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정 포에버!

우리 우정 포에버!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우리 우정 포에버!

방구석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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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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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기들

저는 어릴 때부터 이사를 거의 가지 않고 한 동네에서만 오래 살았는데요,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소위 이런 친구들을 저는 N년 지기라고 불러왔는데요, 여러분은 혹시 '지기'의 뜻을 알고 계신가요? 지기라는 한자어를 살펴보면 알 지(知)에 자기 기(己)입니다. 결국 진정한 친구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알아주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겠죠. 저는 참 감사하게도 이런 지기들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중인데요, 아무래도 친구를 빼놓으면 저의 하루도, 그리고 삶도 이야기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산 적도 많지만, 친구들과 산 적도 꽤 많습니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기숙사나 친구와 함께 셰어하우스에 살거나 자취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최근에는 저의 가장 오래된 친구 중 한 명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요, 무려 초등학교 2~3학년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입니다. 같이 사는 건 처음이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지난 추억 이야기를 하느라 밤을 샐 뻔한 적도 있었죠! 물론 저의 모든 우정이 아름답고 핑크빛으로만 가득했던 건 아닙니다. 특히 저처럼 괴팍한(?) 사람과 친구가 되려면 상대방은 일종의 난관들을 통과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을 함께 쌓아왔기에 지금 '지기'라고 부를 수 있는 단단한 관계가 된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지지고 볶는 우정과 관련된 한중일 영화 3편을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여러분도 이 영화들을 보시고 각자만의 지기들을 떠올리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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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써니> 

세상에는 수많은 우정을 다루는 영화가 있지만, 저는 항상 이 영화를 빼먹지 않고 떠올리곤 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고,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씬들은 저에게 일종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 그때 고등학생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함께 노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리고 그 친구들과 그때도 여전히 함께 하곤 했기 때문이죠. 영화에서는 이른바 '소녀시대'팸과 '써니'(7공주)팸이 나오는데요, 저에게도 그런 팸이 하나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맹렬하게 공격하곤 하는 이 팸은 서로의 말을 듣진 않고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한다고 해서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줄여서 '듣듣 팸'이 되었습니다. 벌써 이 팸은 멤버 변동(?) 없이 10년이 넘었는데요. 마치 써니 팸이 어른이 되어 조금은 변한 모습과 태도로 서로를 대하는 것처럼 저희도 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하게 될까, 조금 걱정 반 기대 반의 감정이 듭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에게 이 영화는 일종의 '전형적인 한국 영화'에 가깝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그 총천연색의 과거 장면들이 이 영화를 계속 아련하게만 보고 싶게 합니다. 이화정 평론가는 이에 대해 "필터를 통과한 듯 바랜 과거는, 청춘의 단절을 가져온 비극적인 사건에도 여전히 꿋꿋하게 또 아름답게 회상할 수 있는 판타지의 공간"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지나가버린 시절, 다시 돌아오진 않을테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언제든 회상 가능한 이 판타지의 공간은 항상 우정에 대한 향수(鄕愁)를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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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지금도 저는 꽤 감정적인 사람이긴 합니다만(겉으로는 잘 티가 안나서 "너 T야?"라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어릴 때는 훨씬 더, 이를테면 '감정 과잉' 상태의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특히 좋고 싫음이 명확해서 좋은 건 좋아서 어쩔 줄 몰랐고 싫은 건 하기 싫어서 난동을 부리는 그런 사고뭉치였죠. 그래서 특히 어릴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전학을 갈 때면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곤 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으로부터 멀어지는 싫은 일이라니!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이란 말입니까! 특히 제가 어릴 땐 무려 초콜릿 한 쪽도 친구와 함께 나눠먹어야 하고, 무려 화장실도 서로 같이 가는 것이 일종의 당연한 문화(?)처럼 자리잡았던 시기였기에 더욱 그랬죠. 하지만 사실 엄청나게 완벽하고 이상적인 친구관계라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나 자신'과 친구는 별개의 존재이기 때문이죠. 친구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에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안생'과 '칠월'의 관계에 더욱 몰입하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화 속 대사가 아직도 저에게 좋은 울림을 주는데요.

"그날 칠월은 한참 울었다. 가명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헤어짐이 슬픈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실망한 것이었다. 안생을 자신만큼 사랑할 수 없어 실망했고, 인생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없음에 낙담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어른이 된다는 건 원래 이런 것이라는 걸."

영화는 굉장히 극적이고 복잡한 사건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생과 칠월의 관계에 애틋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모로 반전이 있기도 하니 이 글을 읽고 여타 정보 없이 한 번 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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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백>

마지막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핫하게 상영관에 걸려 있는 작품입니다. 상영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아 여러모로 아쉽기도 합니다. 

저는 '솔직함'을 굉장히 큰 무기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건 제가 많은 것들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저의 열등감, 부진함 등등을 언제나 좋게 포장하고 싶어하죠. 그리고 아마도 모두가 이런 마음을 한켠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솔직함'은 언제나 큰 장점이자 돋보이는 부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솔직함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두 친구가 서로에게 온전히 기대는 것, 그리고 그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유려한 그림체로 스크린에 잘 그려집니다. 앞서 소개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처럼 이 애니메이션도 원작 만화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참에 저도 한 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영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가 '쿄애니 방화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교토에 위치한 '쿄애니' 애니메이션 회사에 한 범죄자가 방화사건을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가 났던 사건인데요. 저도 이 당시에 교토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거의 한달 간 매번 크게 불이 번진 자료 화면을 뉴스에서 보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이 영화는 무언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두 친구 간의 우정을 담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무고하게 사고를 당하게 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메시지 또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짧은 러닝타임에 꽤 많은 눈물을 쏟으며 나왔는데요, 상영중일 때 극장에서 관람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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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PERSONPERSON - Dance With Me

마침 이 글을 쓸 때 옆에 있었던 친구가 추천해 준 노래인데요, 친구를 주제로 한 글인 만큼 오늘은 친구의 추천을 담은 노래를 들려드립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한 주를 보내시길 바라요!



🤝FOREVER 1

친구, 우정, 소울메이트... 이런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나요? 저 또한 오래된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갑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기숙사 방바닥에 누워 고민을 나누며 잠들었던 밤, 급식이 질려서 선생님들 몰래 중국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던 어느 날, 새벽 3시에 자취방이 가까운 친구들끼리 술집에서 만나 떠들던 6년 전의 새벽 등등. 얼마 전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는데요. 새내기때 만난 친구들과도 벌써 7년 지기가 됐더라고요.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말이죠. 식사를 함께 하는 행위가 관계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해요. 한국인이 식(食)문화를 중요시 해서 그렇다고도 하는데, 우리가 같이 먹은 끼니가 늘어난만큼 이 친구들과도 참 많이 가까워졌구나! 생각했습니다. 철 없고 용감하던(?) 시절에 만난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니 20살의 어느 날처럼 유치해진 제 모습이 그 증거였어요. 

이번 호의 제목인 '우리 우정 포에버!'를 정하면서 소녀시대의 15주년 기념 앨범인 <FOREVER1>생각이 났어요. 이 앨범은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를 오마주한 부분이 많은데요. 타이틀곡의 티저 배경음은 <다만세> 전주를 샘플링한 것이고, 뮤비에서도 데뷔곡의 안무가 등장하는 등 곳곳에 그리웠던 그때를 되돌아볼 수 있는 포인트가 숨겨져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앨범 활동을 하는 동안 멤버들의 표정도 밝고 후련해보였어요. 그래서 노래를 들으면 같이 흥이 오르곤 했죠! 15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건을 함께 겪은 시간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DJ징징이 소개한 애틋하고 특별한 우정과는 약간 결이 다른,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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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올만의 <동급생>을 아시나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동명의 소설도 있지만,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책은 추리소설 <동급생>이 아니고 나치 독일을 배경으로 한 <동급생>이 맞습니다😂마지막 결말이 충격적인 소설으로도 유명해요. 절대, 절대로! 스포를 보지 않고 끝까지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길지 않은 소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어요. ( 이 글에서도 결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이 소설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는 아서 쾨슬러의 서문을 인용하는 걸로 갈음하겠습니다.

"...(중략) 인종 청소를 위해 시체들을 녹여 비누로 만들었던 시기를 다룬 두꺼운 책들이 이제까지 수백 권 쓰였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이 얇은 책이 서가에서 영원히 차지할 자리를 찾아낼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이 책은 나치즘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시절의 독일을 배경으로 합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나 <안네의 일기>등 우리 곁에는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문학/영화가 여럿 있는데요. 193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두 소년-한스와 콘라딘-이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유대인인 콘라딘의 학교에, 그것도 같은 반에 독일 귀족인 한스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시작하죠. 최근 개봉했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처럼 이 책 속에 유대인 학살의 끔찍한 묘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일상적인 장면들을 서술합니다. 한스와 콘라딘은 여느 동급생들처럼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주인공들의 일상에는 서서히 균열이 발생합니다. 이를테면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동급생들끼리의 따돌림이 일어나는 거죠. 밖에서 일어나는 차별, 나아가 살육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요. 

그러자 한스와 콘라딘은 대립합니다. 명백한 대척점에 서 있는 둘의 성장이나 출신 배경처럼, 뒤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말이죠. 과연 이 우정의 끝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둘의 관계를 갈라놓으려고 해도 둘은 우정을 지킬 수 있을까요? 

소설은 점점 더 고조되는 갈등, 그리고 소름끼치는 반전을 지닌 결말으로 독자에게 충격을 안깁니다. 징징이 소개한 작품들에 비해 너무 어두운 소설을 소개한 게 아닌가 살짝 우려되지만^^;; 여운이 긴 작품이니 흥미가 생기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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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김동률 - 청춘(feat. 이상순)

친구 하면 떠오르는 노래를 추천합니다! 20대 후반이 되니 가사가 참 공감이 많이 돼요. 지나간 세월을 돌릴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준 모든 시절 인연들이 떠오르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