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너와 나의 연결고리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너와 나의 연결고리

방구석디제이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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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선가 연결되어 있어

오늘의 주제를 생각했을 때, 문득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방구석 레터가 떠올랐습니다. 아니, 벌써 방구석 DJ로 취업(?)한 지 거의 2년이 되었지 뭡니까? 물론 그 동안 깜짝 휴재 및 여름 방학도 있긴 했지만 작심삼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편지를 써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지금 이 편지는 '스티비'를 통해 발송이 되고 있는 동시에 한 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기도 한데요. 그러다보니 익명의 사람들로부터 댓글이나 감상을 종종 받습니다. 저희의 생각에 공감을 해주시거나, 혹은 이 편지를 보고 추천된 영화나 책에 도전해보았다는 글들을 읽을 때마다 뭔가 마음 언저리가 저릿저릿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인터넷을 하는 묘미(?)이자 제가 계속해서 이 편지를 써나가는 이유겠지요.

이름은 커녕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는 이 인터넷 세상에서 저는 다른 사람의 말에 종종 분노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하고, 낄낄대며 웃기도 합니다. 전혀 나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제 일상에 끼어들면서 생기는 변화들이 가끔은 놀랍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저희의 편지가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원인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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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답장을 할 필요는 없지만: <마이 뉴욕 다이어리>

지난 겨울, 아주 핫했던 영화 <서브스턴스>를 기억하십니까? 그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이 나오는데요, 그 중 하나를 연기했던 '마가렛 퀄리'가 바로 오늘의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주인공 '조안나'입니다.😎 

'조안나'는 소위 말하는 문학도였습니다. '파리 리뷰'에서 시로 등단을 하기도 했는데요. 어느날 문득 새로운 곳에서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뉴욕으로 무작정 향합니다. 하지만 뉴욕은 아주 값비싼 도시,,, 결국 조안나는 일을 구하게 되는데요, 자신의 전공과 취향을 살려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막연히 책과 관련된 일을 하겠거니, 하고 들어온 이 회사에서 조안나는 예상치 못했던 업무를 맡게 됩니다. 바로 베스트셀러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인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에게 전해지는 팬레터에 답장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작가가 팬레터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조안나는 그저 기계적으로 "현재 제롬 셀린저 작가는 팬레터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답장만을 타이핑할 뿐이었죠. 하지만 '팬레터'라는 것은 그 많은 편지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간절한 편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그 마음을 외면하지 못했던 조안나는 본인이 작가를 대신해서 회신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본인이 글을 쓰고 싶어했지만, 어쩐지 다른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느라 글 쓰는 시간과 자신감이 계속 떨어져가던 조안나는 이 편지들, 그리고 작가인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와의 통화를 통해 용기를 얻고 이윽고 뉴욕에서의 새로운 삶을 결심하게 됩니다. 처음엔 그저 글로만 다가왔던 편지들이, 조안나가 집중하고 공감할수록 점점 발신자의 얼굴을 하고 다가오는데요. 여러모로 연출이 세심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 조안나를 보며 저는 저를 많이 돌아봤는데요, 우연히 PC 방에서 무미건조하게 시작했던 이 영화에서 저는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또한 영화가 제 삶이 끼어드는 순간이자, 제가 이 영화와 저만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계기가 되겠지요! 여러분도 이 영화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기를, 혹은 이렇게 본인의 삶과 연결될 영화를 곧 만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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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이보람 - 처음 그 자리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노래를 오랜만에 다시 들을 때의 그 짜릿함,,,! 제가 최근에 그렇게 느꼈던 한 노래를 추천 드리며, 여러분도 오랜만에 기억 저 편에 묻어두었던 노래들을 두어 개 찾아서 이번주에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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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하고 경이로운 여름휴가

한국의 여름이 너무너무 덥다는 말을 정말 여러 곳에서 듣고 있습니다. 인사말에도 적었는데, 독일은 이상할 정도로 낮은 기온과 잦은 비의 여름을 맞았습니다. 덥지 않아 좋은 건 맞지만요. 여름 답지 않은 여름을 보내고 있어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원래 건조한 여름인데 기이할만큼 비가 오는 것도 그렇고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 꼭꼭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탈수 방지하시고 더위 조심하시길 바라요!

본론을 들어가기 전에 그래서 제 여름 휴가 얘기를 짧게 해볼까합니다. 이번 휴가는 이탈리아 남부로 다녀왔는데요. 가기 전에 회사에 있는 독일인 동료가 제게 "거기 가면 진짜 여름을 보겠구나"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올해 독일의 여름은 좀 이상하니 이탈리아에 가서 제대로 된 햇살 가득 여름을 보리라는 얘기였습니다. 동료의 예언대로 독일에 내내 비가 오는 동안 이탈리아 남부는 쨍쨍했어요. 덕분에 피부가 잔뜩 탄 상태로 돌아왔지만 간만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는 바다에 누워서 하늘을 보는 걸 참 좋아하는데요. 카프리섬과 포지타노 바다에서 만끽한 바다 위 하늘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모두의 얼굴에 그늘이 없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휴양지로 휴가를 떠난 건 올해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 '푸른 하늘'이 메인 소재가 되는 책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 위로에 대해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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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공백

오늘 소개할 소설은 정현수 작가의 <하늘의 공백>입니다. 제 7회 한국과학문학상 작품집에 실린 소설인데요. 평을 찾아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더라고요. 그래도 몇몇 지점에서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라 이 글을 씁니다. 

소설 속 세상은 별들이 사라진 밤하늘을 인간이 개발 가능한 공간으로 점유한 곳입니다. 주인공은 우체국에서 일을 하는 로봇인데요. 평소에는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메일을 골라 휴지통에 분류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톱스타 '이연우'씨의 메일이 도착해요. 원래대로라면 스팸메일로 분류되어야 하는 이 메일에게 어쩐지 주인공은 관심이 갑니다. 로봇이라면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왠지 그녀의 상태를 걱정하고, 인간 페르소나를 만들어 정성 어린 답장도 씁니다. 그러면서 둘의 관계는 점차 다양한 변곡점을 맞이합니다. 여기서 저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면 DJ가 그걸 읽어주는 장면을 떠올렸는데요.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존재들도 상호 간에 위로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팍팍하게만 보이던 세상도 조금은 달라보입니다. 이게 바로 서로 간의 연결고리겠죠? 방구석DJ와 구독자분들 사이처럼요!

로봇과 (사실 주인공의 정체는 맨 마지막에 한번 반전을 맞으므로 이 정의는 100%맞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사랑. 이렇게 간단히 정의하기엔 아직 살펴봐야 할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제가 좋았던 건 소설이 가진 유쾌한 웃음 포인트들이었어요. 예를 들면 싫은 상대에게 답장을 할 때 창을 열었는데 자동으로 볼록할 철(凸)이 갑자기 많이 써지는 에러가 있다든가하는 부분이요. 주인공과는 좀 다른 생김새를 가진 로봇, '델피'와의 티키타카도 그렇고요. 나아가 이 세상 속에서도 인류는 철저히 자본에 기반해 '서스'라는 최하위 계급을 만들어내는데요. 그들과 이동할 수 있는 통로도 다르고 먹고 자는 세계에도 계층이 구분된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전인류의 평등한 풍족을 가져올 것 같지만, 작가들이 그리는 다양한 세계에선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부분도 늘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작가님은 밤하늘을 보다가 새삼 별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깨닫게 돼 이 글을 썼다고 하는데요. 책을 덮고 난 뒤 각자 마음 속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밤을 떠올려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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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Hathaw9y - 항해박명

기타 연주가 귀에 맴도는 곡! 차분한 멜로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곡입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