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잔치!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100일잔치!

징징과 초마
😁100이라는 특별한 숫자
여러분, 사진을 보고 혹시 흠칫하셨나요? 100번째 편지에 제가 느끼는 벅참과 즐거움을 담기 위해 저희의 사진을 넣어보았습니다. 저의 기쁨이 잘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벌써 초마와 저의 편지가 100호를 달성했습니다.
사실 벌써라기에는 꽉 찬 2년, 햇수로는 3년차를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초마와 이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을 때는 이렇게 오래하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냥 매주 편지를 쓴다는 일이 이렇게 어렵고, 빠르게 반복되는(?) 일일 거라는 것도요! 하지만 못내 아쉬워 한 주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이렇게 오늘이 오게 되었습니다. 편지 하나에 여러 편의 영화를 소개한 적도 있는 만큼, 사실상 100편이 훌쩍 넘는 영화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는데요. 그렇기에 별 거 아니었던 1들이 모여 만들어낸 이 100이라는 숫자가 참 뿌듯하게 다가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손끝으로 조심스레 그려놓은 동그라미"
특별한 날, 특별한 시간을 표현하는 문장인데요. 처음 이 가사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아 저도 써먹어야지, 생각했는데 오늘 이 가사를 꺼낼 수 있게 되었네요! 마감시간은 언제나 들쑥날쑥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월요일 오전 8시 저도 저와 초마의 편지를 기다립니다. 작게나마 약속한 그 시간이 다가올 때면 버스 안에서 졸다가다도 일어나 메일함을 확인하곤 하죠. 저의 이 동그라미가 여러분에게도 의미있는 동그라미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앞으로 저와 초마가 얼마나 이 편지를 이어나갈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주 편지를 쓰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진 것도 같아요. 아무쪼록 작고 소중한 일이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저와 초마에게 충분하길 바랍니다. 100번째 편지로 무얼하면 좋을까, 초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지난 편지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지난 편지들에게 제가 소개했던 영화들 중 10편의 영화를 뽑아 그 영화의 명대사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혹여 그때는 저희의 편지를 구독하지 않으셨거나, 아직 보지 못한 영화일 경우에는 이 명대사가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
🌟계속 생각나는 징징표 명대사 10선
1. 윤희에게
이 편지에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핑계를 대고 싶진 않아.
모두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도망쳤던 거야.
그 사람과 내가 결혼식을 올리던 날,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올렸던 사람이 너였어.
모르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곳을 떠난 네가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어.
쥰아. 나는 나한테 주어진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벌을 주면서 살았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 이상 내가 부끄럽제 않으면 좋겠어. 그래,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
(...)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2. 파니 핑크
겁내지 마.
과거는 죽음 뒤의 뼈 같은 거야.
미래가 네 앞에 있어. 과거와 미래가 함께 하며 가끔 너와 대화할 거야.
너를 보고 좀 앉아 쉬라고 할 거야. 휴식을 취하라고 할 거야.
네게 무엇인가 마실 것을 주며 무슨 이야기를 할 거야.
그러나 믿지 마. 계속 앞으로만 가. 시계는 보지 마.
항상 ‘지금’이라는 시간만 가져.
3. 환상의 빛
바다가 부른다고 그랬어.
아버지가 전에 배를 탔었는데, 홀로 바다 위에 있으면,
저 멀리 아름다운 빛이 보인댔어.
빛이 깜빡 거리면서 당신을 끌어 당겼다는 거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4. 남색 대문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넌 분명 남색대문 앞에 서있겠지.
날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을 거야.
5. 김씨 표류기
달을 찍는 이유는 달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없으면 외롭지 않으니까요.
6. 프란시스 하
제 직업이요?
설명하기 복잡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7. 썸머타임 머신 블루스
미래에 타임머신이 있다는 건
누군가가 그걸 만들었다는 거잖아?
그럼 내가 그녀석이 되어주겠다고!
존재한다고 정해져 있으니 내가 그 미래가 되어보겠다랄까!
8. 바튼 아카데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이란 닭장 속 횃대 같은 것이야.
더럽고, 옹색한 법이지.
9. 월플라워
이제 알겠어. 내가 비참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그 순간, 살아있는 거야.
일어서서 건물의 불빛들과 놀라운 풍경들을 바라보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할 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무한한 자유를 느껴.
10. 족구왕
넌 뭘 믿고 그렇게 낭만이 흥건하냐
-
🎵오늘의 노래: 최유리 - 단풍
완연한 가을, 이 완벽한 환절기가 저를 반깁니다.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는 뜻인데요! 여러분은 감기만은 모쪼록 피해가시길 바라며,
이 가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끈따끈한 노래를 들려드립니다.
다음주에도 함께해요 우리!
😃여러분 저희 100호 달성했어요~!
100호 편지를 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도 뭔가를 이렇게 꾸준히 한 경험은 오랜만이라서 첫인사를 하는 지금 약간 벅차오르는군요. 앞으로 이 시간이 얼마나 더 길게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징징의 말처럼 너무 짧게 끝나지는 않도록 잘 마무리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 여정을 함께해준 징징에게, 그리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이번 호의 제 이미지는 징징의 사진이 베스트 포토인 관계로 따로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100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만큼,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나를 만든 영화 명대사 & 문장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합니다. 100가지를 다 꼽기는 어렵지만, 여러분들과 나눴던 책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가져왔어요. 저는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이를 책을 읽을 때와도 연결하면, "내가 보고 읽고 쓰고 듣는 모든 것이 내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께도 아래 문장들이 특별한 의미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
🌟방구석DJ를 빛낸 10개의 문장들
1. 랑과 나의 사막
버진은 내가 보지 못하는 자신의 삶 한편을 들추고 있다. 마모되지 않은 기억의 모서리를 천천히 쓰다듬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날카로움에 손끝이 베이지 않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2.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서점
죽음은 자가용이 없어
우리는 생을 타고 간다
원하는 곳으로
3. 내게 무해한 사람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4.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그 모두가 동일한 스물한살의 나였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다. 마흔이 다 된 지금의 나는 손으로 꼽을 정도의 패턴으로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삶의 어느 모서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어쩌면 그런 감정의 분화는 오직 생장의 시절에만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5. 종의 기원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6. 유령
그러나 우리는 고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작가가 썼듯이 피하지 않고 읽어야 한다.
악마에겐 침묵할 권리가 없고 우리에겐 악을 모를 권리가 없다.
7. 이토록 평범한 미래
사람들은 인생이 괴로움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우리 존재의 기본값은 행복이다.
우리 인생은 행복의 바다다. 이 바다에 파도가 일면 그 모습이 가려진다.
8. 파과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9. 딩
서핑을 하면 딩 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그건 내가 오늘도 파도에 뛰어들었다는 증거니까.
10. 샤워젤과 소다수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
시간이 잼처럼 졸고 나는 불붙은 기억이 되려 한다
-
🎵오늘의 노래: 한로로 - 사랑하게 될 거야
요즘 제 알고리즘에 유독 자주 뜨는 곡.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많은 분들이 알게 되어 기쁜 노래입니다. 결국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랑하게 되리라는, 때론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 말을 요즘은 계속 믿고 싶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