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LY] 테일러 스위프트와 드레이크의 새로운 공식

[THE WEEKLY] 테일러 스위프트와 드레이크의 새로운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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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Republic Records, Focus Fotografia, Simone Joyner /Getty Images for ABA

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테일러 스위프트, 2주 연속 차트를 지배하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The Life of a Showgirl’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4주째 1위를 기록했다. 이 앨범은 4곡을 추가한 디럭스 재발매로 지난주 차트에서 9개월 만에 정상을 되찾은 바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앨범 15장으로 차트 1위 통산 100주라는 이정표를 세운 두 번째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는 솔로 아티스트 중 최다 기록이며, 그룹을 포함하면 비틀스의 132주 다음이다. 비틀스의 마지막 1위는 2001년 2월 베스트 앨범 ‘1’이 8주째 1위를 차지했을 때다.

‘The Life of a Showgirl’의 주간 성적은 9만 3,000단위로 지난주보다 46% 감소했다. 스트리밍은 6,666만 회로 6만 5,000단위 상당이다.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에서 2위로 내려왔다. 앨범 판매는 지난주보다 증가해 2만 7,000단위다. 톱 앨범 세일즈 차트 5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신곡 ‘Patient Zero’는 2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이것으로 테일러 스위프트가 1위에 올린 16곡 중 2주 이상 정상을 지킨 노래는 10곡이 되었다. 그는 해당 기록에 도달한 역대 4번째 아티스트다. 머라이어 캐리 17곡, 비틀스 15곡, 리한나 10곡이다. 엘라 랭글리의 ‘Choosin’ Texas’는 이번 주에도 2위다. ‘Choosin’ Texas’가 스트리밍과 라디오에서는 ‘Patient Zero’를 앞서지만, 음원 판매에서 그 이상으로 크게 뒤진다.

한편 지난주 3~5위를 차지했던 ‘The Life of a Showgirl’ 디럭스 버전의 신곡 3곡이 30위권으로 내려갔다. 그 결과, 톱 10에 빈자리가 생겼고, 이번 주 두 곡이 핫 100 차트 톱 10에 신규 진입했다. 드레이크와 돈 톨리버의 ‘Solar Eclipse’가 5위로 데뷔했다. 드레이크가 5월에 발표했던 앨범 ‘HABIBTI’의 재발매 추가곡 중 하나다. 드레이크의 통산 91번째 톱 10 진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간다. 또한 아델라의 ‘Nicole Kidman’이 세 계단 상승해 9위에 오르며 드디어 톱 10 벽을 뚫었다.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그리고 비틀스가 모이다
이번 주 빌보드 200 차트 최상위권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테일러 스위프트 1위, 드레이크 2위, 비틀스 4위로, 역대 가장 많은 앨범을 1위에 올린 세 아티스트가 해당 차트 톱 5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비틀스의 1위 앨범이 19장으로 가장 많고, 테일러 스위프트와 드레이크가 뒤이어 각각 15장이다. 세 아티스트 중 둘의 톱 10 동시 진입 사례는 제법 많다. 하지만 셋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드레이크의 ‘HABIBTI’는 네 곡을 추가한 재발매에 힘입어 지난주 116위에서 2위로 급상승해 종전 최고 순위로 돌아왔다. 주간 성적은 7만 1,000단위로 506% 증가했고, 대부분이 스트리밍에서 발생했다. 비틀스의 ‘Rubber Soul’은 대대적인 디럭스 재발매에 따라 4위로 재진입했다. 해당 앨범은 1966년 6주 동안 1위에 올랐고, 마지막으로 차트에 진입한 것은 2016년 1월이었다. 10년 만의 재등장이다. 이 앨범은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 ‘Michelle’, ‘In My Life’ 같은 인기 곡을 포함한다. 주간 성적은 5만 8,000단위로 1,626% 증가했다. 그중 앨범 판매가 5만 단위로 톱 앨범 세일즈 차트 1위로 재진입했다. 이 성적은 2019년 ‘Abbey Road’의 디럭스 재발매가 종합 성적 8만 1,000단위, 앨범 판매 7만 단위를 기록한 이후 비틀스의 최고 주간 성적이다.

한편 톱 10의 마지막 자리에도 재발매 앨범이 올라왔다. 맥 밀러의 ‘The Divine Feminine’이 10주년을 맞아 보너스 트랙 3곡을 추가한 디럭스 버전이 나오면서 159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해당 앨범의 기존 최고 순위는 2위다.

4곡 추가 디럭스는 새로운 공식일까?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 두 명이 2주 연속으로 동일한 재발매 전략을 들고 나왔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The Life of a Showgirl’에 4곡을 추가해 ‘The Life of a Showgirl: The Encore’를 냈고 빌보드 200과 핫 100을 석권했다. 드레이크는 지난 5월 트리플 앨범을 내며 빌보드 200 차트 톱 3를 휩쓴 바 있다. 5개월 후 당시 2위였던 ‘HABIBTI’에 역시 4곡을 추가한 ‘HABIBTI (FOMO)’를 발표하고, 빌보드 200 차트 2위, 톱 R&B/힙합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재발매는 기존에 그가 즐겨 사용한 트랙 추가 전략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2022년 ‘Midnights’의 ‘3am Edition’은 본작 발매 3시간 후 깜짝 공개되었다. 본작과 함께 만든 노래들이고, 처음부터 숨겨둔 절반이었다. 이는 2024년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의 ‘The Anthology’ 버전에서 반복되었다. 본작 16곡에 추가 15곡을 더한 구성, 본작 발매 2시간 뒤에 깜짝 공개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The Life of a Showgirl’의 경우 아티스트가 최초 12곡 이외에 추가 곡이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기존 앨범들이 발매 버전에 따라 서로 다른 독점 곡을 넣었던 것과 달리, ‘The Life of a Showgirl’에서는 어쿠스틱 버전 등 기존 12곡의 재해석만 있었다. ‘The Encore’의 경우 본작 발매 이후 추가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추가 곡이 없다는 선언을 뒤집은 것인지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추가 곡이 완전히 새로운 리드 싱글 역할을 맡아 핫 100 차트 1위까지 올랐다는 점이다.

드레이크의 경우 트리플 앨범 중 1위였던 ‘ICEMAN’에 다소 가려진 두 앨범을 재조명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지난 9월 ‘FOMO’라는 이름의 영상을 공개했고, 여기에는 ‘HABIBTI’와 ‘MAID OF HONOUR’ 수록 곡의 새로운 뮤직비디오와 신곡 9곡이 담겼다. ‘HABIBTI (FOMO)’는 이 프로젝트의 첫 절반이라고 짐작된다.

두 아티스트의 재발매 맥락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전략은 시장 전체의 관심을 받고 연구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4곡은 추가 콘텐츠로 의미 있는 분량이면서도 과하게 쏟아진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많은 프로젝트가 불과 몇 주 만에 관심을 잃고 잊히는 시대에 적절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유의미한 싱글을 연이어 내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 이는 K-팝의 리패키지 전략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드레이크가 새로운 공식을 제안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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