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Set, Go!

Ready, Set, Go!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Ready, Set, Go!

방구석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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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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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km짜리 깨달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달리기를 좋아하시나요? 사실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 숨이 차는 것도 별로고, 달릴 때의 자세가 엉망이기도 하고, 뭔가 모르게 뛸 때 자꾸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살면서 제 자의로 달린 기억이 많이 없긴 합니다. (저는 러닝머신도 경보로 걷는 사람임을,,🤣) 근데 가끔 어쩌다 뛰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상하게 싫으면서도 간혹 상쾌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요, 여기에 맛을 들이면 언젠가는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겠죠? 저에게 러닝의 재미에 대해 전수해주실 스승님을 한 번 구해봅니다!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대신에 저는 걷는 것은 무지 좋아합니다. 부산에 있을 때는 동삼 해수천에서 해양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잠시 딴 길로 새자면, 여기가 정말 숨겨진 벚꽃 명소🌸입니다!!) 을, 신촌-홍대에 살 때는 서강대교를, 일본에 있을 때는 에이칸도로 이어지는 철학의 길을, 지금은 또 불광천을! 주기적으로 산책 코스를 정해놓고 주구장창 그 길들을 반복해서 걷다보면 매번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변화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걷기와 관련해 과거 아주 '무모한 도전'을 한 바 있는데요. 바로 '국토대장정'이었습니다. 과 동기의 유혹에 혹해 심지어 저희 학교도 아닌 인천대학교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게 된 저는 햇볕이 아스팔트를 끓어오르게 하는 8월, 강릉에서 인천까지 2주 정도를 걸은 바 있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나 저 자신이 이해되지 않지만 또 장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도전하라고 하면 누가 때려도 도전할 것 같지 않거든요😄 기초 체력이 굉장히 부족했고 지금도 모자란 저는 가끔 걷다가 뒤로 처지면 앞 사람들을 따라가기 위해 조금씩 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굉장히 싫었죠😂 아무튼 그저 정신력으로 완주를 했는데요, 그때 저의 상태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신감 과잉'이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것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에 도취되어 무슨 일을 하던 뭔가 쉽게 풀릴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기묘한 예감에 빠져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 순간적인 상태는 개강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걷기, 나아가 달리기라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목표 - 과정 - 결과가 가장 뚜렷한 활동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기에 달리기는 종종 우리의 삶에 곧잘 비유되곤 합니다. 전에는 그저 시작이 있고 끝이 있기 때문에 인생에 비유되는 것인가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리기의 그 모든 순간들이 생의 여러 파편들에 짜맞춰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달리고 계신 여러분, 달리기를 금방 마친 사람처럼 숨이 차실 테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상쾌함을 곧 느끼게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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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초콜렛 상자와 달리기

달리기와 관련된 영화나 달리는 씬이 명장면인 영화들은 정말 많지만 그 중 단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 <포레스트 검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릴 때 이 영화가 인생영화라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는 했지만 공감은 하지 못했던 저도 이제 어른이 되어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더군요! 특히 대사들이 정말 기억에 남았는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대사는 바로....!

이제껏 자신이 겪은 사람들과 경험들을 반추하며 포레스트는 영화에 끝에 다다라 이렇게 말합니다.

   "(...) 각자의 운명을 따라 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바람(우연)에 휩쓸리며 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 근데 내 생각엔 둘 다 맞는 것 같아.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는 건지도 몰라." 

특히 포레스트 검프의 삶은 이 대사에 담긴 게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걷기도 힘들어 다리에 교정기를 끼고 힘겹게 학교를 다녔던 소년 포레스트가 "포레스트, 달려!"라는 제니의 한 마디로 계속해서 끊임없이 달리게 되니까요. (무려 3년이 넘는 세월을 달리기도 합니다!!)

'인생은 초콜렛 상자에서 무얼 선택할지 모르는 것과 같다'는 명대사 외에도 이렇게 다양한 삶을 관통하는 대사들이 나오는데요. 이런 말들을 곱씹으며 끊임없이 달리는 포레스트를 바라보다 보면 왜 그가 달려야만 했는지, 그리고 달리고자 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포레스트도 이렇게 말하죠.

   "그날 난 아무런 이유 없이 뛰기로 결심했어요. (...) 제가 아무 이유 없이 뛴다는 걸 다들 못 믿더군요."

이 영화는 다양한 실제 가수들이 언급되기도 하고, 그만큼 명곡들이 많이 삽입되었는데요, 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Jackson Brown의 <Running on Empty>입니다. 유명한 곡이니만큼 리메이크도 많이 되었는데요, 아마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버전을 찾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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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우예 런!

몇 년 전, 제가 스웨덴 영화제의 홍보를 맡아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스웨덴 영화인데요, 제목은 <런, 우예, 런>입니다. 여기서 '우예'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이자 실제 배우의 이름(우예 브란델리우스)으로, 이 우예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런, 우예, 런>으로 소개되었으나 원래 영제는 <Spring, Uje, Spring>입니다. 사실 'spring'이 더 강한 느낌이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런'이라고 하는 게 조금 더 힘찬 어감이 잘 다가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우예'는 밴드에서 보컬&키보드로 활동하고 있으며 라디오 DJ를 하기도 합니다. 이제까지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던 우예는 어느날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게 되고, 병원에서 '파킨슨 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병을 고백하는데 망설이는 동안 시간은 점차 흐르고 - 우예의 사람들은 점차 변해가는 우예를 이상하게 여깁니다. 자신 스스로도 병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던 우예는 이내 한 친구의 조언으로 '꿈 폴더'와 '추억 폴더'를 만듭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꿈 폴더에 가득 적어놓고, 그 중 이룬 것들은 추억 폴더로 옮기는 것이죠. 나중에 꽉 찬 추억 폴더를 마주하게 될 때 우예는 어떤 것들을 느끼게 될까요? 그래서 우예는 새로운 일들에 도전합니다. 이제껏 하고 싶었으나 미루고 있었던 스탠딩 코메디에도 도전하고, 함께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시간도 더 자주 보내고, 밴드 활동도 계속해 나갑니다. 이 영화는 자전적인 이야기이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 장르를 취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우예 밴드의 노래는 더욱더 강렬한 느낌을 줍니다. (유투브에서 우예 밴드의 노래 몇 곡을 들을 수 있어요!🎶) 앞서 <포레스트 검프>처럼 여기서도 비슷한 중심 문구가 있는데요, 바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마지막 노래 가사에서도 한 번 더 반복됩니다, "인생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지만. 이제 나의 삶을 돌아보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어느 변곡점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한없이 응원하고 싶어지는 우예의 이야기, 아쉽게도 지금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지만 혹여나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꼭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외에도 스웨덴 영화이니만큼 복지, 인종, 이 영화의 중심 소재이기도 한 장애와 같은 문제들을 여럿 건드리고 있는데요. 이런 주제와 관련해서도 가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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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Yellow Magic Orchestra - Behind the Mask 

'신스팝'으로 유명했던 한 밴드의 노래를 추천 드립니다! 최근 류이치 사카모토의 1주기로 여러 뉴스가 뜨는 걸 보고 생각났어요. 많이들 그의 서정적인 곡들을 떠올리시지만, 이런 작업도 했다는 사실! 역시 이런 신디사이저 사운드는 봄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이 원곡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마이클 잭슨이 리메이크한 노래도 있으니 함께 들어보는 걸 추천 드려요!



🏃On your mark

다들 자신만의 운동 루틴이 있으신가요? 저는 헬스장에 가서 몸을 푼 뒤 유산소 운동을 40분 하는 것으로 그날의 운동을 시작하는데요. 러닝머신에 올라갈때부터 내려올때까지 저만의 룰을 정해두는 편입니다. 물론 자신과의 약속이므로 종종 깨지기도 하고, 꼭 지켜야 하는 강제성은 없지만요! 첫째는 전원을 켜기 전에 양쪽 발목을 두어번 더 돌리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원하는 만큼의 경사를 설정한 뒤 4-5정도의 강도로 20분 걷고, 컨디션에 따라 7-9 속도로 10분을 뜁니다. 그 뒤로 다시 10분을 걷고 또 10분을 뛰고를 반복해요. 이 루틴이 끝나고 나면 쿨다운 모드로 놓고 3분 정도 마무리한 후 웨이트를 하러 간답니다. 쓰고 보니 운동 일지같지만 😂 사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첫 호흡'인 것 같아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어주거든요.

On your mark는 '제자리에, 준비' 같은 신호를 이르는 말입니다. 계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사용하게 되는 말이죠. 이 다음에 바로 'Get, set, go!'를 외치는 게 일반적이겠네요. 언제나 운동을 하기에 앞서 마음 먹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꼭 운동이 아닐지라도, 뭔갈 시작하기에 앞서 달려나가기 직전의 자세로 호흡을 고를 때 가장 긴장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럴 때일수록 달리기가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답니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면 어느새 잡생각은 날아가고 머릿속이 단순해지면서, 기분이 아주 상쾌해져요! 혹시 잡다한 고민으로 마음이 복잡하다면 너무 덥지 않은 이맘때 바람을 맞으며 달려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시간을 내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막상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달려보면 후회 없으실 거예요!

추신: 다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패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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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

런데이 같은 어플로 가볍게 조깅을 시작했다가 재미를 갖게 된 분들처럼, 최근에 달리기에 '진심'이 된 사람들이 입문용으로 읽기 좋은 책이에요. 5km의 가벼운 러닝부터 42.195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의 러닝에 대해 이런 저런 경험담과 꿀팁을 꽉꽉 채웠답니다. 특히 저는 '무릎이 아프지 않게 뛰는 법', '자세가 흐트러질 때의 팁'등을 알려주는 구간이 좋았어요. 초보에게 꼭 필요한데 너무 사소한 부분이라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왕왕 있었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라는 것 자체가 사실 요리나 다른 운동처럼 활자로 다 깨우치기에는 어려운 분야인 건 확실해요. 헬스를 할 때도 PT를 경험해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처럼요. 기구 사용법도 배워야 하고, 내 몸에 맞는 운동법도 알아야 하고 그렇잖아요. 달리기를 할 때도 내 발에 맞는 러닝화를 고르는 법부터 호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을 보다 자세히 배울 필요가 있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이 책이 가진 한계도 분명합니다. 다만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부릉부릉 시동을 걸기 좋아요. 저자의 솔직한 문장들이 곧잘 직관적인 동기부여가 되어주거든요.

「 달리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 맞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달리는, 

    여기에는 정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도 달리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

    즐겁게 즐기면서, 달리기에 스스로 떳떳한 나로 오래 달리고 싶다는 말이다.

    그러려면 내 몸을 건강하게 가꾸는 게 중요하다. 」

- 본문 중에서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도 달리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는 부분, 저는 참 와닿았는데 이 글을 읽는 구독자분들은 어떠신가요? 그때도 계속 달리고 있다는 팩트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달리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느 길로 가든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채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나치게 낡고 닳지 않은 채로요.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다함께 신발끈을 꽉 묶어볼까요! 어떤 속도로 뛰어도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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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넘어지는 건

달리기 얘기가 나왔으니 <런 온>이라는 드라마 얘기도 빼놓을 수가 없네요. 이 드라마에 초반부에 "우리가 넘어지는 건 일어나는 걸 배우기 위함이다"라는 대사가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론 인생을 관통하는 대사라고 느껴졌어요. 너무 부풀린 감상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으나... 작든 크든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 모여 우리의 매일을 만드니까요. 그렇기에 출발선에 선 선겸의 대사는 잔인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육상에는 무조건 스타트를 해야 하는 룰이 있다. 스타트라인에 선 순간, 선수는 선택할 수 있다. 끝까지 질주할 것인지, 애초에 달리지 않을 것인지."

이때 달리지 않는 걸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평온할 겁니다. 계속. 그렇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넘어지는 일도 없을 테고 일어나는 법을 배울 수도 없을 거고,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는 쾌감도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완주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건 여러 모로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렇기에 저는 서툴더라도 일단 시작해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대본집 속 문장들이 좋았습니다. 창피하지만 꼭 끝까지 지켜봐주자고요, 서툴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스스로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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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Beyonce - Freedom 

러닝할 때 듣기 좋은 곡을 추천드립니다. 운동할 땐 역시 에너지가 넘치는 노래를 들어야 힘이 나는 것 같은데요! 이 곡이 딱 지쳤을 때 들으면 새롭게 충전되는 노래입니다. 라이브 무대의 에너지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2018년도 코첼라 라이브 버전도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