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LY] 즈네 아이코, 13년 만에 이룬 앨범 차트 1위

[THE WEEKLY] 즈네 아이코, 13년 만에 이룬 앨범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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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즈네 아이코, 13년만의 1위 앨범을 내다
즈네 아이코의 네 번째 정규 앨범 ‘Westside Whimsy’가 9월 26일 자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데뷔했다. 첫 주 성적은 7만 4,000단위다. 그중 스트리밍이 7,133만 회로 7만 단위 상당이다.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 1위다. 앨범 판매는 3,500단위로 톱 앨범 세일즈 차트 25위다. 앨범 판매 성적은 모두 디지털이며, 실물 음반은 내년 1월 발매 예정이다. 9월 8일 앨범의 존재를 알리고, 사흘 만에 나온 기습 공개였다.

1988년생인 즈네 아이코는 10대 초반 데뷔 앨범을 준비했지만,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음악을 떠났다. 복귀는 2011년 데뷔 믹스테이프 ‘Sailing Soul(s)’였다.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전환점은 2013년 빅 션의 ‘Beware’, 드레이크의 ‘From Time’에 참여한 이후일 것이다. 같은 해 자신의 이름으로도 EP ‘Sail Out’이 빌보드 200 차트에 최초 진입했다. 핫 100 차트에서도 초기 히트 곡 ‘The Worst’를 시작으로 ‘Sativa’, ‘Triggered (freestyle)’, ‘B.S ft H.E.R.’ 등 성과를 이어갔다. 속삭이듯 흐르는 보컬과 꿈결 같은 분위기는 즈네 아이코라는 이름에 따르는 자신만의 문법이다.

다만 정상에 오르는 길은 오래 걸렸다. 정규 앨범 순위를 보면 2014년 ‘Souled Out’은 3위, 2017년 ‘Trip’은 5위였다. 2020년 ‘Chilombo’는 2위로 데뷔한 뒤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 후보까지 올랐다. 그런데 6년 만의 정규작은 실물 앨범 없이 스트리밍만으로 1위가 되었다. 2013년 첫 진입 이후 13년 만이다. 이는 최근 여성 R&B 아티스트의 성과에서 꾸준히 발견되는 추세의 일부를 이룬다. ‘루미네이트’의 2026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R&B/힙합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장르지만, 빌보드 200 기준 점유율은 2023년 상반기 41%에서 2026년 상반기 30%까지 떨어졌다. 장르 전반이 정체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 R&B는 오히려 탄탄하고 일정한 수요를 확보한다.

2025년 11월 서머 워커의 ‘Finally Over It’은 7만 7,000단위로 빌보드 200 차트 2위에 데뷔하며 그해 여성 R&B 최대 데뷔를 기록했다. ‘Westside Whimsy’와 비슷한 수치다. 올해 켈라니는 'Folded'로 핫 100 차트에서 첫 톱 10과 핫 R&B/힙합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그 역시 10년에 걸쳐 쌓아온 기반이 한꺼번에 보상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저의 ‘SOS’는 2022년 12월에 공개된 이후 2025년 5월에 통산 13번째 1위에 올라, R&B 앨범이 장기 소비되는 패턴을 증명했다.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매일같이 듣는 음악이 쌓여 히트를 만들어낸다. 폭발하지는 않지만 꺼지지도 않는 수요가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엘라 랭글리, 핫 100 차트 최장 1위 기록을 새로 쓰다
엘라 랭글리의 ‘Choosin’ Texas’가 9월 26일 자 핫 100 차트에서 23주째 1위로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이 노래는 3주 전 샤부지의 ‘A Bar Song (Tipsy)’, 릴 나스 X의 ‘Old Town Road’가 보유했던 19주간 1위 기록을 깼다. 그리고 이번에는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누적해온 22주간 1위를 넘어섰다. 이제 관심은 대기록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그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가로 모인다. ‘Choosin’ Texas’가 다른 장수 히트 곡처럼 힘겹게 기록을 연장하는 쪽이 아니라 여전히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Choosin’ Texas’의 이번 주 스트리밍 성적은 2,180만 회로 스트리밍 송 차트에서 23주째 1위다. 스트리밍은 전주보다 9%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2,000만 회 이상인 유일한 노래인 것은 물론이고, 스트리밍 2위 카롤 G의 ‘BbY WOW’에 비해서도 수백만 회 차이가 난다. 종합 2위인 스텔라 레프티의 ‘Boston’과도 모든 부문에서 격차도 크다.

지난 수년간 주간 스트리밍 2,000만 회는 스트리밍 1위 커트라인과 같았다. ‘Choosin’ Texas’는 올해 2월부터 주간 스트리밍 2,000만 회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고, 같은 기간 스트리밍 1위를 가져간 노래는 브루노 마스, 배드 버니, 해리 스타일스, 올리비아 로드리고, 드레이크, 테일러 스위프트, 모건 월렌 등의 대형 신작뿐이었다. 달리 말하면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Life of a Showgirl: The Encore’에 실린 신곡들이다. 이 노래들은 10월 10일 자 차트에 데뷔한다.

그러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언제 돌아오는가? 2024~25년을 돌아보면, 이 노래는 12월 2주 차 차트부터 1월 1주차까지 매 시즌 4주간 1위를 추가했다. 올해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캐럴 폭풍이 오기 전까지 10개 주간이 남았다. ‘Choosin’ Texas’가 그중 4주간 1위를 가져 가면 내년 봄에도 최장 1위 기록은 여전히 엘라 랭글리의 차지가 된다.

예측 시장은 앞서 말한 요인들을 모두 반영 중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이 공개되기 전까지 평균 예측은 30주 1위였지만, 직후 27주 수준으로 줄었다. 아직은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최장 1위 기록을 탈환하지 못한다는 입장이 대세로 보인다. 연말 시즌 차트가 오랜만에 흥미진진하다.

K-팝에 라디오의 문은 열렸는가?
제니와 테임 임팔라의 ‘Dracula’가 9월 26일 자 빌보드 라디오 송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두 아티스트 모두 해당 차트에서 첫 1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에 이어, K-팝 아티스트로는 처음 오른 1위이기도 하다. ‘Dracula’는 핫 100 차트에서도 5위로 자체 최고 순위로 복귀했다. 스트리밍 송 차트 34위,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7위다. 같은 주 KATSEYE의 ‘Animal’은 라디오 송 차트 36위, 팝 에어플레이 차트 15위로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Animal’은 핫 100 차트 28위로 데뷔 주간에 기록한 최고 순위인 24위에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이 노래는 스트리밍 송 차트에서 46위다. 요컨대 두 노래의 현재 종합 순위는 라디오 성적이 견인하고 있다.

라디오의 특징은 ‘느린 매체’라는 것이다. 곡을 라디오 청중에게 각인시키려면 몇 주, 몇 달에 걸친 꾸준한 방송이 필요하다. 진입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천천히 식는다. ‘Dracula’는 라디오 송 차트 진입 이후 24주 만에 1위가 되었다. ‘Animal’은 4주 전 50위로 진입해 매주 조금씩 순위를 올리고 있다. 발매와 동시에 불이 붙는 스트리밍과 달리, 꾸준한 반복 노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다.

그 결과, ‘Dracula’는 핫 100 차트 진입 51주째다. 곧 1년이 된다. 제니가 참여한 리믹스는 2월 6일 공개되어 핫 100 차트 88위에서 40위로 뛰어올랐고, 7월 이후로 12주 동안 톱 10을 벗어난 적이 없다. ‘Animal’은 발매 이후 8주간 3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K-팝의 미국 차트 성적에서 라디오 방송 부족은 약점으로 꼽혔다. 대중적 미디어에서 소외되는 환경이 오히려 장르 특유의 소셜 미디어 생태계를 키웠다는 해석이 있을 정도다. 최근 1~2년 사이 그 벽을 뛰어넘은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는 라디오 송 차트 4위, 팝 에어플레이 1위에 올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은 라디오 송 차트에서 K-팝 장르 최초의 정상을 차지했다. 'APT.'를 다룬 ‘빌보드 인터뷰에서 K-팝 수용도가 높아진 것인지 곡 자체가 특별했던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답은 둘 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K-팝 전반의 입지 변화로 읽기는 어렵다. 라디오에서 성과를 낸 곡들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모두 영어 곡이고, 영미권 스타와 협업했거나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거쳤다. 한국어 중심의 K-팝 곡이 라디오 성적 상위권에 오른 사례는 여전히 찾기 어렵다. 결국 새로운 장르에 익숙해진 것이지, 라디오의 선곡 기준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라디오는 여전히 영어 가사와 폭넓은 대중적 친숙함을 요구한다. 다만 K-팝 아티스트도 그 조건을 충족하면 최상위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처음부터 미국 시장의 문법으로 설계된 KATSEYE가 다음 곡에서도 라디오 성적을 재현한다면, 지금의 예외는 경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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