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 무지개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맑은 하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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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색을 좋아해?
최근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수많은 슬로건이나 유세들이 거리를 가득 뒤덮곤 했는데요. 각 정당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색깔로 자신들을 표현하는 문화가 강하다보니, 꽤 알록달록한 시기를 보냈더랬죠. 저는 SNS를 하다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좋아하는 색깔의 불일치로 인해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색깔은 굉장히 직설적이고도 명확하게 어떤 표현의 수단으로 곧잘 쓰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최근에 꽃다발을 선물할 일이 많았는데요, 장미의 색깔마다 꽃말이 다른 바람에 오랫동안 고민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색 하나하나마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구나,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메시지를 담은 색깔이 오랫동안 받아들여진 경우 중 하나는 '무지개'입니다. 다양한 성소수자들을 두루 지칭할 때 쓰이는 이 무지개. 마침 6월은 '프라이드 먼스'라고 해서, 다양한 성소수자들과 관련된 행사들이 많이 개최되는 달이기도 한데요. 거리 곳곳에서 무지개를 발견할 수 있는 날이 많을 것 같군요. 마침 이렇게 색깔 이야기를 하게 된 김에, 여러분에게도 물어보고 싶군요. 저는 초록색을 가장 좋아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색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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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어 너의 세상
이번 주말에 있었던 퀴어 퍼레이드. 저도 매번 참여하려고 하는 편입니다만, 이번에는 일정상의 문제로 가지 못했습니다. 항상 퀴어 퍼레이드를 할 때면 여러 관심들이 집중되기도 합니다. '퀴어'라는 것이 굉장히 큰 주제이기도 한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겠죠. 퀴어 퍼레이드는 언제나 단독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바로 옆 거리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반대집회도 함께 열리고 있죠. 서로가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부르지만, 완벽히 대비되는 그 내용이 부딪힐 때 저는 뭔가 자유로우면서도 어떤 갑갑함을 느끼곤 합니다. 뻥 뚫려있는 거리에 나와있지만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에 가둬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여타 소수자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성소수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에 유독 예민한 편입니다. 그렇기에 익명성이 더욱 짙게 나타나고 더욱 공격받기가 쉽다고 여겨지곤 합니다. 저는 모르면 모를수록 더 쉽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우리 주변에 성소수자들이 없는 것만 같고, 또 여러 매체에서 자신을 성소수자로 규정한 사람들을 잘 볼 수 없는 만큼 쉽게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인 말을 하기가 쉬워지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알지 못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주변엔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문제로부터 시작하는 여러 영화들이 최근에는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 가족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은 <너에게 가는 길>입니다. 벌써 개봉된 지 4년정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퀴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언급할 때 곧잘 등장하곤 하는 영화입니다. 성소수자인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집중하는 이 영화는 굉장히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라 여러분에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영화들이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또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더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영화들이 언제나 정답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큐멘터리나 영화라는 것은 어떤 정답을 말하는 수단이 아니고, 어떤 목소리를 들려주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목소리가 더욱 더 세상에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하게끔 한다는 것이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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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Clairo - Sofia
오늘의 주제에 어울리는 노래를 하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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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온통 무지개
지난 토요일,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늘 퀴어 퍼레이드에 간다고요. 거긴 언제쯤 해? 라고 물어보길래 저는 '그러게. 내가 서울이었으면 오늘 같이 갔을텐데.'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제가 살고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나가봤더니 같은 날 뢰머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온통 무지개색 물결이었어요. 연단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총천연색 빛깔을 보며 흐뭇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연한 기회에 참여를 한데다가 본격적인 행진 같은 행사까지 지켜보진 못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도 같은 날 같은 행사가 열린다는 일에 어쩐지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당일은 햇볕이 꽤 강한 날이었는데요. 무지개색 양산이 맑은 하늘과 참 잘 어울려서 기분이 좋아지는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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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 이번 주에는 그 마음을 담은 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국 문학에서 퀴어 소설의 장르를 단단히 구축한 현대 문학 작가로는 박상영 작가님을 꼽을 수 있는데요. 최근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이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제작되며 많은 사랑을 (동시에 비평도) 받았습니다. 징징도 위에서 언급했듯 아직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를 두고는 많은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박상영 작가님의 책은 이전 호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같은 이유로 최진영 작가님의 <해가 지는 곳으로>도 잠깐 제외하였습니다. 다만 언급된 책들은 모두 추천드릴만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호로 저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금주에 소개할 작품은 김청귤 작가님의 <재와 물거품>입니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문장들이 많이 등장하는 소설인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인어공주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고 있습니다. 섬사람들을 대신해 바다에 기원을 올리는 무녀, '마리'가 아름다운 인어 '수아'에게 마음을 뺏겨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저는 이 둘의 첫만남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인어인 수아에게 매료된 마리가 가까이 가려다 바다에 빠지는데, 그게 마치 서로에게 푹 빠지리라는 미래의 신호탄 같았습니다. 이후 수아는 마리를 구하고, 인간의 언어를 모르지만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구원이 되는, 영겁의 시간을 돌아서라도 재회하는, 진득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강력추천! 영원은 없다는 인간의 말에 "내가 있다는 거 보여줄게"대답하는 인어의 대사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여름에 읽기 좋은 소설로도 많이 추천되는 책이라, 지금 이맘때 여러분께 권해봅니다. 경장편에 해당하는 분량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호로록 읽기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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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차울 - 908
여름과 어울리는 상큼한 곡을 추천드려요! 톡톡 튀는 탄산수같은 노래라 지금 듣기 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