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오늘 내 세상이 무너졌어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있잖아 오늘 내 세상이 무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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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상이 무너졌어!
"내 세상이 무너졌어!" 저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거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 때 이 밈을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이 문장이 가장 어울리는 영화로는 아주 유명한 <트루먼 쇼>가 떠오르는군요! 세상이 무너진다는 것, 이제껏 믿었거나 간절히 바라왔던 것이 깨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
물론 우리가 트루먼처럼 이렇게 극적이고 격렬한 경험을 하게 될 확률은 아마 높지 않겠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모두가 이 경험을 하는 순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동심이 깨지는 순간인데요. 어릴 적 여러분은 언제까지 산타클로스 등의 존재를 믿으셨나요? 산타 클로스처럼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었던 존재가 사실은 허구였다는 것을 깨닫는 경험이 어릴 때는 굉장히 큰 사건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별달리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자연스레 어느 순간부터 알게된 것 같아요. 아무리 기억을 되짚고 헤집어봐도 결정적인 순간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었기에 저는 동심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겠지요.
비록 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선명하게 유년시절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로 이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으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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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상을 내 손으로
영화 <브릭스비 베어>의 주인공 제임스는 애니메이션 '브릭스비 베어'의 광팬입니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등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하루 일과들을 제외하면 온 시간을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덕질하는 데에 열중합니다. 브릭스비 베어 팬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인터넷에서 활발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죠. 성인이 된 지 한참 되었음에도 항상 브릭스비 베어에 열광하는 제임스를 보며, 부모님은 넌지시 걱정을 내비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제임스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집밖 세계에 퍼진 유독가스로 인해 자신은 단 한 번도 집을 나간 적이 없었고, 그렇기에 그 곰돌이는 자신의 세계에서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이자 놀이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집에 경찰들이 쳐들어오고 제임스는 부모님과 떨어져 체포됩니다. 그리고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이십 몇 년 간 믿고 사랑했던 부모는 사실 그를 병원에서 납치했던 납치범이었으며, 외부세계에 퍼져있다고 믿었던 유독가스는 알고보니 그러한 납치범 부부가 아이를 집에 가두기 위해 벌였던 일종의 프로파간다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그의 세상의 전부였던 <브릭스비 베어> 또한 납치범들의 작품일 뿐이었으며 이 지구에서 그것을 본 유일한 관객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이었죠.
이른바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제임스. 가뜩이나 처음으로 사회에 나와 적응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이건만, 브릭스비 베어조차 없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그를 불안하게 만들고 좌절하게끔 합니다.
하지만 소위 '덕후'는 본인이 덕질하는 것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공급자가 되기도 한다죠! 제임스는 브릭스비 베어를 잊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제작자가 되어 브릭스비 베어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아직 낯선 것 투성이인 이 세상에서 제임스는 자신이 새로 적응하고 살아갈 세계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여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최근 저 또한 저의 안정적인 세상이 자주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는데요, 아마 여러분 모두가 이미 익숙한 감각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조금 뻔하더라도 위로가 되는 영화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되곤 하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이 영화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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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선우정아 - lovemyself
비가 계속 오던 요즘, 가사에 '찬란한 햇볕'이 들어가는 신곡 하나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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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 속 일들이 현실이 되는 경험
내 세상이 무너졌어! 근데 좀 경계가 흐릿해진...
주로 이 말을 하게 되는 때는 무언가 계획한 일들이 잘 되지 않는 때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부분을 오늘은 좀 다르게 해석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현실이 무너지는 것 = 상상의 세계에 돌입하는 것이라고요. 내가 믿던 현실이 무너지고 난 뒤의 세계라니. 어딘가 아득하지만 또 궁금하지 않나요?
김보영 작가의 "사바 삼사라 서"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싶어서 웹소설로 연재했고 필명을 썼다고 해요. 여기서부터 원래 알고 있던 게 한번 무너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책은 소설로, 한국 요괴나 설화를 좋아하신다면! 또 오컬트 장르를 선호하신다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어요.
주인공 '수호'는 어느 날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망쳐나오다가 낯선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 말을 한 존재는 수호 에게 '힘'을 주겠다고 해요.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단 말도요. 다만 자신 안의 '카마', 즉 욕망을 없앨 수 있다면요. 수호는 과연 이 낯선 존재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진정한 수호를 가능케 하는 퇴마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미워하는 이들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의를 지킬 수 있을까요?
더불어 이 비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은 편의점이란 아주 현실적인 공간인데요.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첫 격파'가 아주 짜릿합니다. 이후로 이어지는 소설이 워낙 대장정이라 맘껏 추천드리긴 좀 망설여지지만요. 그럼에도 작가님이 '원하는 대로 스토리를 이꿀었고 만족스런 결말을 맞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소설이니 저도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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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데이브레이크 - 불멸의 여름
무더운 여름의 더위를 식히는 곡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