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추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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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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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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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첫 편지

안녕하세요. 이번주는 DJ징징이 바쁜 시기이기에 저 혼자 인사드립니다. 넓은 지면을 홀로 채워가려니 좀 막막하군요. 여러분이 이 편지를 받는 날짜가 12월 1일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벌써 한 해의 마지막이라니요! 저는 올해 정했던 목표의 절반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랬는데 시간이 저만치 앞서 가는 것을 보면서 어쩔 수 없는 허망함을 느끼고 있어요. 사는 곳이 변했고 직장을 옮겼지만 여전히 운전엔 서툴고 기타를 잘 치진 못합니다.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하고 올해도 두 개의 습작 소설과 몇 편의 시를 썼습니다. 여러분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연말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 어쩐지 센치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작년 이맘때 저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며칠 전에 1주기가 되어서 그 사람의 유튜브 채널을 들어갔는데요. 채널을 관리해주는 지인이 커뮤니티에 글을 썼더라고요. 멀리서 그의 노래를 듣던 사람들이 달려와 댓글을 달아주는 것을 오래도록 지켜보았습니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그 목소리를 오래도록 잊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때론 별 일을 하지 않아도, 그저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겨울이 있습니다. 저에겐 그게 올해인 것 같아요. 불합리한 현실의 일들에 한없이 좌절하더라도, 올 한 해를 잘 버틴 스스로를 많이 다독여주시길 바라며. 또 한 해의 마지막과 새로운 해의 시작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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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할 때 읽기 좋은 도파민 종합 세트

겨울이 되면 밖이 추워서 나가기 싫잖아요. 그럴 때 읽기 좋은 소설을 추천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번 호는 이소영 작가의 <통역사>라는 소설을 소개합니다. 

주인공인 '도화'는 이주 여성으로 마트 와인코너에서 와인을 파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법정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네팔어를 통역하는 통역사죠. 이렇게 전업과 부업을 병행하지만, 넉넉한 형편으로 살아가긴 쉽지 않아서 고생하던 도화에게 어느 날 변호사 '재만'이 수상한 제안을 합니다. 피고인인 '차미바트'의 증언을 거짓으로 통역하면 그 대가로 1억원 상당을 주겠다는 내용이었죠. 직업적인 윤리를 거스르는 허위 통역 의뢰에 도화는 망설이지만, 여러가지 상황들로 결국 수락하고 맙니다. 재판이 진행되며 도화는 약속대로 허위 통역을 진행하지만 차미바트의 이어지는 증언을 들으며 혼란에 빠집니다. 왜냐하면 그 내용을 들어보니, 차미바트가 누명을 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도화는 그렇게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는데요.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이소영 작가는 '진짜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진실로 경청하고, 이해하고, 또 새로운 언어로 발화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보게 되었습니다. 추리소설이란 흥미로운 문법을 차용하고 있어서 쉽게, 재밌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에요.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언어의 힘과 '정말로 깊이 있게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면서 빠져들어 보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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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하현상 - 송가

겨울이 되면 더욱 자주 듣게 되는 노래 한 곡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노래가 수록된 앨범인 <Elegy>가 다 좋으니 전곡 듣기를 하시는 것도 강력 추천!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