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급! 책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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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lreview

'책'임

✨탈무드 급! 책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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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다섯째 주]

연금술사

✨'탈무드 급!' 입니다


가끔 이 책을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이런 말을 덧붙이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꼭 한 번 읽어보세요"

누군가 내게 이유를 물은 적 있다.

"이 책이 왜 좋아요?"
"저 같아서요."

선물을 뜯지 않은 사람은 영원토록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은 의미를 이해한다. "맞네. 너 답다."

드디어 <인생우화>를 소개할 때가 왔다.

🤡 멍청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살 때 벌어지는 일


책의 시작은 이렇다. 

두 천사가 있었다. 점점 지혜로운 자가 줄어들고, 어리석은 자가 나날이 늘어가는 세상. 

이 세상이 걱정된 신은 두 천사를 불러 각자 미션을 전달한다. "넌 지상에 내려가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마을과 도시들에 골고루 흩뿌려라." "그리고 넌 지상에 있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와라. 내가 지혜롭게 교육을 시키고 내려보내야겠다!"

첫 번째 천사는 임무는 무난한 성공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천사는 골머리를 썩였다. 어리석은 영혼이 너무 많고, 자루에 넣자 몹시 저항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천사가 자루를 들고 산 정상을 넘는 순간, 소나무의 뾰족한 솔잎에 찔려 자루 밑이 찢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일제히 쏟아져 산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됐다.

헤움.(헤다 : '어려운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다.') 천사의 실수로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모인 곳. 이곳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스포일러 2개



🧑‍🎓 탈무드 껍!


류시화 작가는 이런 말을 책에 담았다.

서울대학교 팩트체크센터에서 인턴을 했었다. 일을 하면서 여러 고민이 있었다.

예컨대 이런 것이었다. 

  • 세상에 진실이 있는가. 

  • 사실과 진실의 차이는 무엇인가. 

  • 진실은 공평한가.

이런 질문들에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채 인턴은 끝났다.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은 '진실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사실을 기반으로, 진실에 접근하여, 보고 들은 것을 널리 퍼트리는 사람이다. 철저한 '지략가'이자 '전달자'여야 한다. 

즉, 사실 너머의 진실이 멀쩡하게 존재하며, 그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진실을 고스란히 옮겨 박물관에 전시하듯 모두가 구경/향유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어떻게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가'다.

일반적으로 배우는 저널리즘의 원칙은 '다수의 사실을 조립하여, 진실이라는 퍼즐을 맞추라'는 것이다. 이때, 진실의 전제는 사실이다. 퍼즐 조각인 '사실'이 있어야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방식은 이와 전혀 다르다. 사실 따윈 없다. 완벽한 허구들의 투성이다. 그럼에도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엉뚱한 우화를 통해 진실에 접근한다.

그러므로 대단히 비논리적이다. 앞뒤가 안 맞는 말 투성이다. 어떤 이들에겐 "이딴 게 무슨.."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우화를 읽는 건, 어느 순간 번뜩이는 깨달음 때문이다. 'A-B-C-D'이므로 E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 아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L-I-K-? 일 때, ?가 E라는 것을 번뜩이며 깨닫게 되는 그 찰나의 순간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엉뚱하다. 하지만 진실이다. '엉뚱한 진실'은 '동그란 세모' 같은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 아니다. 역설도 아니다. 분명한 진실이다. 포장지만 색다를 뿐이다.

유대인들은 이를 교육의 방식으로서 활용했다. <탈무드>는 이러한 번뜩임을 줄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었고, <인생우화>는 그 <탈무드>와 유사한 방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어느 순간 '내 모습'이, '우리 사회'가 겹쳐 보인다. '나무'를 '비'라며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걱정 대신맨'처럼 쓸데없는 걱정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그리고 이 책의 진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저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

내 인생도 이와 같기를. 이 책을 읽은 이들이 웃다가 번뜩이는 깨달음을 얻길.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번뜩이는 깨달음으로 호응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려치기를 좀 하자면) '탈무드'급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뜬금없지만, 이번 설 연휴 때 '강식당' 전 회차를 돌려보다가, '박보검급 게스트'를 말하는 강호동이 떠올랐다.

출처 : tvn

  • 제목 : <인생우화>

  • 저자 : 류시화  

  • 그림 :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 출판 : 연금술사  

  • 발행 : 2018.07.30.  

  • 가격 :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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