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2주차]▶️스트릿 레스토랑 |💿Thriller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
정다나: “지금까지 썼던 이름은 버리고 새로운 간판만이 여러분의 이름이 됩니다.” 셰프로서의 유명세, 인기 프로그램 출연 경력, 유명 브랜드 대표라는 수식어는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모두가 오직 매출로만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 간판, 메뉴, 인테리어, 그리고 위치 선정까지 직접 총괄해야 하는 출연진에게 허락된 건 30만 원의 식재료비, 본인의 실력, 그리고 함께 합을 맞출 오픈 멤버 한 명뿐이다.
룰은 단순하다. 한정된 시간과 예산 안에서 최대치의 만족을 이끌어낼 것. 세종시 공무원 상권에서 펼쳐진 ‘100만 원 매출 레이스’ 블라인드 미션에서는 모든 식당이 빠르고 가성비 있게, 하지만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뭘 해야지 이 상권에서 먹힐까? 그건 손님이 판단해줄 것”이라는 이연복의 말처럼, 지갑을 열어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건넬 심사위원은 오로지 손님뿐이다. 그 과정에서 요리는 예술이 아닌 전략의 영역이 된다. 전문 셰프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약체로 가장 많이 지목됐던 홍석천은 공무원 중 여성이 많다는 점을 포착한 메뉴인 ‘단새우 아보카도 타르타르’로 매출을 이끌어낸다. ‘프렌치 거장’으로 불리는 임기학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준비된 재료에 소스를 바로 붓는, 이른바 “국밥식 시스템”으로 프렌치 정찬을 준비해 6분 이내에 음식을 내놓으며 상위권에 안착한다. 양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커리어를 자랑하는 에드워드 권이 30만 원으로 코스 요리를 하는 대신, 맛있고 가성비 좋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깐풍치킨덮밥과 칠리새우를 메뉴로 선택하는 것은 이 기획의 본질을 압축한다. 사람들의 욕망과 현실을 동시에 고려하는 가게만이 살아남는다. 상권을 꿰뚫는 분석력, 대중의 심리를 포착하는 감각,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정답을 찾아내는 집요함까지 갖춘 식당만이 손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장사의 본질이다.
Michael Jackson - ‘Thriller’
강일권(음악평론가): 최근 마이클 잭슨의 1982년 앨범 ‘Thriller’가 빌보드 R&B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수록 곡인 ‘Billie Jean’은 R&B 스트리밍 송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40년 넘게 시장에 존재해온 명반이 최신 앨범들과 같은 차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는 풍경은 스트리밍 시대이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플랫폼에서 중요한 것은 발매일이 아니라 재생 버튼이기 때문이다.
이번 역주행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마이클 잭슨의 삶을 다룬 영화가 개봉했고, 극장을 나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스트리밍 앱을 열어 그의 음악을 다시 재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늘날 ‘Thriller’를 듣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1982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일 것이다.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를 지켜보며 성장한 세대와 달리 그들에게 ‘Thriller’는 부모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앨범이 아니다. 영화를 통해 만난 새로운 음악, 혹은 재발견한 음악에 가깝다.
물론 위대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만들어낸 명작이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영화가 계기를 만들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재생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힘은 결국 ‘Thriller’라는 작품 자체에 있다. ‘Thriller’가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일컫는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거장 퀸시 존스(Quincy Jones)와의 협업, 7,000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판매량, R&B의 그루브, 팝의 대중성, 펑크(Funk)의 리듬, 록의 에너지, 디스코의 여운을 절묘하게 융합한 프로덕션, 상징적인 베이스라인과 세기의 댄스 퍼포먼스 ‘문워크’로 유명한 ‘Billie Jean’, 공포영화와 뮤지컬, 정교한 안무를 결합한 획기적인 뮤직비디오 등등…. 이 앨범의 성공으로 마이클은 흑인 아티스트로서 전례 없는 문화적 위상을 확보했으며, 열광적인 팬덤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명반이 한 시대를 대표하지만, ‘Thriller’는 음악을 넘어 공연과 패션, 영상, 마케팅, 그리고 팝스타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써 내려간 작품이었다. 그래서 ‘Thriller’는 과거의 영광으로 보존되는 앨범이 아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리스너에게 ‘명반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증명하는 살아 있는 기준으로 남아 있다.

엘리자베스 매켄지 - ‘북쪽의 개’
김복숭(작가): 엘리자베스 매켄지의 소설 ‘북쪽의 개’는 우리가 흔히 떠올릴 법한 로드트립 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주인공 페니에게 가족이라는 세상은 이미 어둠을 품고 있는 곳이다. 수년 전 호주 오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엄마와 새아빠의 이야기다. 그런 기억을 품은 채 이어온 페니의 결혼 생활에 이런저런 먹구름이 드리우고, 페니는 결국 길을 나선다. 한때 유명한 박사였다고 하는 나이 든 친척과, 페니처럼 저마다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그 가족을 돕기 위해서다. 페니는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피주의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낙관적인 인물이다. 그런 페니가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북쪽의 개’라는 이름을 붙인 밴을 타고, 엉뚱한 모험을 시작한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페니의 가족이며, 그중 많은 이들이 노인이고, 거의 모두가 저마다의 정신적 균열을 안고 살아간다. 작가 엘리자베스 매켄지는 주인공 페니에게 일종의 ‘연쇄적인 교통사고’를 끊임없이 겪게 하듯, 비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상황들을 선사한다. 이처럼 기상천외한 이야기와 입체적인 인물을 함께 끌고 가는 일은 쉽지 않을 터다. 하지만 작가의 손에서는 그 복잡함마저 가볍게 정리되고, 독자는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은 채 이야기에 몸을 맡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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