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방구석 어워즈

📜방구석 시상식 시상소감 - 심사위원 징징
안녕하세요, 제5회 방구석 시상식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반 년에 한번씩 진행되는 이 시상식이 벌써 5회를 맞이했다니, 새삼 이 편지를 꽤 오래 써오고 있었구나 다시 깨닫는 순간입니다. 5회나 되었으니, 이 시상식의 규칙을 또 말씀 드릴 필요는 없겠지요! 항상 그랬듯이 올해 본 영화 중 아직 언급하지 못한 세 작품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만, 이번에는 '골든 체리'상*은 따로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제 3개의 작품을 만나보시죠!
* 골든 라즈베리 어워즈: Razzies라고도 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이를 변형한 '골든 체리' 상을 만들어 특이했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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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까지 오늘부터 정권찌르기 시작합니다' 부문 - <호동서>
개봉 미정. 러닝타임 123분. 소예휘(샤오이휘) 감독.
저는 따끈따끈하게 이번 주에 영화제에 다녀왔는데요. 바로 최근 굉장한 화제가 되고 있는 '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입니다. 사실 30회가 되도록 부천영화제를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생각보다 가깝기도 하고, 또 특이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어서 앞으로는 자주 참여할 것 같습니다! 이번 30회에서는 하루 동안 3편의 영화를 봤는데요! 제가 본 🎬리스트는 <쉿!>, <춤춰라 야쿠자>, <호동서>입니다. 그 중 제가 제일 감동을 받은 영화, <호동서>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2025년 제38회 금계장에서 상을 여럿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의 중국어 제목인 '好東西'는 '좋은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영제는 'Her Story'입니다. 이혼 후 어린 딸과 함께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된 왕톄메이, 그리고 그 옆집에 사는 밴드 보컬 샤오예, 그리고 왕톄메이의 딸 모리가 이 영화의 주연 3인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명 모두 여성이기에 Her Story에서 'Her'에 누구를 대입해도 모두 성립하는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한 명의 여성으로서, 대부분의 여성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겪는 상황, 감정 등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하는데요. 제가 생각한 것들이 영화로 구현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연기, 스토리, 심지어 삽입된 배경음악까지 모든 게 굉장히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처럼 여성이 서로를 위하고 품어주는 서사의 영화는 최근 꽤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그들이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존재이면서도 가끔은 서로에게 생각지 못한 상처를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세세하게 우리에게 호소합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굉장한 호평을 받기도 했고,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이 된 것처럼 보여서 개봉이 정말 기대됩니다. 주변 친구들과 다 함께 영화관에 보러간 뒤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함께 이에 대해 얘기하고픈 이 영화, 개봉할 때까지 방구석에서 한 번 정권찌르기를 해보겠습니다. 모두 함께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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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워도 계속해서 꺼내들어야만 하는' 부문 - <힌드의 목소리>
2026년 4월 개봉. 러닝타임 89분.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
저는 원래도 다소 예민하다(...)는 평가를 받긴 합니다만, 특히 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있다면 '고통'입니다. 누군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뭔가 실제로 함께 공유하는것처럼 기묘하게 고통을 체감하고는 하는데요. 그렇기에 특히 전쟁 영화를 보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지금 소개해드릴 <힌드의 목소리>처럼 의무감으로 보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이기도 한 이 작품은 러닝타임이 89분밖에 되지 않지만, 중간에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저번에 소개 드린 적 있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처럼, 이 영화 또한 직접적인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전화기 너머로 전달되는 소리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음성과 섞여있다는 것을 영화는 직접적으로 명시함으로써 더더욱 이 영화가 위치하고 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힌드의 목소리>는 2024년 가자지구에 살던 '힌드 라잡'이라는 아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5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 5분의 시간을 벌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수십 배에 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속 카메라가 비추는 공간은, 아이와 전화통화를 하는 적십자 사무실이었는데요. 직접적인 가해자도, 직접적인 피해자도 아닌, 따지자면 조력자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괴로움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그 경계를 더 뚜렷하게 가시화합니다. 잔인한 시각적 요소가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굉장히 괴롭게 다가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소위 '불행 포르노'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불행 그 자체가 아니며, 심지어 영화는 그 불행을 극단적으로 극대화시키지 않습니다. 가자지구 전쟁이 이제 1,000일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내내 지옥 같았을 이 기나긴 시간 동안 가자지구 밖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이 이슈에 무뎌지게 됩니다. <힌드의 목소리>는 소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뜨기를 바라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 후 주변 친구들에게 꼭 봤으면 좋겠다고 말을 전하곤 했는데요. 그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조금 망설였지만, 이제서라도 이 영화를 전해드리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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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제목이 안 외워져' 부문 - <너바나 더 밴드 : (후략)>
2026년 5월 개봉. 러닝타임 100분. 매트 존슨 감독.
가끔 쓸데없는 일에 완전히 몰입해서 노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은 어릴 때 원주율을 외우는 것이었는데요. 치열하게 달달 외우고는 누가 가장 길게 외웠는지 몇 명이서 내기를 하고는 했습니다. 지금은 3.141592 그 이상으로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낄낄거리면서 하나의 추억을 또 쌓았다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쓸모있는 일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저의 이 승부욕을 자극하는 영화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지금 소개해드릴 이 영화인데요. 원제는 <Nirvanna the Band the Show the Movie>이지만, 한국에 도착하면서 가장 긴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려 77자로, 문장이 끝마쳐지지도 않는데요. 풀네임은 이렇습니다. <너바나 더 밴드 :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제목만으로도 쉽게 유추가 가능하듯이 이 영화, 코미디입니다. 저는 코미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요, 심지어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빠더너스에서 수입한 영화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이름 또한 한번 달달 외워보고 싶었는데요. 원주율을 외우던 때보다 좀 노화가 진행되어서 그런지 잘 외워지지 않더라고요. 여러분은 이 영화의 제목을 완벽히 외우실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앞에서 쓸데없는 일에 대해 긴 부분을 할애한 이유는 이 제목을 얘기하기 위함도 있지만, 사실 영화의 내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밴드가 되고 싶은 덤앤더머 듀오가 영화 내내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하기 때문이죠! 거의 망상처럼 여겨지는 여러 계획들을 아주 오래 전부터 쌓아온 이 둘은 한 음료수에 의해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들의 여정이 저처럼 낭만에 죽고 못 사는 사람에게는 가장 빛나는 모험이기도 합니다. 잠시 지친 현실에서 벗어나 놀라운 시간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번쩍번쩍 빛나는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이 방구석 시상식 이후 저희 두 DJ는 잠시 후련한 마음으로 여름방학을 보낼 예정인데요! (8월 24일 다시 돌아옵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저희 레터메일 최하단에 있는 구글폼 링크로 많은 사연 및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개학 후 오랜만에 구독자 여러분의 피드백들을 모아모아 소개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모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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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V8 - Singasong
제가 또 최근에 콘서트를 다녀왔는데요,,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 김에 전자음악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방구석 시상식 시상소감 - 심사위원 초마
안녕하세요. 제 5회 방구석 콘텐츠 시상식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벌써 다섯 번째 시상을 하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외로운 시상식이 되지 않도록 언제나처럼 지켜봐주시는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남은 2026년도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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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 '어떤 작가는 장르가 된다' <너에게 묻는다>
소설 부문은.정용준 작가의 <너에게 묻는다>입니다. 주관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 아닌가요? 라는 의혹이 쏟아질 수도 있겠군요. 제 노파심이라면 다행입니다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호에서 <겨울통>을 소개했었는데요. 겨울통도 싫지 않았지만, 이 글을 읽으니 역시 달콤하기만 한 로맨스 말고, 역시 범죄와 사회악과 정의와 복수가 그가 가장 잘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모든 것들의 총합이 독자에게 남기는 찝찝함마저도요. 초기작인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라든가 <유령> 보다 날것의 느낌은 조금 무뎌졌다, 는 평을 하는 이들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역시 '그래서 악인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누가 그들을 심판할 권리를 지니는가' 를 끊임없이 묻는 이야기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그 날카로운 화살이 '아동 대상 학대 범죄' 를 저격하거든요. 아무리 악독한 범죄라도, 그를 법의 테두리 밖에서 심판할 권리가 과연 타인에게 있을까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하군요.
“사건이 끝나도 인물의 삶은 이어진다. 나쁜 사람은 갑자기 착해지지 않고 슬픈 마음은 이유 없이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것은 나빠지고 나쁜 것은 더 나빠진다. 덮어버린 책 속에, 책꽂이에 비석처럼 나란히 선 각각의 이야기 속에, 우는 아이가 있다. 슬픈 아이가 있다. 자기 자신을 미워하다가 마침내 스스로를 부정하는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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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 '일상의 통각' <극에 달하다>
올해는 오래된 시집을 많이 읽었습니다. 읽을 땐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그랬더라고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름의 따끈함을 지닌 작품이 있었으니! 김소연 시인의 <극에 달하다>입니다. 읽고 나서 좋았던 건 시인의 눈으로 포착해낸 일상 속의 감각들이었어요. 밝고 활기찬 느낌 보다는, 내면의 통증을 건드리는 깊이 있는 묘사들이 기억에 남는 시들이 많더라고요.
이를테면 <학살의 일부> 에서 발췌한 아래의 구절들처럼요.
"세상은 힐난받을 가치도 없고 멱살 잡고 싸움 걸 적당한 상대도 아닌 듯하다"
"인간이 죽음의 문턱에서 경건해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어렵던 사람들이
살 만하여 질 때는 죽을 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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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부문 - '쓰는 이들의 삶' <백지 앞에서>
원래는 헤세의 글을 이 자리에 올릴까했는데요. 도서전 특집에서 여러분께 소개한 이력이 있기에 방향을 틀어봅니다. <쇼코의 미소> , <내게 무해한 사람> 등을 쓴 최은영 작가의 에세이가 나왔습니다. <백지 앞에서> 라는 제목이고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쓰는 행위'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있습니다. 저는 삶의 특정 시점마다 꼭 오래 숨겨왔던 글을 어딘가에 버리듯 내놓는 사람이라 많이 공감하며 읽었는데요. 꼭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생각해볼 지점이 많은 에세이더라고요.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라거나.
무엇보다도 인생을 살다보면, 어느 시점엔 꼭 깨닫게 되는 '통제 불가능성' 에 대해 서술한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가져와봤습니다. 저도 이 불확실성을 탈피하려고 늘 허우적대는 과정인 듯 싶어요. 그가 써왔던 소설, 최은영의 문장을 애정했던 분들이라면 이 에세이도 즐겁게 읽으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언제쯤 삶은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삶의 사건들은 인과관 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제쯤 모든 규칙을 깨고 펼쳐지는 삶의 불규칙성을 쉽게 예 측할 수 없는 삶의 연약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 올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 방구석 시상식 이후 저희 두 DJ는 잠시 후련한 마음으로 여름방학을 보낼 예정인데요! (8월 24일 다시 돌아옵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저희 레터메일 최하단에 있는 구글폼 링크로 많은 사연 및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개학 후 오랜만에 구독자 여러분의 피드백들을 모아모아 소개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모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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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전영호 - Butterfly
유치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들을 때마다 절 울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최근에 이 곡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했는데 정말 좋았다는 후일담을 전해드리며 ..
무슨 일이 있었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