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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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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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디제이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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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징징 DJ가 찍은 제주

🏝️저는 주로 영화를 소개합니다만,

한국에는 다양한 여행지들이 있지만, 그 중 제주만큼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땅의 길로는 갈 수 없는, 검은 돌과 다양한 주홍빛 귤이 가득한 섬!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제주에 대해 자주 글을 씁니다.

그 중 하나는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가 있죠. 저는 이 책을 몇 년 전 제주도에서 2주살기를 할 때 가져가 바닷가에서 읽었는데요. 그 중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를 떠올릴 만한 구절이 있어 인용해보겠습니다. 아직 이 시집을 읽지 않은 분들 중 제주에 갈 계획이 있으시다면, 문득 저의 추천이 떠올라 이 시집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집 마당에 빨래가 널려 있는 시간도 있고 / 유채꽃이 개나리로 보이는 시간도 있고 / 자꾸 물건을 떨어뜨리는 시간도 있어요

입술을 자꾸 놓치는데 그 아래서 / 정면으로 된 렌즈를 끼는 시간이 있고 / 내가 다섯 걸음 걷는 동안 / 한 걸음 걷는 할머니의 시간도 있죠

(<눈 감으면 나방이 찾아오는 시간에 눈을 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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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만의 TMI

제주도, 저는 여행으로는 성인이 되고, 그것도 코로나 이후에 처음 가게 되었는데요. 서로 안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 K와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제주도를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아직도 K와 만나면 그때 얘기를 곧잘 하곤 하는데요, 그만큼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도 K도 사실 섬 출신이긴 합니다만 영도는 부산의 일부이고, 또 연결되어 있는 다리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가끔 섬이라는 것을 까먹곤 합니다. 지하철이 왜 없었지 떠올리다가 '아, 맞다! 섬이었지?' 이럴 때도 있구요🤣

아무튼,, 여태 제주도에 다시 갈 기회가 없었는데, 한 달 전 저는 제주도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바로 소중한 친구 A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그때의 경험을 여러분에게 잠깐 말씀드리고자 해요! 너무 감사하게도 A가 많은 것들을 챙겨주어서 거의 몸에 카메라만 걸치고 도착한 제주는 여전히 푸르고 상쾌했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렸던 A의 결혼식, 아직 저는 결혼식에 많이 가본 편이 아닌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주도의 결혼문화는 조금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여러분 혹시 부신부, 부신랑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보통 신랑신부의 가족이나 친구가 맡는 것으로, 결혼식에서 전반적인 진행과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결혼식 전후로도 다양하게 신랑신부를 도와주기도 하고요! 물론 그런 사람이 결혼을 할 때마다 존재하겠지만, 명확히 '부신랑/신부'라는 명칭으로 정해져 있는 게 신기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축의금의 경우에는 이런 부신랑/신부에게 전해주거나 신랑신부의 손에 직접 쥐어주며 덕담을 주고 받는 것 또한 제주만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을 내려고 보니, 봉투를 받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의아했는데,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야 신랑신부에게 직접 전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청첩장을 받고 가장 크게 놀랐던 사실은 예식 시간이 엄청 길다는 것이었습니다. 4시간이 넘었던 것 같은데, 원래는 더 긴 것을 굉장히 단축시킨 것이라고 A에게 전해듣고 더욱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결혼식이 다가올 무렵 A의 카**톡에는 온통 A의 결혼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친한 지인이 결혼을 하면 그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둔다고 합니다. 이건 분명 카**오톡이 생긴 이후 만들어진 문화일테니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은 아닐텐데요, 그럼에도 이게 문화로 자리잡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모든 건 제주가 섬이라는 특징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가족단위의 마을이 많고, 또 겹지인이 가깝게 산다는 그러한 섬의 특징으로부터 나오는 이런 결혼 문화, 여러분은 얼만큼 알고 계셨나요? 저의 TMI가 여러분에게 재미있게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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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고향일 제주 - <계춘할망>

그래서 오늘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아까 시집의 구절에서 인용에서 눈치채셨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할망'입니다. '계춘'이라는 이름의 할머니는 물질을 하는 해녀인데요, 손녀인 '혜지'와 둘이 제주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친척의 결혼식으로 잠시 제주도에서 육지로 올라오게 되고, 정신없는 시장 한복판에서 '혜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십 몇 년 동안 애타게 혜지를 찾던 할머니는 다시 혜지와 조우하게 되는데요, 그 이후에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영화는 아름다운 제주를 배경으로 풀어나갑니다.

사실 이번 주제를 위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요,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예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스포주의!'가 필요한 영화인 것 같아요. 아무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푸른 바다와 유채꽃, 그리고 길게 뻗은 나무들로 가득한 숲이 곧잘 눈에 들어오는데요, 지금 당장 제주도에 갈 순 없지만 제주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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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단편선 순간들 -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남은 생에 많지 않을 것이다

보다 심오하고 특이한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이 노래, 요즘 제가 자주 듣고 있는데요. 뭔가 푸른 바다나 숲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오늘 꺼내왔습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 무탈히 잘 지내시기를!



올해 1월, 초마 DJ가 찍은 제주

🏝️제주 여행기

2024년의 저는 유독 제주를 다녀올 일이 많았습니다. 총 3번정도 방문을 했는데, 갈 때마다 달라지는 섬의 풍경을 보는 것이 참 행복했어요. 마지막 여행은 엄마와 둘이서 뚜벅이로 다녀왔는데요. 주로 동쪽 (표선, 성산 등)에 머물렀던 지난 여행들과 달리, 한림이나 협재 등 섬의 서쪽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로 가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25년 1월, 올해의 첫 여행의 시작도 제주였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우도'에 3박 4일을 머무르는 일정으로 다녀왔답니다. 우도는 보통 제주에 머무르며 당일치기 코스로 다녀오는 섬인데요. 저도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것이 마지막 기억이어서 10년만에 방문했습니다. 미니카를 빌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기도 하고, 두발로 걸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도 했어요. 높은 건물 하나 없이 사방이 뻥 뚫린 섬을 보니 어찌나 해방감이 들던지요. 길에서 만난 강아지와 함께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인적 드문 길을 만끽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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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멀레 해변에 뜨는 낮달

우도에 있는 '검멀레 해변'을 아시나요? 이곳은 검은 모래가 특징인 해변인데요. 우도 8경중 하나로 '주간명월'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깎아지른 절벽과 바다가 만나 정말이지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데요. 여기서 보트를 타고 동굴로 들어가면, 햇빛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해식동굴의 천장에 해가 뜨는 것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이를 주간명월이라고 하고, 순우리말로는 '달그리안'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답니다. 

제 지인이 바로 이 이름을 딴 카페 달그리안에서 근무하고 있어 우도에 머무는 동안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미뤄둔 작업도 검멀레 해변을 눈앞에 둔 카페에서 진행하니 속도가 나더라고요. 우도 특산물인 땅콩을 곁들인 아이스크림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우도를 한층 더 만끽했습니다. 섬에서 말그대로 '놀멍쉬멍'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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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제주  

제가 제주에 머물면서 항상 느끼는 건, 이 섬에 오면 사람이 한층 느긋해진다는 거예요. 육지에서 내가 안달내고 긴장하고 초조해했던 그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이 느껴지거든요. 그러면서 여유를 되찾고 커다란 해방감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런 마음을 담은 에세이를 소개하려고 해요. 이전에도 소개드렸던 적이 있는 아무튼 시리즈 중 '제주' 편인데요. 제주에 한 달동안 머물며 느낀 감정과 있었던 일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제가 느꼈던 감정을 공통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구절들인데요! 여러분도 제주도에 가실 일이 있다면, '조금 모자라도 괜찮은 감각'을 온몸으로 체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제주에 살다보면 정말 모자라는 것 투성이다.

  그러나 단순함을 즐기며 부족함 중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 서로를 행복하게 했고

  소중하다 여겼던 것들이 생각하면 그다지 중요한 것들도 아니었고

  사실은 없어도 되는 것들

  부질없는 것들에 대한 욕심으로 얼마나 스스로를 괴롭혀 왔는지 

  그저 흐르는 대로 흘러가도록 지켜보면 될 일을

  더 잘 해내고 싶은 욕심에 그 안에서 허우적대며 힘겨워진 것은 아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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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볼빨간사춘기 - 여행

여행 하면 빠질 수 없는 곡이죠!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자유로운 느낌의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가 적절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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