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불시착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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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우린 모두 불시착 외계인

방구석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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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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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지구의 인간 중에 난 불시착 외계인

"푸른 지구의 인간 중에 난 불시착 외계인". 제가 처음에 듣고 너무 좋아서 이곳저곳에 메모해 두곤 했던 노래 가사입니다! 마침 초마 DJ가 외계인과 관련된 주제를 꺼냈을 때 바로 이 가사가 떠올랐더랬죠. 가끔 그럴 때가 있죠, 모두가 똑같은 일상 똑같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나 혼자만 동떨어진 것 같고 다른 존재처럼 느껴지는 순간 말입니다. 그때 느껴지는 극도의 외로움이나 기시감이 잘 담긴 가사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저는 어릴 때는 제가 마치 외계인처럼 어디에 있어도 돋보이고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는데요, 어른이 된 후에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보다, 오히려 모두에게 묻히는 다를 것 없이 비슷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요? 영화를 볼 때만큼은 그렇게 반짝거리고 싶어하는 존재들에게 더 애정이 가는 이유가요! 아직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런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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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따라가고 싶어 -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그런데 제가 그런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런 특별한 존재를 '만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마침 초마 DJ와 얘기하던 중 초마 DJ가 재개봉한 <컨택트>를 보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이 영화를 좋아하기에 잠깐 언급을 해보자면...

영화 <컨택트>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언어'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지금 소개해드리려고 하는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에서도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언어'와 '소통'입니다.

최근 몇 년 간의 제 영화 인생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1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예측 불허의 스토리 진행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이름도 아주 귀여운 11살의 동춘이, 멍 때리는 표정이 아주 귀여운 동춘이의 하루는 저보다 더 바쁘게 흘러갑니다. 학교를 마치면 수많은 학원이 동춘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왜 이렇게 계속해서 수많은 것들을 공부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고, 또 물어봤자 거기에 대답해주는 어른들도 없지만 동춘이는 착하게 그런 바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나갑니다. 

그러다 수련회에서 우연히 발견한 막걸리, 뽀글뽀글 올라오는 거품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만 같아 동춘이는 막걸리를 몰래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막걸리는 점점 발효가 되어감에 따라 동춘이에게 말을 겁니다. 처음에는 막걸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동춘이는 차츰 막걸리, 아니 막걸리에 담긴 존재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고 소통하기 시작하죠. 영화의 제목인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그리고 영화의 영제인 'FAQ'의 의미도 영화가 차츰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결국 자신이 원래 있던 우주로 돌아가기 위해 막걸리, 아니 막걸리에 담긴 외계 생명체는 동춘이의 도움을 받기로 합니다. 열심히 막걸리를 도와주던 동춘이는, 어느 날 부모님에게 막걸리의 존재를 들키게 되고! 11살 음주가 허용되지 않은 동춘이와 막걸리는 이별의 순간을 겪게 됩니다.

이 이별을 막고 막걸리, 아니 막걸리 속 존재를 본래의 우주로 되돌리기 위한 동춘이의 모험이 시작되는데요, 보다보면 정말 허무맹랑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대체로 외계인을 다루는 영화들을 보다 보면 새삼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외계 존재를 통해 표현되는 우리 지구인들의 모습에 대해서요. 180도 다른 존재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 있지만, 결국 우리는 우리 주변과 연결짓고 마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도 그렇습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우리 행성의 문제점" ,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 영화에 대한 한 줄 관람평인데요, 막걸리 속 존재의 행성에 대해 생각하다가도 결국 이 푸른 지구, 우리의 행성으로 생각이 돌아오게 됩니다.

제가 설명해 드린 이 특이한 줄거리 그 이상으로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가진 이 영화, 여러분도 한 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행성,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우리 모두는 또다른 동춘이이기도 하니까요!

🎵오늘의 노래: 너드 커넥션 - 항성통신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와 콜라보 뮤직비디오를 진행했던 너드 커넥션의 '항성 통신'이라는 노래를 소개해드리며, 이번주 레터메일을 마칩니다! 다음 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외계인 장르를 소개해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이들과의 조우 

최근에 영화 <컨택트>(원제: 어라이벌)가 재개봉을 했습니다.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 극장에서 또 보고 싶어서 영화관에 다녀왔는데요. 큰 스크린으로 보니 '다시 봐도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지구상에 갑자기 12대의 비행 물체가 이상 착륙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언어학자인 주인공 '루이스'가 UFO의 외계인(사실 인간형태가 아니기에 人이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영화에선 이들을 헵타포드라고 부릅니다) 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그들의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밀이 아주 놀랍습니다. 관객들은 엔딩까지 감상해야 영화의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초반부는 전개가 뚝뚝 끊기고 어딘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끝까지 보신다면 절대 후회 없으실 거라는 추천사를 남깁니다!

무엇보다도 재감상을 하며 인상적이었던 점은 '헵타포드'가 등장할 때마다 우웅-하고 귓가를 울리는 기이한 음악이었습니다. 낯선 존재들이 눈앞에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웅장한 사운드였죠. 영화가 언제까지 극장에 걸려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신다면 낯선 이들과 조우 했을 때의 거대한 존재통을 느껴보시기를! 

🌍지구에서 한아뿐

이 책은 너무 유명해서 레터에서 소개를 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주제를 들었을 때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람에...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드립니다. 이번 호는 정세랑 작가의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과 함께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날 갑자기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애인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분명 외관은 내가 알던 사람과 똑같은데, 뭐랄까. 그 안에 다른 영혼이 들어간 것처럼 느껴진다면 말이죠. 거기다 그는 전에 없던 특이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가지를 원래 못 먹었는데, 식당에 가서 가지 반찬을 집어먹는다든가. 혹은 페트병 분리수거를 하러 가서 입에서 빛을 뿜어(!) 페트병을 스캔하기도 합니다. 저라면 '도대체 여행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하고 의심을 많이, 아주 많이 해볼 것 같은데요. 그건 주인공인 '한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구에서 한아뿐>의 주인공, '한아'는 의류리폼디자이너로 살아가며 애인인 '경민'과 오랜 기간 만나왔습니다. 원래도 경민은 철 없고 아이 같은 면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캐나다로 유성우를 보겠다며 떠나버렸죠. 그런데 뉴스에서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모든 일의 시작이었죠. 한아의 곁으로 돌아온 경민은 다행히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지만 어딘가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한아도 점차 달라진 경민과 함께 지내면서 그의 '특이함'을 느끼기 시작해요. 결국 나중엔 한아도 경민의 정체를 알게 되죠. 믿을 수 없지만 그가 외계인이라는 걸요! 과연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반해버린 거지.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하지만 첫번쨰로 널 보고 널 생각한 건 나였기 때문에 내가 온 거야."

이 사랑고백의 구절이 등장하는 소설이 바로 이 책이었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한아의 가치관을 너머, 한아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버린 외계인 경민의 진심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가 우리와 다른 존재지만 그것만큼은 뚜렷하죠. 그렇기에 어쩌면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번외로 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영'에 관한 구절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는데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도 아래의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함께 읽어보실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탁월하고 독창적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 기생할 수밖에 없다.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세계에, 예수와 부처의 세계에,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세계에 포함되고 또 포함되어 철저히 벤다이어그램의 중심이 되어가면서 말이다. 

다른 이의 세계에 무력하게 휩쓸리고 포함당하며 살아가야 한다면,

차라리 아폴로의 그 다시 없이 아름다운 세계에 뛰어들어 살겠다.

그 세계만이 의지로 선택한 유일한 세계가 되도록 하겠다 ... "

여기서 '아폴로'는 책 속에서 유명한 슈퍼스타입니다. 주영은 아폴로의 1호팬이자 팬클럽 회장까지 맡고 있죠. 아폴로의 존재가 주영에겐 아주 큰 빛이자 희망입니다. 우리가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것을 볼 때, 누군가의 팬이 될 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들이 잘 녹아난 문장이라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었네요. 그럼 이번 호는 이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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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볼빨간사춘기 - 우주를 줄게

발매된 지는 꽤 됐지만, 여전히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에요. 발랄한 목소리와 예쁜 가사가 잘 어우러지는 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