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요] 소소한 이야기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쉬어가요] 소소한 이야기


🙄만성피로...?
여러분, 오늘은 조금 편지가 짧을 예정입니다. 초마 DJ가 새로운 둥지에 자리를 잡기 위해 너무 바쁜 관계로 저만 찾아왔기 때문이죠. 항상 샛길로 빠지고 마는 절 잘 잡아주던 초마가 오늘은 없기에 제 마음대로 끄적끄적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을 조금 하려고 합니다.
먼저,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날씨 얘기겠지요! 이전에는 4월이면 따뜻한 커피는 쳐다도 보지 않던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연기가 무럭무럭 나는 뜨거운 커피를 홀짝이고(코는 훌쩍이며) 있다는 사실이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번주에 저는 학교에 가득 피어있는 벚꽃들을 보며 찰칵찰칵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요. 오늘은 나갔다가 우박도 맞고 심지어 눈도 맞았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여러 재난영화들이 스쳐지나가더라고요. 정말 지구의 종말을 내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일까? 어렴풋한 공포가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 괴상한 날씨 변화에 어떤 기분을 느끼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상황이 굉장히 기이하다는 느낌은 저와 똑같이 받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날씨건만 그래도 봄은 봄이라고.. 저는 요새 춘곤증에 아주 괴로워하는 중입니다. 잠을 몇 시간 자건 상관없이 낮에 해가 뜨면 갑자기 미친듯이 잠이 오더라고요! 피로함이 하루에 꽤 크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를 볼 체력이 점점 부족해진다는 생각도 합니다. 최근에 극장에 걸려있는 몇몇 영화를 본 것을 제외하고 제가 영화를 본 적이 정말 드물다는 생각에 저 스스로도 조금 실망을 하곤 했습니다. 명색(?)이 일주일에 한 편 여러 독자에게 영화를 소개해주는 사람인데, 일주일에 단 한 편의 영화도 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니! 부끄럽지만 이렇게 고백하는 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무럭무럭 재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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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지참 필수 아님
너무 쓸데없는 소리들을 많이 해서, 사실 휴재를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매우 즐겁기 때문에 적어도 한 명에게는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이 글을 끝까지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아무튼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영화 한 편을 보는데에 쓸 만한 체력도 부족한 요즘, 저는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이나 게임 같은 것들에 몰두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시간들을 모두 합친다면 하루에 영화 한 편 정도는 거뜬히 볼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느낌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과거에 아주 생각없이 보았지만 그래도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가 몇 편 있었기에 오늘은 그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영화 제목을 들으면 모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바로 '합격!'이라는 영화인데요, 원제는 'Accepted'입니다. 하지만 아마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한 번쯤 보았을 영화라는 것에 저는 한 표를 던지려고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영화를 학교에서 보여주는 것도 조금 웃기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로 이 영화는 '가짜 학교'를 세우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3이었던 '바틀비', 영화에서는 통칭 'B'라고 통하는 주인공은 8개의 대학에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지고 맙니다. 좌절하고 있기도 잠시, 바틀비는 자신이 직접 '대학'을 만들고자 여러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하는데요. 무려 이 대학교의 이름은 '사우스 하몬 공과대학교'로, 줄이면 'SHIT'(!)이 됩니다. 얼렁뚱땅 개교한 이 대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을 기대하고 찾아온 수많은 예비 입학생들의 등장으로 인해 점점 더 알 수 없는 길로 빠지게 되는데요... (요새 제가 느끼는 고질병인데요, 제가 이 영화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던가요? 항상 영화를 소개해드릴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에 빠지곤 합니다)
아무튼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보고 싶은데, OTT를 뒤져도, 유투브를 뒤져도 마땅한 영상을 찾을 수 없을 때 이 영화를 추천 드립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끊어야지 하고 시작하더라도, 알 수 없는 매력에 끝까지 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주 유명한 소설 중에, <필경사 바틀비>라는 소설이 문득 생각나는데요.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도 '바틀비'이지만, 이 두 '바틀비'가 보여주는 태도가 너무 극명하게 대립되어 있어서 조금 재미있기도 합니다. 저의 요즘 일상은 필경사 바틀비에 조금 더 가깝긴 합니다만, 언제나 저의 지향점인 'B'에 다가가는 봄이 되도록 노력해보고자 합니다. 조금 힘이 부족한 봄이지만, 여러분 모두 저와 함께 시원하게 기지개를 펴고 이번 한 주는 지난주보다 조금 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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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Tish Hyman - Lucky
나른한 오후를 조금 더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노래를 하나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