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기업의 마케팅에 아기들이 죽어간 이유

네스퀵, 킷캣, 네스카페, 프루팁스, 폴로…어린이들이 참 좋아하는 음식들이죠. 모두 하나의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인데요. 어린이용 우유와 분유, 음료와 과자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다국적 기업, 네슬레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의 악행으로 최초의 대규모 불매운동이 일어나‘분유(모유 대체 식품) 판매에 대한 국제 규약’이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프리카 대규모 영아 사망 사건

먼저 네슬레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프로모션으로 분유를 무료로 나누어주었어요.
분유를 먹으면 유럽의 어린이들처럼 건강하게 자란다는 이야기를 믿은 엄마들은
공짜 분유 샘플을 받아 아기들에게 먹였습니다. 그런데, 분유를 먹은 아기들이 설사와 구토를 하며 죽어나가기 시작했어요. 분유를 먹이는 젖병을 소독해야 하는데, 당시 아프리카 대륙 대부분의 지역에는 젖병을 소독할 주방 시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네슬레가 무료 프로모션을 중단한 다음부터 시작됐는데요. 엄마의 젖은 아이가 정기적으로 빨지 않으면 말라 버리고, 더이상 젖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돼요.무료 분유를 먹는 동안 젖은 이미 말라 버렸는데 네슬레가 올린 높은 분유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아기에게 모유도 분유도 줄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수많은 아기들은 영양실조로 죽어나갔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칠레 군사 반란 및 대통령 사망 사건 1970년 남미 칠레 대통령이었던 살바도르 아옌데는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어린이 건강에 관심이 많았어요.특히 영유아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5세 미만 아동들에게 무상으로 분유를 제공하는 공약을 추진했습니다.

이 정책를 강하게 반대한 세력이 등장했는데, 바로 중남미 분유 시장을 장악했던 네슬레였어요. 무상으로 분유를 제공하면 소비자들이 더이상 분유를 구매하지 않아 큰 손해를 입을 거라 생각한 거죠.

네슬레는 미국과 유럽 강대국의 정부에 로비를 벌여 아옌데 정권을 압박했습니다. 당시 칠레의 가장 큰 돈벌이 수단은 광산에서 채굴한 구리를 수출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구리를 모두 풀어 구리 가격을 폭락시켰고 이 때문에 칠레는 경제적으로 큰 곤란을 겪었어요.

결국 아옌데는 1973년 군사 반란에 의해 정권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는 반란군에 맞서 직접 총을 들고 항전했지만, 반란군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규모 불매 운동의 시작


1974년 영국 시민 단체 ‘빈곤과의 투쟁’은 <누가 아기를 죽이는가?>라는 소책자를 통해 이런 네슬레의 악행을 모아 고발했습니다. 독일의 시민단체 제3세계행동그룹도 <네슬레가
아기들을 죽이고 있다>라는 문서를 발표했고, 1977년 미국의 엄마들은 ‘국제어린이식품행동’과 '분유행동연합’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분유행동연합은 '네슬레는 미온적인 개선이 아니라, 아프리카 영아 사망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네슬레 불매운동을 일으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네슬레 불매운동은 호주, 뉴질랜드, 유럽으로 확대되었고, '국제네슬레보이콧위원회'가 만들어졌어요. 이는 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국제 불매운동 연합체인데요. 처음에 안온한 태도를 보이던 네슬레는 결국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분유행동연합 등과 오랜 협상을 통해 더이상 공격적인 분유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그럼 문제가 해결된 걸까요? 🤔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국제적인 악행에 이어지는 비판


아프리카의 서부의 코코아 농장에서는 고된 노동이 시달리며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있어요.이 코코아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네슬레는 아동 착취를 묵인한 혐의로 피소되기도 했습니다. 팜유를 위해 과도한 벌채로 원시림을 황폐화시켜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한다는 비판도 받았죠. 코코아버터 대신 오일을 써서 소송을 당하기도 하고, 규제가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 판매하는 분유에만 많은 설탕을 넣는 등 차별 문제도 계속되었습니다.

어린이가 먹는 음식으로 돈 버는 기업들에 불매와 감시가 더 많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 홀로 불매하고 있던 기업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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