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휘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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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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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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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구는 거대한 샐러드볼

처음 초마 DJ가 독일에서 생활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살짝 놀라기는 했지만 아주 크게 놀랐던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초마 이외에도 요즘에는 해외에서 살게 된 저의 친구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죠. 제가 고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생활을 한다는 것은 꽤나 큰 일처럼 여겨졌었는데요. 아무래도 나이가 어려서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그떄보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보다 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고 섞여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걸 가장 크게 자각할 때 중 하나가 바로 해외에서의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서울이 낯설고 제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부산과의 차이를 여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국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제 주위에 다수 분포되어 있다는 점때문에 저는 항상 서울과 부산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반대로, 이런 연결되어 있는 감각에서 벗어나는 경험의 예시로는 해외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나와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생활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하루는 제가 결국 무척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이 지구라는 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해줍니다.

최근, 저는 일본에서 생활할 때 가깝게 지내던 한 친구를 만나 오랜만에 왕창 수다를 떨고 맛있는 나들이를 했는데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어학연수를 오게 된 친구 H는 저와 함께 일본에서 셰어하우스를 쓰기도 하고, 현재는 대학교 한국어 학당에서 무척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H의 고민은 다른 사람들(특히 자신과 문화적으로 다른)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데에 있습니다. 함께 고민을 해결해 보고자 머리를 맞대고 끙끙거리며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들이켰습니다만, 정답을 찾을 순 없었습니다. 사실 제가 정답을 알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5명밖에 되지 않는 집에서도 매일 동생들과 치고박고 싸우며 잘 지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날, H와는 정답을 찾지 못한 채 헤어졌지만, 혼자 생각해본 결과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아주 옛날에 학교에서 '샐러드볼 이론'이라는 것을 배웠던 기억이 나더군요. 결국 이 지구라는 것은 거대한 샐러드볼이 아니겠습니까! 잠시 딴 생각을 해보자면, 저는 샐러드를 좋아하지만, 샐러드는 은근히 맛있게 만들기 어려운 요리입니다🤣 다양한 야채들을 조화롭게 골고루 섞기도 해야 하고, 소스를 사랑하는 저는 소스를 왕창 뿌려서 먹는데도 불구하고 소스가 없는 부분도 종종 있지요! 그리고 맛있는 재료를 먼저 다 먹게 되면 남은 야채들이 맛없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고작 이 작은 샐러드 그릇을 하나 먹는데에도 다양한 순간들이 있고 제 의지를 벗어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샐러드를 이 지구라는 거대한 그릇에 가득가득 채워놨으니, 당연히 샐러드적(?)인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거겠죠! 결국 비실비실한 야채조각인 저는 어쩔 수 없이 지구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다른 야채(간혹 야채가 아닌 더욱 특별한 재료들도)와 섞이며 살아가야겠죠. 조만간 H를 다시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지었는지 문득 물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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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맛나는 샐러드볼

이런 지구라는 샐러드볼을 벗어나, 영화적 사고로는 '쇠맛이 나는 샐러드볼'이 존재하기도 하는데요,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세계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약하고 말빨이 약한(?) 자는 살아남기 어려운데요, 그렇기 때문에 작고 귀여워 보인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다가는 아주 큰코 다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시리즈는 이 중에서 가장 마지막 시리즈이자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3편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로켓'이 주인공입니다. 영화 시리즈 내내 오소리, 고슴도치, 심지어 토끼(?)라고도 불렸던 우리의 라쿤 '로켓'을 내내 괴롭혔던 과거와 현재가 드디어 맞닥뜨리는 편이라고도 소개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혹여나 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시지 않았더라도 이 3편은 보실 수 있어요, 자연스럽게 로켓에게 이입할 수 있고 그들의 우정에 쉽게 감동하실 수 있습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씬 중 하나는 바로 이어폰을 끼고 로켓이 등장하는 첫 장면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장면을 가장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첫 장면을 애정하는 사람들도 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칭 전설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피터와 드랙스, 그루트, 가모라 등등 엄청나게 독특한 샐러드 재료들이 결국에는 로켓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또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며 맞춰 나가는지 그 방법이 잘 드러나는 이 3번째 편을 여러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또, 영화의 주인공인 로켓이 라쿤인 만큼 사람을 넘어 또 다른 생명체들과도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저희의 주제에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도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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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Redbone - Come and Get Your Love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는 아주 다양한 명곡들이 나오는데요. 그 중에서도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노래를 이번주에는 들려드릴게요!



🗺️삼라만상 

구독자분들, 혹시 '만휘군상(萬彙群象)'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우주의 수많은 현상, 세상 만물의 현상을 이르는 말로 '삼라만상'과 동의어입니다. (보통 불교 용어로 많이 접해보셨죠?) 즉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아울러 칭하는데요. 우주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그 속에서 무수한 가능성과 변화가 존재한다는 사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간관계에 적용시켜 보면,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가졌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해석도 있답니다. 오늘 주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성향/성격의 사람이나 다른 생활문화를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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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한번쯤은 손님이자 이방인이 된다 - <해외생활들>

처음으로 소개할 책은 해외생활 에세이를 그린 이보현 작가님의 <해외생활들>입니다. 저는 곧 독일에 가서 일을 할 예정인데요. 고르고 보니 우연히(?) 독일에서의 생활을 담은 에세이를 소개하게 되네요. 제목이 '해외생활들'이니만큼 저자가 독일에서만 지낸 것은 아니지만요. 다들 직간적접으로 익히 아시겠지만, 나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어느 곳에서는 당연한 문화가, 다른 곳에서는 금기시되기도 하고. 때론 문화적 차이 때문에 기껏 가까워진 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도 하고요. 그럴 때 '아, 문화적 차이란 건 참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달까요.

작가님은 '마음의 귀'로 들어주라고 합니다. 쓰는 언어가 다르기에 발음이 좀 서툴고, 표현이 더디더라도 끝까지 들어주라고 말이죠. 칭다오에서의 생활을 언급하는 대목은 그래서 인상적입니다. 같이 읽어볼까요?

칭다오에도 있다. 마음으로 듣는 사람들과 살게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도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게 하는 말을 하고, 마음으로 들어준다. 은행에서 일을 볼 때마다 건너편에 앉아 하루 종일 비슷한 일을 했을 직원이 내 근본 없는 중국어를 들어줄 때마다 느낀다.

 

참고로, 나를 살게 해 준 수많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내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거 같다고 버거워할 때 "맞춰 입어요. 크면 줄이고, 작으면 늘려서"라고 말씀해 주신 교수님의 위로였다.

 

삶이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을 때 맞춰 입는 것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문화적 차이가 있는 관계도 '크면 줄이고, 작으면 늘려서' 소통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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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 - <미드 윈터>

어쩌다보니 또 정용준 작가님의 소설을 끌고와버렸네요. 머쓱합니다. 하지만 주제를 듣자마자 이 소설이 떠올랐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단편은 스웨덴에서 온 시인 닐스와 '나'의 이야기입니다. 나름의 중요한 반전이 있는 이야기라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곳에서 스포하기보다는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만, 전혀 다른 배경을 공유한 두 주인공이 서로 가까워지는 씬이 오늘의 주제와 맞닿아 있어 가져왔습니다. 함께 읽어보실까요?

새벽이 깊었지만 우리는 깨어 있었다. 술을 마신다기보다 잠들지 않기 위해 새벽을 견디는 것 같았다. 우리는 더이상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잔에 담긴 술을 조금씩 비우며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둘은, 그러니까 닐스와 '나'는 비밀 이야기를 공유하기 전까지, 꽤 어색한 사이였습니다. 성향도 비슷한듯 다르고요. 그런데 술을 함께 마신 새벽을 기점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가까워집니다. 이런 경험 혹시 한번쯤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말 없이 술을 홀짝 홀짝 마시면서... 이제는 조금 흐릿해진 과거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오고. 또 그를 통해 서로를 어제보다 더 잘 알게되면서 가까워진 사이들이 있는데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긴 묘사가 아닌데도 눈앞에 단번에 어떤 풍경인지 잘 그려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떤 관계는 저런 '시간'들이 쌓이며 두터워지기 때문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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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BIG Naughty (서동현) - JOKER

유투브 플레이리스트를 떠돌다 우연히 찾은 곡인데 좋아서 듣고 있습니다. 시든 꽃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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