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LY] 2026년은 히트 곡을 어떻게 발굴하는가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Atlantic Records
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도미닉 파이크의 ‘Babydoll’이 8년 만에 첫 톱 10에 오르다
도미닉 파이크의 ‘Babydoll’이 핫 100 차트 13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그의 첫 톱 10 히트 곡이다. 2018년 데뷔 EP ‘Don’t Forget About Me, Demos’에 실린 곡이 발매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Babydoll’의 재발견은 올해 2월 틱톡에서 시작됐다.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면서도 자조적인 가사, 기타 연주와 그루브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다양한 상황의 영상에 널리 쓰였다. 덕분에 이 노래를 발견한 사람들이 늘어나며 2월 21일 자 핫 100 차트 97위로 데뷔했다.
도미닉 파이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월 27일 또 다른 신곡 ‘White Keys’와 함께 ‘Babydoll’을 싱글로 재발매했다. 3월 5일에는 세차장을 통과하는 차 안에서 기타를 치는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3월 14일 자 차트에서 33위로 톱 40에 들었고, 3월 28일 자에서 19위로 톱 20의 벽을 넘었다. 이 무렵에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1위까지 올랐다. 4월 18일 자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2위였다. 이와 함께 ‘Babydoll’은 라디오 성적을 천천히 쌓아가기 시작했다. 7월 4일 자 라디오 송 차트 48위로 데뷔했고, 이번 주 해당 차트 순위는 5위다.
‘Babydoll’은 도미닉 파이크가 경찰관 폭행 혐의로 기소돼 가택연금 중 녹음한 여섯 곡짜리 데모의 일부였다. 이후 그가 수감되면서 2017년 12월 당시 매니저가 이 곡을 대신 공개했고, 여러 음반사 사이의 계약 경쟁이 벌어졌다. 도미닉 파이크는 2018년 출소 후 컬럼비아 레코드와 400만 달러 규모의 레코딩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계약금 일부를 마약 중독으로 감옥을 드나들던 어머니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에 사용했다. 그가 ‘Babydoll’ 가사에 쓴 부모님에 대한 언급은 현실 그대로다.
도미닉 파이크는 개인적인 환경을 재능으로 극복하고,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 합류해 연기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Babydoll’은 순간의 화제성이 아니라 노래 자체의 에너지로 세상에 처음 나온 지 8년, 차트 데뷔 8개월 만에 톱 10 히트 곡이 됐다. 그리고 10월 30일에는 세 번째 앨범 ‘How To Quit Smoking’이 나온다.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새 앨범이 나오자마자 들을 것이다.
애쉬가 ‘Stop The Wedding!’으로 첫 톱 40에 진입하다
애쉬(Ashe)의 ‘Stop The Wedding!’이 빌보드 핫 100 차트 48위에서 34위로 급상승했다. 해당 차트에서 그의 첫 톱 40 진입이다.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10위,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는 6위에 올랐다. 두 차트 모두에서 그의 첫 톱 10을 달성했다.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에서는 진입 52주째에 3위로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해당 차트는 핫 100 또는 빌보드 200 차트에서 25위 이내에 든 적이 없는 신진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1년 넘게 머문 끝에 3위 안에 든 아티스트는 올해 타이 마이어스에 이어 두 번째다.
애쉬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2019년 발표한 ‘Moral of the Story’ 덕분이다. 이 노래가 2020년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에 삽입되면서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 2위에 올랐고, 그의 첫 핫 100 진입 곡이 됐다. 이후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냈지만 뚜렷한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2025년 ‘Moral of the Story’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피니어스와 함께 더 페이버스(The Favors)라는 이름으로 낸 앨범 ‘The Dream’이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주었다.
더 페이버스의 앨범은 197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팝과 록 스타일로 로맨스 영화의 사운드트랙 같다는 평을 얻었다. 애쉬의 새로운 스타일은 오케스트라 팝으로 아바와 카펜터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극적인 구성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접근은 유지한다. 곡 중간에 템포를 바꾸며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Stop the Wedding!’이 대표격이 되는 이유다. 이 노래는 틱톡에서 ‘결혼을 취소해야 할 만큼’ 심각한 연애의 위험 신호를 경고하는 주제의 쇼츠에 쓰이며 상승세를 탔다.
10월 16일에는 ‘Stop The Wedding!’을 포함한 새 앨범 ‘The Girl Of Your Dreams’가 나왔다. 이번 주 빌보드 차트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영국 차트에 85위로 데뷔하는 등 좋은 출발을 알리고 있다. 애쉬의 영국 앨범 차트 첫 진입이다. 애쉬가 곧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를 졸업하길 기대해본다.
‘빅토리아 시크릿 쇼’, 차트를 움직이다
10월 1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런웨이뿐 아니라 음원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다시 증명했다. 2019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중단되었던 쇼는 3년 전 부활했다. 예전처럼 TV 방송으로 생중계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해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는 전년보다 약 33% 늘어,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었다.
테이트 맥레이는 런웨이에 올라 2025년 곡 ‘Sports Car’와 신곡 ‘Housewife’를 불렀고, 안무와 워킹 영상이 곧바로 소셜 미디어에 퍼졌다. ‘Sports Car’의 미국 일간 스트리밍은 쇼 당일 44만 6,000 회에서 다음 날 60만 7,000회로 36% 늘었다. ‘Housewife’는 227만 회에서 326만 회 이상으로 43% 뛰었다. ‘Housewife’는 테이트 맥레이의 네 번째 앨범 시대를 여는 중요한 싱글이다. 이 노래는 10월 15일 발매되었고, 다음 주 차트 데뷔가 예상된다. 패션쇼 이후로도 주간 성적 집계 기간은 4일이나 남아 있었다. 패션쇼가 스트리밍에 일으킨 파장이 이 노래의 데뷔 순위에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은 중요하다. 다음 주 차트에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Expectations’에 채플 론이 참여한 리믹스 버전, 잭 브라이언과 라나 델 레이가 함께한 신곡 ‘Lies’ 등 대형 아티스트들의 화제작이 한꺼번에 최상위권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수혜는 무대에 오르지 않은 가수에게 돌아갔다. 제이드의 2024년 솔로 데뷔 곡 ‘Angel of My Dreams’다. 이 노래는 카일리 제너의 판타지 브라 워킹에 쓰이면서 쇼 당일 1만 8,000회 수준의 스트리밍이 이후 28만 4,000회 이상으로 1,434% 급증했다. 10월 21일에는 스포티파이 미국 일간 차트 197위로 처음 진입했다. 발매 2년 3개월 만이다. 환상적인 등장 신에서 올해의 ‘엔젤’을 선언하는 듯한 신비로운 보컬도, 힘찬 워킹이 시작할 때 나오던 댄스 비트도, 따로 만든 리믹스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모두 원곡에 그대로 있다. 가끔 어떤 노래는 너무 일찍 나왔다가 뒤늦게 자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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