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강렬함

<주토피아>를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제가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주 여유롭게 뒹굴거리며 영화관을 자주 놀러가던 때였는데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들은 항상 있어 왔기에 별 다른 생각 없이 보러 갔습니다만,, 울먹거리며 감동을 받고 돌아왔었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관계를 비유할 때 곧잘 사용되기도 하는 '닉과 주디'가 거의 10년이 흘러 다시 찾아왔습니다!

한 편의 작품이 주는 강렬한 느낌도 있지만, 차곡차곡 모여 깊고 풍성한 여운을 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바로 시리즈물인데요. 저 또한 코미디 드라마를 많이 보는 사람으로서, 에피소드가 하나씩 쌓여갈수록 더욱 인물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는 언제나 뒤로 갈수록 조금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처음 만들었던 제작진이나 배우진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 약간의 간극으로 인해 그 시간 동안 쌓였던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고, 혹은 시리즈로 나올 만한 에피소드가 아님에도 길게 늘리고자 하는 욕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뚫고 '윗물'을 능가할 '아랫물'이 나올 때면 사람들은 더 열광하게 되겠죠! 이번 <주토피아 2>가 저에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주말 조조 영화로 감상했는데요, 아침 9시에도 불구하고 극장에는 꽤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왔는데, 유쾌한 장면마다 함께 웃는 그런 순간들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꼭 극장에서 감상하시기를!

+) 1편과 2편 사이에는 꽤나 긴 시간이 있었지만, 3편은 곧 나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조금의 스포를 하자면, 영화에서 한 보안 컴퓨터의 비밀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이 나오는데요, 그 포스트잇에 적힌 비밀번호에는 조그맣게 "Part3 is for real & Birds are too"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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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mission to Hug (스포주의!)

하지만 이번 속편이 나오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세계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있지 않습니다. 1편에서의 사건을 해결 후 닉은 경찰학교에 입사해 정식 경찰이 되었고, 닉과 주디는 서로의 파트너가 된 지 겨우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럼으로 영화 속 세계는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셈이죠. 그렇기에 닉과 주디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여전히 갖고 있으면서도 견고한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토피아'라는 세계 또한 마찬가지였죠.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상적'이게 표현되는 이 세계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이면에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주토피아는 말하자면 '다종국가', 즉 다양한 동물 종들이 모여 만들게 된 나라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사실 포유류만이 등장합니다. 1편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이 기이함을 2편은 세세하게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주토피아가 건설되었던 아주 오래 전까지 거슬러 갑니다. 모든 동물들이 각자에게 맞는 기후에서 살 수 있도록, '기후장벽'이라는 것이 발명되는데요. 이 기후장벽의 건설 뒤에 숨겨져 있던 뒷 이야기를 파헤치며 영화는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파헤치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요. 역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파충류', 그 중에서도 뱀인 '게리 (드 스네이크)'일 것입니다. 포유류가 지배한 세계에서 본인의 집을 되찾기 위해 게리는 노력하는데요. 소위 우리의 세상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는 뱀을 향한 부정적인 이미지(아마 성경에서 비롯되었을)를 전복시키면서 영화는 다양한 고정관념과 터부들을 깨뜨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제가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살모사 종류인 게리는 자신의 독이 혹여 다른 동물들을 해칠까봐 해독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가진 유해함을 무해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그 다정함! 항상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세상에서 이런 다정함은 보잘 것 없는 것으로 그려지곤 하지만 게리의 다정함은 영화 속 세상에서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게리의 성격을 알려주는 또 다른 대사도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안아봐도 될까요? Permission to hug?'입니다. 다른 이의 따뜻함 또한 본인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이 귀엽고도 푸른 냉혈동물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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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지는 않더라도

제가 생각했을 때, <주토피아 2>는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평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할 지점들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그 과정에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지 않겠다는 그 다정함이 잘 드러나 있어서 더욱 와닿는 느낌입니다.

1편에서 우리의 여우 '닉'은 굉장히 시니컬하고,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크게 바뀐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언제나 세상을 옳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주디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면서, 닉 또한 조금씩 자신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들이 모이면 결국 진정한 주토피아가 될 수 있겠다는 바람, 이것은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와 저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계속 간직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아직은 이렇게 세상을 보고 싶은 저, 그리고 여러분에게 이 영화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물론 스토리를 떠나 캐릭터 디자인이나 음악과 같은 요소들 또한 주토피아를 얘기하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죠! 쫓겨난 파충류들이 형성한 또 다른 세계, '마쉬마켓'이 저는 아주 재밌었는데요. 바다사자, 돌고래, 도마뱀 등 아주 흥미롭고도 귀여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저는 특히 비버 니블스를 아주 애정하게 되었습니다😎

+++) 또 각자 가장 크게 웃은 장면을 얘기해 볼까요? 저는 '라따뚜이' 오마주 장면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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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Shakira - Zoo

아무래도 <주토피아2>를 소개하면서 이 노래를 빠뜨릴 순 없겠죠..

저는 이번 주 출근길은 이 노래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긴 휴가를 앞두고 있는 초마 인사드립니다. 신나있는 게 텍스트에서도 느껴지시나요? 저는 곧 2주간의 휴가를 떠날 예정인데요. 오랜만에 혼자 여행하는 일정도 껴있어서 굉장히 설레는 마음입니다. 무사히 다녀와서 어떤 것을 보고, 또 느꼈는지 여러분들께도 공유해드릴게요.

징징이 <주토피아2>를 본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여기서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갔습니다.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덕분에 용기를 얻어(?) 영화를 잘 보고 왔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추진력을 선사해준 징징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자막이 없는 영어버전(original)을 보거나 독일어 더빙을 봐야 했기 때문에 영어 버전이 있는 시간대를 예약해서 보고 왔는데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은 물론이고 제 또래의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주토피아 1>이 영화로 나온 지가 거의 10년 전이라니!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첫 만남이 너무 어렵다고 적었지만, 사실 이 말은 너무 좋아서 어렵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인사이드 아웃>을 비롯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물을 볼 때 첫 편이 좋으면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부터 들거든요. 2편이 나온다고 해도 지금처럼 길게는 약 10년을 기다려야 하니,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전부터 N회차 복습 다음엔 무얼 해야 하나 고민을 시작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첫만남은 너무 (좋은데) 어려운 저 비정상일까요? 

+ 제가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은 징징과 똑같이 <라따뚜이>를 오마주한 장면이었어요. 또 개인적으로 1편의 '플래시'캐릭터를 좋아했는데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 쪽지에 대놓고 스포일러가 적혀 있었군요! 전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깃털 떨어지는 걸 보고 소심한 추측을 해보았는데, 마음 놓고 시즌 3을 기다리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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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신이 당신의 편이기를

혹시 이 명대사를 아시나요? 바로 <헝거게임>시리즈에 나오는 명대사인데요. 줄거리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배경이 되는 판엠이라는 국가의 수도, 캐피톨에서는 매년 12개의 구역 별로 남녀 각 1명씩을 선발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헝거 게임'을 개최합니다. 출전자를 선발하는 방식은 '추첨식'을 통해서 이뤄지는데요. 이름이 호명된 사람이 게임의 참가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주인공인 캣니스는 동생이 이 헝거게임의 출전자로 호명되자, 대신 참가 신청을 하면서 게임에 출전하게 됩니다. 같은 구역의 피타와 함께 말이죠. 제가 소제목에 적은 대사는 이 추첨식을 할 때 사회자가 하는 말인데요. '확률의 신이 당신의 편이기를' 이라는 대사가 굉장히 잔인하게 들려서 인상깊은 장면입니다.

이번 호에서 시리즈물 중에 2가 1의 좋은 점을 계승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는데요. 헝거게임 시리즈의 2편인 <캣칭파이어> 또한 시리즈물은 전통적으로 1이 가장 재밌고 후속작들은 재미가 반감된다는 편견을 깨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75회 기념 대회인 쿼터 퀠에서 기존 우승자들이 다시 참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2편은, 스토리라인이나 갈등관계에서도 더욱 심도 있는 전개를 보여주거든요. 또 캐릭터의 매력이 배가 되는 지점도 있으니, 영화로만 접하셨던 분들이라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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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The score - Born for this

예전에 한번은 이 곡을 소개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요즘 또 무한 반복재생의 늪에 빠진 곡이라 추천드립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하기엔 과하게 힘찬 것 같기도 하지만...! 힘이 빠질 때쯤 들어주면 파워업할 수 있는 곡이라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