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의 중요성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비타민D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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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의 중요성
지금 여러분이 살고 계신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저는 서울에 있는데요, 요즘 날씨가 참 요상합니다. 오전에는 이렇게 좋은 날씨가! 하면서 햇빛을 마음껏 쬐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날은 어둑어둑하고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날씨를 잘 예측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요즘 하늘의 상태는 놀람의 연속입니다. 특히 이동 중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눈 깜짝할 새에 젖어버리는 저 자신을 보면서 조금은 허탈하고 허무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산을 들고 있으면 뭐하나! 이미 젖어버렸는걸!
그렇다보니 5월의 날씨를 제대로 즐기고 있지 못한 기분도 드는데요, 지금이 장마철인가 헷갈릴 정도로 이번 한 주도 비로 시작할 것 같군요. 여러분은 소위 '날씨요정'들 가운데 어디에 속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날씨가 좋기를 간절히 바랄 때면 비보다 맑은 날씨가 더 높은 확률로 저를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런 좋은 기억들만 장기기억으로 가져왔기에 저의 비와 관련된 조금은 축축한 추억들은 기억에서 조금씩 사라진 것은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아무튼,,, 계속해서 비가 오는 날씨들을 보고 있자니, 독일이 아닌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고 해가 떠 있을 때 유독 기분이 좋은 저저는 그게 저의 성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어쩌면 햇빛의 과학적인 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햇빛을 쬐면 멜라토닌, 세로토닌, 그리고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요즘 그 비타민 D가 아주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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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서 신경쇠약까지
이렇듯 날씨는 기분을 좌지우지하기도 하지만, 앞에서 살짝 언급드렸던 것처럼 건강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뚜렷했던,,,?) 나라에서는 특히 그렇죠. 아무튼, 그래서 이런 햇빛과 관련된 영화를 고민하던 와중에, 혼자서 굉장히 먼 마인드맵을 거쳐 이 영화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햇빛이나 날씨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데요, 햇빛을 많이 받지 못했을 때의 저의 상태가 신경쇠약 직전까지 갔다는 것에 근거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1988년 영화로, 당시 필름의 거친 질감이 잘 살아있는 영화인데요, 영화의 주된 색감이 '붉은색'이기 때문에 더욱더 저에게는 햇빛을 연상시키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제목만 들어봤을 때는 울적하고 어두운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따지자면 '코미디'입니다. 갑자기 느닷없이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게 된 한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우당탕탕 소동이 영화의 줄거리인데요, 처음에는 이 영화의 흐름에 살짝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어느새 푹 빠지게 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주인공들이 영화의 더빙을 담당하는 성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여러분은 햇빛과 관련된 영화를 추천한다면,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저와 똑같은 영화가 떠오르는 분은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혹여 이 영화를 아직 접하지 못하셨다면, 꿀꿀한 날씨에 햇빛을 그리워하며 이 영화를 한 번 도전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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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wave to earth - sunny days
'써니데이'를 그리워하며 이 노래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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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태양을 찾으려는 사람들
여름의 유럽은 밤 9시, 10시가 되어도 바깥이 밝습니다. 거의 백야인가? 싶을 정도예요. 그래서 주말에 밖을 나가면 식당은 테라스석부터 차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들 내리쬐는 햇볕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하거든요. 이는 독일의 겨울이 매우 춥고, 흐리고, 극단적으로 해가 빨리 지기 때문이에요.
"사실 따지고 보면, 1년에 내리쬐는 햇빛의 총량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비슷한 것 같아." 어제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한국은 비교적 사계절의 분포가 고른 편이고, 독일은 극단적으로 여름철에 치우쳐있다고.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교수님께서 '독일 사람들은 태양만 보면 미친다'고 말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해가 길어지는 계절이 되면 조금이라도 태양을 즐기기 위해 일광욕을 하러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보며 깨달았어요.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말이죠. 전 아직도... 한국인의 DNA때문인지 너무 더운 날이 아니라면 식당 안에 앉는 걸 선호하긴 합니다만... 곧 그게 불가한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독일에서 여름철 테라스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거든요.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테라스석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셨어요. 조만간 돗자리를 가지고 친구들과 잔디밭에 누워 몸을 태우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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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성찰
이번 편지의 주제를 '일광욕'으로 정하고 나니, 최근에 선물받은 시집에 등장하는 몇몇 시가 생각났어요. 오늘 소개할 시집의 제목은 <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입니다. (+ 주제와 어울리는 에세이들도 많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차차 소개해드릴게요.) 그중에서도 <어느 한낮의 긴 헤엄>과 <태양 아래의 성찰> 두 편을 함께 읽어보려고 가져왔어요.
어느 한낮의 긴 헤엄
오늘은 이 바다에서 낮이 제일 긴 날
일 년 중 가장 오래 태양을 견뎌야 한다
어제는 이름난 해구의 가파른 기슭을 올랐다
넓적하고 말간 바위로 올라선 아이들이 허공 속으로
몸을 던지며 아가미의 시절을 낭비하는 동안
나는 아버지가 즐기던 몇 종류의 헤엄을 추억했다
다시 떠오르지 못한 그의 마지막 잠수에 대해서도
하얀 물거품들이 뭉게뭉게
슬픔의 속도로 떠다니는 하늘
낮이 긴 때문인지 끝없이 눈부시던 나는
모처럼 두려움과 불안의 촉감을 떨쳐버리고
주춤대는 팔로 시간의 물살을 힘껏 끌어당긴다
살려 주세요
단 하나의 문장을 온몸으로
물 속에 새기며 지나온 나날
놀랍거나 믿지 못할 사건은 이미
모두 벌어지고 만 것 같은 오후
자정까지는 아직 멀고
내가 사라지는 악몽을 꾸기에도 이른 시간
투명한 그림자를 앞세운 채 유유히
거실을 가로지르는 이 세계의 한낮
태양 아래의 성찰
(중략)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무엇이 아름다운 건지는 알 것 같다
그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 햇살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건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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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가 해변 앞에서, 태양 아래서 삶을 곱씹는 표현들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첫번째 시에서 물살을 가르며 '불안의 촉감을 떨치'는 시간들은, 강렬히 내리쬐는 태양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젖은 몸이 서서히 마르는 동안 마치 내 몸은 새 것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잖아요. 두번째 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잡한 문제들이 삶을 가로막는 것 같을 때, 그래서 아 사는 게 참 뭔지 모르겠다 싶을 떄도 문득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무엇이 아름다운 건지는 알 것 같다'는 마음이 들지 않나요? 저는 그래서 이 시들이 공감갔습니다. '그 햇살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내리쬐기에 또 내일을 살아갈 마음이 드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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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10cm - 매트리스
지난주에 이어 또 10cm노래를 추천드리네요. 제가 좀 빠졌나봅니다...하하. 포근한 기분이 드는 이 노래! 마음이 편해지고 싶을 때 즐겨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