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의

행복의 정의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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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

지난 주 징징의 편지 잘 받으셨나요? 5월은 연휴가 많아 시간이 유독 빨리 가는 기분인데요. 한 주도 잘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에 독일도 공휴일이 끼어 있어서 (5월 14일) 저는 덴마크로 잠깐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1-2권정도 이북에 담아 갔는데요. 그 중 오랜 시간 완독하고 싶었던 책을 다 읽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이라는 책입니다. 여러분이 정의하시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어릴 때의 저는 큰 성공을 거두고, 누구나 이름을 아는 그러니까 '명예'를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존경받고 칭송받는 인물이 되는 것. 이렇게 적고 보니 아직도 그런 욕망은 제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만 요즘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소소하게 일상 속에서 자주자주 행복한 순간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러려면 내가 언제 행복한가? 나의 취향은 어떤가? 이런 질문에 잘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고요. 사소한 부분이지만 좋아하는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거나,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거나 하는 등의 행위가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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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주의 !! 아래로는 책의 본격적인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르시시트의 행복 이론 

제가 위에서 정의한 행복이 이상적이고, 밝은 느낌의 행복이라고 한다면 이제부턴 분위기를 전환해보겠습니다. 피비린내(?)나고 욕망이 들끓는, 아주 솔직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완전한 행복>의 주인공인 유나가 정의하는 행복이 뭔지부터 들어보실까요? 유나는 '불행할 수 있는 요소들을, 그러니까 불행의 씨앗을 모조리 제거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정의대로 제 삶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을 모두 죽여버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완전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요. 

소설은 유나의 딸인 '지유'의 시선으로 시작합니다. 이혼한 친아빠 '준영'이 집에 다녀간 날, 지유는 아주 이상한 악몽을 꾸는데요. 엄마의 말에 절대복종하도록 길들여진 탓에 지유는 그날 본 모든 것이 꿈이려니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상한 일은 반복됩니다. 금방 오겠다던 아빠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심지어 옷과 휴대폰도 두고 사라졌고요. 엄마는 아빠의 소지품을 태우곤 '새아빠가 아빠가 이곳에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덮어버립니다. 지유는 아빠의 흔적을 찾아 다니다 다락방에서 '아빠'라는 명찰을 단 인형을 훔쳐 준영의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느끼려 합니다. 

다음으론 유나의 현남편인 '은호'의 시점으로 넘어가는데요. 은호는 대학 친구인 진우를 통해 유나와 가까워졌고, 전처 '윤희'와의 사이에서 낳은 '노아'라는 아들이 있습니다. 노아는 천식을 앓고 있어 또래 아이들 보다 몸이 약하고요. 그런데 지유가 집에 와서 노아와 약간의 갈등이 있던 날, 은호가 노아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훈육을 하다 노아의 숨이 넘어갈 뻔한 그 밤에. 노아는 은호와 자다가 영영 눈을 뜨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맙니다. 그리고 유나와 얽혀있던 대학 시절의 전 애인, 유학 시절의 전 애인, 유나를 회사에서 해고한 아버지 마저 졸음 운전으로 죽었다는 사실이 차례로 밝혀지며 그녀의 화려한 행적이 주변인에게 서서히 드러납니다. 더불어 행방불명된 '준영'이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자 경찰도 유나를 의심하기 시작하죠.

특히 친언니인 '재인'을 자신의 삶을 빼앗아간 '도둑년'이라고 부르는 유나의 모습에서 우리는 나르시시트의 본성을 목격할 수 있는데요. 재인 대신 자기가 할머니집에 보내졌고, 홀로 외로워해야 했단 사실에 취해 있습니다. (재인도 그 시간 동안 다른 이유 때문에 괴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타인에게 공감 하려하지 않죠) 사이코패스가 자기 중심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지만, 유나는 유독 자신의 삶이 가장 중요하고 나 외에 다른 인물은 모두 가차없이 이용해버리는 면모가 강한 인물입니다. 작가는 자신도 이런 사람에게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서서히 길을 들이고, 벗어나려고 할 때쯤엔 이미 그럴 수조차 없이 사람을 멋대로 쥐고 휘두릅니다. 

예상대로 유나는, 전남편인 '준영'마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정상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요. 그마저도 잘 되지 않자 현남편인 은호를 살해하고 재인마저 죽이려 하는데, 지유가 기지를 발휘해 재인과 힘을 합쳐 그들을 구해냅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서 '지유'의 성숙함과 똑똑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아마 소설이라 가능한 어린아이의 기지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500쪽이 넘어가는 분량의 소설이지만, 작두를 탔다 싶을 만큼 잘 쓰인 소설이기에 전혀! 지루함 없이 술술 빠져드실 수 있답니다. 곧 여름이니 서늘한 스릴러 한 편 그리우셨다면 읽어보셔도 좋을 거예요.

+ 작가가 의도적으로 주인공에게는 입마개를 채워놓았다고 밝힌 것처럼, 소설 속에 유나의 내면은 서술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주변 인들의 묘사와 체험으로 우리는 악인을 마주하게 되지요. 그래서 더욱 긴장감 넘치고 짜릿하게 읽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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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너도나도너드 - 일상으로의 초대 

원래 고 신해철 가수의 노래였고, 저는 음악대장 하현우씨의 커버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이분들이 부른 버전도 좋아서 추천드립니다. 옛날 노래지만 요즘 또 빠져서 듣고 있어요!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