? 이번 호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 작품을 소개해볼까 해요. 예를 들면 제목이 지명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의 이름이었다거나, 혹은 애초부터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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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주제를 떠올리고 나니 오래된 작품이 생각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전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고도(해발 고도 할 때 그 고도)를 기다린다는 의미인 줄 알았는데요. 읽어보니 그게 아니라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린다는 의미더라고요.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서, 둘은 지루해하면서 계속 기다립니다. 포조와 럭키라는 인물도 만나면서요. 어느 날은 둘에게 다가온 소년이 "고도 씨가 오늘은 (오늘 밤은) 못 오지만 내일은 꼭 오겠다고 전하랬어요." 라는 전언을 남깁니다. 둘은 르 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다음 날도 고도는 오지 않습니다. 결국 막이 내릴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죠. 많은 해석에서 고도는 '희망' 으로 읽히곤 하는데요. 희망을 기다리며, 라고 책 제목을 바꿔 읽어보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좀 다르게 와닿습니다.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거든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합니다. 정말로, '고도'가 와줄 때까지. 

각자에게 고도가 누군지, 또 무엇인지는 다르겠지만요. 행동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는 지점에선 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얼마 남지 않은 26년의 4분기동안 꼭 해야 하는 것들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9월부터 12월까지 실행하는 게 목푠데 꼭 해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남은 질문이 있는데요. 

여러분들께도 '고도'와 같은 존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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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Steve Lacy- doom

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ost  <Oh yeah?>를 부른 Steve Lacy 의 곡이에요. 같은 앨범에 실린 <doom> 의 멜로디가 제 취향이라 추천드립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