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여득운(龍如得雲)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용여득운(龍如得雲)
🐲龍 & Dragon
여러분, 혹시 ‘포켓몬스터’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들을 모으고 분석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즐겨 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포켓몬 GO를 하고 있는 제 하우스메이트를 이길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저는 ‘망나뇽’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습니다. ‘미뇽’에서 ‘신뇽’으로, 그리고 또 이 ‘신뇽’이 진화하면 바로 ‘망나뇽’이 되는데요.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가끔 포악한 성격 때문에 이 ‘망나뇽’이라는 이름을 망나니(?) + 용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래 의미는 ‘망망대해를 나는 용’입니다. 이 망나뇽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진화 초기 단계인 미뇽과 신뇽에서는 동양의 용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망나뇽으로 진화하면서 서양의 용에 가까운 모습이 된다는 것입니다. (역시 포켓몬스터의 세계관은 그 개연성 없음이 매력 포인트인 것 같군요😊)
상상 속의 동물이라 그 아무도 확실하게 구체적인 형상을 내세울 순 없지만, 아주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龍과 Dragon은 꽤 정형화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것은 동양의 용은 상서로운 동물로 그려지는 반면, 서양의 용은 대체로 해치워야 할 괴물의 형상이라는 것입니다. 둘 다 파충류에서 그 형상의 기원을 시작하는 바, 동양의 용은 물의 속성과 결합되어 그저 동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 나아가 신과 같은 존재로 묘사되곤 합니다. 어렸을 때 집에 있던 아주 두꺼운 <꿈해몽>이라는 책을 좋아했는데요, 비록 저는 꿈을 잘 꾸는 편은 아니지만 그 책 속 꿈들이 굉장히 기발하고 또 그 해석이 신기해서 가끔 심심할 때마다 뒤적거리곤 했습니다. 책에서 보았던 것처럼 ‘용’에 관한 꿈들은 대체로 아주 긍정적인 해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용이 하늘을 날며 포효하는 꿈”의 경우 하는 일에서 대성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해석이 있는데요, 이 꿈을 꾸는 모두가 각자 저마다의 ‘용’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아무래도 기독교의 색채가 문화 전반적으로 짙다 보니 ‘뱀’을 연상시키는 듯한 드래곤은 부정적이면서도 불길한 뉘앙스를 주게 됩니다. 그렇기에 동양의 용은 ‘이무기’에서 시작되는 성장 서사와 함께 신비로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반면 서양의 용은 대체로 불을 내뿜는 재해의 이미지와, 인간의 용맹함을 돋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퀘스트(?)로서 취급되는 서사(설화, 전설 등)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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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용이
하지만 동양의 용이 언제나 ‘길’(吉)을 상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반례로 소위 ‘꽝철이’라고 불리는 ‘강철이’가 있습니다. 저는 ‘꽝철이’의 어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꽝철이’로 소개하자면.. 한국 설화에 나오는 일종의 괴물로, 용이 되지 못하고 타락한 이무기나 혹은 불을 다루는 용(대체로 동양의 용은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을 뜻합니다. 몇 년 전 네이버에서 연재되었던 <도롱이>라는 웹툰에도 이 꽝철이 캐릭터가 나오는데요, 용이 있는 세계관에서 ‘이무기’를 도축하는 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재미있으니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그리고 서양 용 중에서는 독일의 ‘Wurm’이 있는데요, 영어의 Worm에 해당하는 단어로, ‘벌레’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독일의 ‘Wurm’의 경우, 서양의 일반적인 드래곤과 다르게 눈에 띄는 단어가 없는, 마치 벌레 – 나아가 동양의 용(뱀과 비슷한)에 가까운 형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진 않은 듯 하군요! 용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 분분한 ‘살라맨더’라는 존재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대체로 ‘불’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에는 양서류 중에 한국에서는 도롱뇽이라 불리는 아이들이 이 ‘Salamander’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저는 양서류를 좀 좋아하는 편이기에 가끔 살라맨더나 개구리를 검색해서 보곤 합니다,,,
이렇게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은 다른 듯 하면서도 굉장히 가까운 친밀성을 가진 존재인데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상상의 동물이 서양과 동양에서 동시에 탄생하게 되었다니,,,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의 인간들은 글로벌한 지구촌 사회(?)에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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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용의 세계로
‘용’하면 아무래도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없죠. 드림웍스의 대표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입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인데요, ‘길들이기’라는 단어에 조금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는 바이킹 사회이므로 용을 길들여서 타고 다녀야만 진정한 전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소설 원작이 있습니다) 기존의 스테레오 타입을 깨는 시도들이 여럿 보입니다.
특히 주인공 ‘히컵’, 족장의 아들로 장차 이 부족의 리더가 되야 하는 소년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용맹한 전사들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타파하고자 전설의 용을 찾아다니던 중, ‘투슬리스’라는 이름의 용을 만나게 되고 그 용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이 용 또한 아주 포악하다는 악명과는 다르게 굉장히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신체적 결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에 히컵을 만나게 되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시리즈는 대체로 훌륭하게 서사가 짜여져 있어서 모든 시즌이 호평을 받는 편입니다. ‘용’이라는 서양의 적대적인 괴물이 인간의 동료가 되고, 나아가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드래곤’ & ‘전사’에 대한 이미지가 확장되는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 드립니다! 혹시 보셨던 분들도,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보시면 그때 그 추억의 감정들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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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G-Dragon - Butterfly (ft. Jin Jung)
제가 아는 용 중 가장 대중적인 용의 숨겨진 노래를 소개드리며,,, 뮤비가 꽤나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라 오늘의 레터와도 잘 어울릴 것 같군요!
🐉청룡과 청룡열차
올해인 갑진년은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청룡’이라든가 ‘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놀이공원 가는 걸 참 좋아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청룡 열차’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좀 더 심도 깊은 생각이면 좋겠지만 별 수 있나요.
아무튼, 청룡열차는 왜 롤러코스터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을까요? 사실 요즘은 티익스프레스라든가, 독수리 요새라든가 다른 이름도 많으니까 롤러코스터하면 청룡열차부터 떠올리지는 않으실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청룡열차를 들었을 땐 바로 롤러코스터! 하고 연상이 되니까요. 실제로 청룡열차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설치됐던 롤러코스터로, 서울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의 1세대 롤러코스터였다고 합니다. ‘호츠키스’나 ‘대일밴드’처럼 무언가의 이름이 고유명사화된 느낌이죠.
오래된 세월만큼 그 이름 속엔 각자의 추억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린이날 부모님과 손을 잡고 대공원을 찾았던 기억이나, 태어나 처음 타본 놀이기구가 청룡열차였다는 공포 그 자체인.ssul 들도 넘쳐나더라고요. 저는 어땠나 돌아보니까 저도 옛날옛적에 경주월드에서 비룡열차(청룡열차 친구같은 이름이죠^^?)를 타고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그래서 저희와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위해 청룡열차를 스크린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갖춰진 ‘용, 날아오르다’ 특별전이 열린다고 합니다. 직접 타는 체험은 아닌지라 조금 시시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전시는 3월 3일까지 이어지니 혹시 궁금하시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추천해요! (방구석 DJ는 아직!! 광고를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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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과 판타지 이 둘의 만남 기쁘다
드래곤, 그러니까 용이 등장하는 소설이라고 하면 역시 이영도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인 <드래곤 라자>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후치와 마을을 위협하는 드래곤 ‘아무르타트’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데요. 드래곤을 정벌하러 떠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수도로 떠나는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그리고 있습니다. 이영도 작가님이 워낙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매력적인 세계 속으로 훅 빨려들어가실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판타지 소설의 매력은 ‘환상’을 이야기하지만 그 속의 인물 관계나 서사 전개는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떠올리게 한다는 것! 즉, 나와 아주 거리가 먼 이야기인줄 알았던 소설이 내 일상 속 어느 부분들을 툭툭 건드리며 내게 말을 걸어온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결국 끝없이 이어지는 모험과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와 ‘타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전혀 다른 종족과 인간에 대해서도. 또 신비한 생물인 드래곤 그 자체에 대해서도요.
사실 저도 용이 등장하는 소설을 쓰려고 작년 말부터 이것저것 설정과 플롯을 짜보고 있답니다. 쑥쓰럽지만 방구석 DJ를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이 이야기는 ‘용’의 아들인 ‘A’가 죄를 지어 인간세계에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A는 입에 물고 승천한 여의주를 천계에 도착하자마자 잃어버렸기 때문에 고된 형벌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 형벌은 바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재앙’ 그 자체로 군림하는 벌이었어요. 즉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A가 존재하는 그 모든 곳에 파멸이 들이닥친다는 설정! 일례로 도입부에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홍대 근처에서 전단지 알바를 시작했는데, 동교동 삼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기만 하면 그날 근처에서 난 교통사고만 평소보다 1.5배가 증가했다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답니다.
그러다가 A는 함께 있으면 자신이 불러오는 ‘화(禍)’를 없애주는 B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A에게 닥친 상황이 여러모로 변화하기 시작하고.. 또 어떻게 어떻게 둘은 이 ‘특별한 인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답니다.
이 이야기도 결국은 판타지적 상상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일상 속 관계와 인연을 이야기하고 싶어 시작한 것 같아요. 언젠가 완성된 이야기를 들려드릴 그 날을 고대하며 저도 열심히 이야기의 매듭을 짓기 위해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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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優里(유우리) - ベテルギウス(베텔기우스)
너~무 유명해져버린 노래지만 오늘따라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곡! 가사를 찬찬히 뜯어보며 들으면 더 좋은 곡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