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매력!

반전매력!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반전매력!

방구석디제이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읽음 557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
🙄제목의 중요성

매주 월요일 아침 8시, 저희의 레터메일은 여러분에게 동시적으로 발송되는데요! 이때 여러분이 저희의 레터메일 가운데 가장 처음 마주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제목입니다! 어떨 땐 무슨 얘기를 할 지 감이 잡히기도 하고 어떨 땐 도무지 제목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메일들도 더러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희도 이 편지들을 쓸 때 제목에 굉장히 신경을 쓰곤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글이나 책, 그리고 영화에서 제목이 주는 이미지는 굉장히 크게 다가옵니다. 이 또한 일종의 이름이기 때문이죠. 어떤 이들은 제목이 주는 느낌만으로 작품을 고르기도 하는데요, 저도 종종 흥미로운 제목이 보이면 예상치 못하게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영화라는 것은 아무래도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영화의 제목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여러 해프닝이 벌어집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있겠군요. 이 제목은 얼핏 보았을 때는 원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는데요, 아직 이 제목의 비하인드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찾아보시기를! 그 외에도 아주 재미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제가 이번 편지를 쓰면서 검색해보니 중국에서는 <식스센스>라는 아주 유명한 반전영화가 바로 '그는 귀신이다'라는 제목으로 배급되었다고 합니다. 반전을 스포해버리는 제목이라니!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런 제목을 짓게 되었을까요? 또 반대로, <레옹>의 경우에는 아주 낭만적입니다. 중국에서는 '이 킬러는 그렇게 차갑지 않다'는 제목으로, 대만에서는 '최후의 살해명령'으로 <레옹>이 개봉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똑같은 영화를 보았더라도 제목이 주는 그 첫인상으로 인해 영화에 대한 자체적인 인상도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오늘은 제가 겪은 두 편의 반전매력을 가진 영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남방소양목장

이번 챕터의 제목은 바로 제가 지금 소개해드릴 영화의 원제입니다. 잘 감이 안오시죠? 아마 한자권의 영화이겠거니라는 느낌만 드실지도 모릅니다. 영어 제목은 이 원제에 좀 충실하게 번역된 느낌도 있는데요, 바로 'When a wolf falls in love with a sheep'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과연 한국에서는 어떤 제목으로 배급이 되었을까요? 바로 <그놈, 그녀를 만나다>입니다. 사실 저는 로맨스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라, 제목이 흥미롭지 않으면 쉽게 다가가지 않는 편입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는데, 특히 로맨스, 그 중에서도 로맨스 코미디의 경우 제목이 좀 더 휙휙 바뀌는 느낌이 듭니다! '그놈, 그녀를 만나다'라니요! 이 무슨 인소 같은 제목이란 말입니까!

하지만,,, 이 대만의 청춘 로맨스 영화는 이 인소 같은 제목이 썩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아주 사랑스러운 주인공 '쇼양'과 이제는 진짜 '그놈(...)'이 되어버린 가진동이 연기한 아통의 연기가 굉장히 귀엽고 천진난만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이 영화의 배경에는 대만의 힘든 입시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우리에게는 더욱 몰입이 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시고 제가 소개해드린 3개의 제목 중, 어떤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하실지 궁금하군요! 저는 아무래도 영제가 제일 베스트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왜냐하면 이 영화에서 '양'과 '늑대'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여러분 이 제목을 듣고 궁금하셨다면 도전해보시길!

-

🌶️어딘가 모르게 떡볶이가 생각나

앞서 소개해드린 영화가 굉장히 톡톡 튀고 발랄한 로맨스 영화였다면, 이번에는 아주 차분하고 정적인 로맨스 영화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제목의 장벽 때문에 여러 번 후순위로 밀려 아직 보지 못했었는데요. 이번 이 레터메일을 준비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입니다. 어딘가 모르게 떡볶이가 먹고 싶어지는 제목은 아니신지요? 이게 정말 원래 제목일까 궁금했던 저는 이 영화의 원제를 찾아봤었는데요, 원제는 'Sometimes I think about Dying'입니다. 거칠게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나는 가끔 죽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정도가 되겠군요. 제목에서는 전혀 언급도 되지 않던 '사랑'이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한 이유에는, 이 영화가 로맨스 장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까요? 아무튼,,,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면 왜 그렇게 제목을 바꾸었을지 짐작이 가긴 합니다.

주인공 프랜은 소위 말하자면 아주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아주 잔잔하고 조용히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계도 아주 조용하기 짝이 없죠. 그런 가운데 프랜은 종종 자신이 죽는 상상을 합니다. 실제로 진짜 죽고 싶다기 보다는, 죽음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하는 것에 가까운 그런 상상들입니다. 제목처럼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프랜이기에, 삶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들은 큰 자극이 없습니다. 마치 백색소음처럼 주변의 대화가 잘 들리지 않기도 하고, 오로지 프랜 자신만의 상상이 세계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랬던 프랜에게 '로버트'라는 새로운 사람이 던져지는데요. 프랜의 잔잔했던 세계에 울림을 주는 로버트의 등장으로 프랜에게도 삶이 중요성을 갖는 순간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들이 영화에 아주 잘 드러나있죠. '데이지 리들리'가 연기한 프랜은 아주 정적이고 과묵한 성격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시선을 뗄 수 없는 매력을 줍니다. 강렬한 느끼으로 자신의 매력을 과하게 어필하려고 했던 영화의 제목과는 별개로 말이죠! 이번 연휴이 마지막을 차분한 영화로 마무리하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

🎵오늘의 노래: NIKI - The Apartment We Won't Share

제가 생각했을 땐, 이 노래가 두 영화에 모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가사는 말고 멜로디만,,,) 생각해보니, 가사와 멜로디의 반전매력이 있는 노래군요! (아무말 같지만 아무말이 맞습니다) 아무튼 휴일도 껴있는 이번주, 여러분 모두 기분좋은 한주를 보내시기를!




-
🤔책을 고르는 기준 = 첫인상(?)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여러분? 이곳은 아쉽게도 연휴가 끝나버려서 이제 출근만이 저를 기다리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 5월의 햇살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니 행복합니다. 이번 호는 제목만 봤을 땐 크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는데 or 별로였는데 실제로는 재밌었던 콘텐츠편입니다! 한마디로 반전매력이 있는 작품들이죠. 

그렇다면 어떤 책을 말해야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여러분은 책을 고르는 각자만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표지가 취향이면 일단 읽어본다거나. 돌이켜보니 전 '제목'이 끌려야 책을 집어드는 편이라 ㅎㅎ;; 제목이 안 끌리면 집어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구병모 작가의 <파과>는 첫만남엔 저를 크게 끌어당기진 못했습니다. 제목도 제목인데, 리뉴얼 되기 전의 책은 빨간색 단색 표지에 '파과' 단 두 글자만 적혀있었기 때문이죠. 지금 생각하면 심플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한데, 스무살의 저에겐 그닥이었나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벽에 그려진 무늬를 세는 것도 즐거웠던 시절, <파과>를 집어들고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바로 휘발됐습니다.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 디테일, 상황과 감정 묘사, 스토리 라인 등 어느 한 군데 빠지는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취향을 관통하는 책이었죠. 그로 인해 저는 책을 고를 때 편견을 없애야 하는구나 한 번 더 깨닫게 됐답니다. 

번외로 저는 <파과>의 첫 완독을 인천 송도시에 있는 한 스타벅스에서 마쳤는데요. 시험 기간에 강의 자료가 아닌, 다른 텍스트로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탐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옆에 두고 책장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의 짜릿한 기분이란! 여러분도 읽을까 말까 망설이는 책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라요. 아직은 발견 못 한 보물을 찾은 기분이실지도 모르니까요! 

-

🍎파과: 흠집이 난 과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파과>는 살인청부업자인 주인공 '조각'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소설입니다. 조각은 60대의 노인이며 여성인데요. 60대 할머니가 직업은 킬러이고 주인공인 소설이 있다, 이 한 줄 요약만으로도 상당히 그 서사와 결말이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틀림없습니다. 소설 속에서 '조각'은 크게 세 명의 주요 인물과 엮여 있습니다. 과거부터 조각을 훈련시키고 키워준 '류', 조각에게 복잡다단한 애증을 가진 '투우', 그리고 의사인 '강 선생'입니다. 이외에도 몇몇 인물들이 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제 뇌리에 박힌 인물들은 그렇습니다.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조각'도 마냥 선한 인물은 아닙니다. 노장의 몸으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을 지켜보노라면, 그간의 순탄치 않은 삶을 어떻게 견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이 인물의 실제 직업이 킬러인 것을 생각해보면,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하지요. 칼은 무뎌질 수 있지만 본질적으론 날카로운 존재니까요. 

각각의 관계들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느낌을 줍니다. 과일에 흠집이 나는 것처럼, 사과 옆의 바나나가 빨리 익고 썩는 것처럼 서로에게 독인 것 같기도 하고 득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애정이라기엔 잔인한 방식으로 서로를 챙기거나 가엾게 여기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주 흥미롭고 파고들고 싶어집니다. 저는 덕분에 N회독을 했답니다. 

그중에서 '류'와의 관계가 흥미롭고,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궁금해졌다! 하시는 분들은 프리퀄인 <파쇄>도 꼭 읽어보시길 바라요. <파쇄>는 주인공 '조각'의 어린 시절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아주 얇은 책이라 빠르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본편에서 '강 선생'과 조각의 관계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지점들이 참 좋았답니다. 좀 날것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전반적으로 오타쿠를 미치게 하는 소설임이 분명합니다.

🔊더불어 마침맞게 한국 기준 5월에는 영화로도 개봉할 예정이니 보러 가시는 것도 추천해요! 저는 타이밍을 놓쳤지만 베를린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고 합니다. 

-

🎵오늘의 노래: Bruno Mars - When I was your man

새로운 걸 시도하려다가도, 익숙한 것으로 회귀해버리는 때가 있습니다. 최근 이 노래를 즐겨들었던 때가 있었단 걸 기억해내고 다시 들어봤는데요. 예전의 추억 때문인지 여전히 브루노의 목소리가 좋게 들리더군요. 오래된 노래지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