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가보자. 첫 완주
작성자 쌀알
커서 뭐가 되려고.
지역으로 가보자. 첫 완주
소거법 인생 다음 보기, 지역에서 살기.
내 인생은 소거법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여러가지 보기를 두고 같으면서도 다른 인생을 살았다.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기엔 내가 달라진 것이 없고 다를 것 없는 인생이라고 하기엔 하기엔 내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 첫 여름, 완주. 처음 가보는 지역이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도 가 본 적도 없는 낯선 곳.
완주에 가게 된 건 쉐어하우스 때문이었다. 살려면 집이 있어야 하는데 한 번도 혼자서 집을 구해 본 적이 없던 나는 어디를 가든 집이 문제였다. 내가 살 집을 구할 자신도 이곳에 오래 자리를 잡고 살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쉽사리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알게 된 완주의 쉐어하우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집을 공유하나 보다. 잘 곳이 생겼으니 갈 곳은 정해졌다.
쉐어하우스 신청은 메일로 접수하고 그 후 면접 시간을 잡고 온라인으로 면접을 봤다. 그때는 회사에 다니고 있던 터라 면접을 위해 완주로 갈 수가 없었다. 이 회사는 연차 따위는 없었고 입사 1년 후 우기고 우겨서 받아낸 반차는 목요일 오전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4월 30일 마지막 근무를 하고 5월 1일에 짐을 싸고 5월 2일에 그 짐을 들고 완주로 갔다.
떠나는 날에는 아버지가 차로 태워주셨다. 어머니도 조수석에 앉았고 나는 아버지 뒷좌석에 앉았다. 할머니 집에 가듯이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완주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왔다 갔다 부모님이 고생을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날 내려주고 가는 길에 많이 우셨다고 했다. 집을 떠나는 일이 처음이 아니었는데 빈 마음을 눈물로 채우셨나 보다.
울지 마세요... 금방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
✨🌞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는 달.
첫 여름, 완주의 삶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