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나라에서 온 우리의 오랜 친구들

멍멍나라에서 온 우리의 오랜 친구들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멍멍나라에서 온 우리의 오랜 친구들

방구석디제이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읽음 621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사진 속 강아지는 저희 동네 슈퍼스타입니다.

🏥강아지와 치과의 기묘한 상관관계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에 떠돌이 강아지들이 많았는데요, 그때는 고양이를 보는 것보다 강아지를 만나는 게 더 흔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도시의 경우 길에서 홀로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보기가 힘든데요. 강아지들이 모두 구조되었기를 바라는 다소 낙관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저는 초딩 때 이 떠돌이 강아지와의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피아노인지 태권도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학교를 마치고 털레털레 학원을 가는 길에 저는 하얗고 조그맣지만 뭔가 희번뜩거리는 눈빛을 가진 강아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날따라 길에는 아무도 없었고 항상 학원 앞에 있던 떡볶이 트럭도 왜인지 없었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엄청나게 불길한 직감을 느낀 저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미친 듯이 도망을 갔는데요, 그 쪼그만 애가 어찌나 목청도 좋은지 왈왈거리며 달려오더군요! 계속 넘어질 뻔하면서 겨우겨우 우다다 달리다가 이대로는 승산이 없어서 근처에 있던 건물 2층으로 대피를 했습니다. 그 건물 2층에는 치과가 있었는데요, 특이하게도 '아래 아'로 쓰여져 있었는데, 당시에는 촘치과인지 참치과인지 읽을 수 없었던 그런 치과였습니다. 다행히 마침 근무중이던 간호사분이 저를 구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유리문 앞에서 저를 노려보며 짖다가 아쉽다는 듯이 돌아갔던 그 강아지,, 아마 그 해에 그만큼 심장이 빨리 뛴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득 궁금하네요, 그 강아지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때 그 간호사 언니의 얼굴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종이컵에 따뜻한 차를 줬던 기억은 선명합니다. 조금 뜬금없지만,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연이 없을 것만 같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자란 저에게는 이 말이 참 소중하게 다가오고, 가끔 하얀 강아지를 볼 때마다 치과를 떠올립니다. 강아지를 보며 치과를 떠올릴 사람은 아마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테지요! 그래서 저는 강아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히려 작은 체형의 강아지보다는 큰 강아지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뭔가 작은 강아지들이 더 용맹하더라구요,, 

아무튼 강아지를 키워본 적 없는 저는 강아지에 대한 추억(?)이 이런 것밖에 없지만, 강아지를 키우셨거나 지금 키우시는 분들은 수많은 추억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명절이면 만나게 되는 가족은 사람이 아닌 생명들도 있겠지요! 모쪼록 강아지들도 맛있는 걸 많이 먹었길 바랍니다!

-

🐕비인간 배우들을 위하여

작년 한 사극 드라마에서 말을 데리고 넘어지는 낙마 연출을 하다가 동물권 단체에 의해 동물학대로 고발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올해 초 이 소송에 대한 결과가 나왔고, 제작진은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선고 이후 피고의 반응과 관련한 뉴스들이 굉장한 분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사극 드라마는 한국에서 가장 큰 방송사 중 하나인 KBS에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서 굉장히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점점 영화의 장르가 확대되고 소재들이 다양해지는 만큼 인간 외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을 존중할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그런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에서 동물과 함께 촬영하는 경우 미리 '사전에 전문가와 함께 촬영하였습니다' 등과 같은 문구를 붙이기도 하는데요. 과연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한지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문구가 우리의 모든 의문과 의심을 제압하는 위력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제작자의 면피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 동물권이나 윤리와 관련된 이슈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으며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된 영화들도 매우 많은데요, 유투브 등에서는 관련된 단편영화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특히 동물/환경 영화제 등에 가시면 이와 관련된 영화들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동물과 인간은 백프로 소통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동물과 함께 영화를 찍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요즘에는 CGI 기술이 발달했기에 굳이 동물들을 데리고 촬영하지 않아도 되기도 합니다.) 또 만약 비인간 배우를 섭외해 영화를 만든다면 그에 대한 마땅한 대우가 있어야 되겠지요! 저는 최근 소소하게 핫한(?) 영화 <추락의 해부>를 보고 왔는데요, 죽는 연기를 하는 강아지 '스눕'이 등장합니다! 그 씬을 보면서 어떻게 촬영했는지 너무 궁금해 이후 찾아보니 '스눕'(본명은 메시)이 직접 방송에 나와 그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결국 멍멍국 출신의 이 '연기의 신'은 최고의 상인 ‘팜도그상(Palm Dog Award)’을 수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비인간 배우들이 스크린 너머에서 행복하게 연기활동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강아지들의 나날

이번 주제를 정하고 나서 문득 강아지가 주연인 한국영화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마음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이 있습니다. 저는 최근 이 레터메일을 구독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징징 DJ가 소개해주는 영화 중에 볼 수 없는 영화들이 많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침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인 영화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영화 <도그 데이즈>는 '도그 데이즈'라는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얽혀있는 여러 강아지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강아지를 사랑함으로써 맺어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희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굉장히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다들 연기가 훌륭해서 큰 위화감 없이 영화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또 비하인드 영상을 찾아보니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강아지에 대해 애틋한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더 잘 그려졌던 것 같군요. 사실 영화를 보고 살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처음에 대략 이런 스토리겠지~ 했던 부분들이 조금씩 비틀려서 나타나고, 그럼으로써 과거의 한국 영화들에서 종종 엿보였던 단점들을 보완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영화를 보신다면 (스포 때문에 자세히 말하지 못했던) 저의 생각에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강아지들이 열연을 펼치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차장님'이라는 강아지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분이 이 영화에서 '팜도그 상'을 주고 싶은 강아지는 누구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최근 다시 많은 영화들이 개봉되고 있는데요, 최근에 영화관을 간 적이 없는 분들이시라면 오랜만에 극장을 찾을 영화로 추천 드립니다! 강아지에 대한 추억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가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

🎵오늘의 노래: heyden - let's play tug 

강아지를 위해 태어난 노래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저도 나중에 여건이 되어서 반려동물이 생긴다면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겠지요!



<마루는 강쥐>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여러분은 강아지를 좋아하시나요? 요즘 초면에 묻고 답하는 여러가지 질문들 중 (예: mbti...) 고양이파 vs 강아지파 가 있더라고요. 저는 강경 강아지파인데요! (그렇지만 고양이도 사랑입니다) 아쉽게도 DJ 징징처럼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첨부하진 못했어요. 저는 어릴 때 시고르자브종과 차우차우, 진돗개를 키웠는데요. 안타깝게도 교통사고 등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친구들이 생기고부터는 이별이 두려워서 강아지를 다시 키울 엄두를 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을 보는데, 입이 짧은 단두종 강아지들이 강아지 사회에서 외모적으로 차별을 받는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진짜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엄청난 과학적 근거를 발견하진 못했지만, 강아지들 사이에서도 서로 외형의 다름을 느낀다는 견주분들의 증언은 와르르 쏟아지는 걸 보니 아예 근거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단두종 강아지들과 대척점에 있는, 장두종 강아지들 중 그레이하운드 계의 유명인사 '율이'를 아시나요? 인스타나 유투브에서 한번쯤 보셨을 '미친 강아지'의 주인공인 우리 킹율이는요. 제 출퇴근길의 웃음을 책임지는 소중한 존재랍니다. 주인과 똑닮은(!) 성격으로 보는 이들의 입꼬리를 들썩거리게 만들어줘요. 최근 율이는 강형욱 훈련사의 유투브 콘텐츠인 '견종백과'에도 출연했습니다. 평소 말썽꾸러기로 유명한데 방송에서는 조용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런 걸 보면 제가 소제목으로 꼽은 말처럼 '세상에 나쁜 개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명의 프로그램에서도 개들이 그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잖아요. 강아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것, 혹은 더욱 제대로 컨트롤하는 것이 참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는 말은 종종 곧 세상의 모든 개는 사랑스럽다, 와 동일하게 읽힐 때도 있어요. 위에서 언급한 율이라는 친구 외에도 요즘 제 피드를 점령한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저처럼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 강추! 언제 들여다보아도 큰 웃음 보장해주는 귀여운 친구들이에요 😘

@pochaacccoo : 산리오 캐릭터들 중 '포차코'와 똑닮은 진짜 포차코가 나타났다! 

@lulu_mix : 보고만 있어도 웃음 나는 털뭉치 '룰루'를 만나보세요.

@king_yul2 : 잔뜩 웃고 싶은 날 추천. '킹율'을 소개합니다.

-

✋나 사람 됐다 짱이지. 이 손을 봐 대박임.

이번 호의 메인 주인공! '강아지'와 관련해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입니다. 추가로 웹툰인 <마루는 강쥐>도 함께 소개하려고 해요. 우선 <세나개>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더욱 유명한 책인데요. 저는 이 책의 소개 문구에 주목해보고 싶습니다.

(중략) 세상에 나쁜 개는 없으니까요. 사실 강아지들에게 근본적으로 악한 의도나 행동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습니다. 다만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에 불편한 행동이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애초에 나쁜 개가 아니었던 만큼 그런 행동도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중략)어쩌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변화를 원할 때, 혹은 상대방과 소통을 원할 때 분노와 폭력 보다는 이런 평화롭고 배려심 있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반려견에 대한 책일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책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독자들께서 이 책을 덮으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소통과 배려가 우리 사람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었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강아지들을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진정한 '소통과 배려'라는 것을 한 번 더 곱씹게 되는 부분입니다. <마루는 강쥐>라는 웹툰에서는 갑자기 사람이 되어버린 강아지 '마루'와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반려동물이 말을 하면 이랬을까?' 싶은 장면들이 있어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답니다. 특히 주인이 좋아하던 물건이나 장소를 기억한다든가 하는 장면들은 우리가 이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해주기도 하더라고요.

세나개는 책으로 읽으면 개별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추천해요. 책장을 덮고 나면 역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아가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상대를 진정으로 배려하고 소통하고자 할 때 강아지들과의 오해를 푸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오해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단 깨달음도 얻게 되고요. 

-

🎵오늘의 노래: W&Whale - R.P.G Shine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요즘따라 이 가사가 마음에 꽂히더라고요.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단 흐릿해도 흥미롭게 살고 싶은 날에 들어보시면 어떨까요?

login-nudge
아티클 읽고 지식을 쌓았어요
매일 똑똑해지는 습관 만들어드릴게요
로그인 하기
시리즈51개의 아티클

방구석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