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4/2주차] ▶️이소라의 첫봄 | 🎬두 검사

[2026/4/2주차] ▶️이소라의 첫봄 | 🎬두 검사

작성자 weversemagazine

금요일 취향저장

[2026/4/2주차] ▶️이소라의 첫봄 | 🎬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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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첫봄’(유튜브)
윤해인: “제 모든 기호와 취향의 시작”. 가수 이소라의 유튜브 채널 첫 게스트인 코미디언 문상훈은 이소라의 음악이 지닌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며 덧붙인다. “누나를 통해서 알게 된 단어들도 굉장히 많아요. 아로새기다, 눈썹달…”. 켜켜이 쌓인 마음을 짚어내는 섬세한 노랫말,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음색의 보컬. 여기에 심야 음악 프로그램과 라디오 진행을 통해 쌓아온 이소라 특유의 감성은, 어떤 이들의 정서적 세계에 짙은 영향을 미쳤을 테다. 그런 이소라가 지난 3월, 유튜브를 매개로 세상과 다시 조우하기 시작했다. ‘이소라의 첫봄’에서 시시콜콜 이어지는 대화와 노래는 도파민의 시대를 거스르는 듯, 잔잔히 흘러가며 심야 라디오의 감성을 재현한다. “구질구질한 사랑 이야기. 뭐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이걸 적어도 되나 싶은 별 거 아닌 것 같은 내 마음들.”을 사연으로 보내달라는 이소라는 누군가가 털어놓은 사랑 고민에 “나만 그런 것 같을 때가 더 슬프잖아.”라고 답한다. 때론 노래와 음악에 대한 고집스러움과 집념을 얘기하고, 출연한 게스트들이 지닌 장점과 매력을 순수한 눈빛을 담아 칭찬한다. 그러다 과거의 한 시절을 함께 보낸 가수 김장훈 같은 인물과 20~30여 년 전 방송가의 추억과 비하인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이소라의 첫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다가 어느새 키득거리게 만드는 특유의 재미로 일렁인다.

“이런 사람들 많지 않아요? 저도 그러는데?” 이소라는 누군가와 멀어질까 봐 더 깊게 친해지는 것이 두렵다는 고민에 깊은 공감을 건넨다. 다만 “미리 하는 걱정들이 마음을 무겁게 해요.”라며, 애쓰지는 말되 좋은 일이 다가오는 것은 막지 말라고 짚어준다. 이는 이소라만이 행할 수 있는, 섬세한 위로의 순간이다. 이소라는 ‘요정재형’을 통해 한동안 성대결절로 활동을 멈췄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외출조차 하지 않았음을 밝히면서, 자신이 활동을 재개하게 된 것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예전에는 달빛을 받았다면, 지금은 햇빛을 받아.” 그 표현처럼, 이소라의 언어에는 달빛의 서늘함을 아는 사람이 전할 수 있는 따사로움이 있다. 여전히 사람들이 이소라의 말과 노래를 필요로 하는 이유일 테다.

‘두 검사’
남선우(‘씨네21’ 기자): 이제 너도나도 AI를 논하지만, 일찍이 그 길을 떠나 영화로 진로를 튼 이가 있다.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우크라이나에서 성장한 감독 세르히 로즈니차 이야기다. 응용수학을 전공한 후 인공두뇌학연구소에서 일한 그는 러시아국립영화학교를 거쳐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껏 서른 편이 넘는 장·단편영화를 만들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들며 동유럽 현대사의 비애를 기록해 칸의 주목을 받아왔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스터클래스도 펼쳤지만, 그의 작품이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한 적은 없었다.

‘두 검사’는 그런 세르히 로즈니차의 필모그래피 사상 첫 한국 개봉작이다.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의 배경은 1937년 스탈린 대숙청 시기의 소련. 갓 부임한 신임 검사 코르녜프(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는 한 교도소 수감자의 혈서를 손에 넣는다. 날 선 감시를 뚫고 대면한 혈서 작성자는 자기 몸에 새겨진 국가 폭력을 들추고, 코르녜프는 실상을 알리기 위해 검찰총장에게로 향한다. 사회 초년생, 그것도 자기가 어떤 시스템의 일부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청년에게 이 여로는 그 자신만 정체를 모르는 미로와 같다. 그가 발을 딛는 곳마다 시선이 따라붙는다. 그도 시선을 보내면 사방이 조용해진다. 긴장을 늦추면 덫이 놓인다.

그러니까 ‘두 검사’는 시대극이라기보다 시대를 초월한 우화처럼 읽힌다. 끊이지 않는 전쟁과 독재로 미로가 확장되는 작금의 세계에서, 선의를 믿는 건 순진한 생각인 것만 같다. 다만 지난해 부산을 찾은 로즈니차 감독은 답했다. “내가 만든 영화들 속에 희망이 존재할 순 없다. 홀로코스트를 보여줄 때 대체 어떤 희망을 말할 수 있겠는가. 대신 그 영화 안팎에 어떠한 희망이 있다면 그건 내가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있을 것이다.” 관객으로서도 도리가 없다. 희망의 목격자가 되는 수밖에.

‘U’ - underscores 
김도헌(대중음악 평론가): “굿바이 하이퍼팝(Goodbye Hyperpop)”, “하이퍼팝티미즘의 잃어버린 약속(The Lost Promises of Hyperpoptimism)”.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힙스터 페이지들은 하이퍼팝이라 불린, 혼란과 과잉을 응시하며 폭주하던 음악의 흐름을 스스로 종식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제인 리무버의 ‘Revengeseekerz’는 살해한 하이퍼팝의 육신으로 빚은 프랑켄슈타인이었고, 찰리 XCX의 연둣빛 ‘brat’ 여름은 그 영혼을 메인스트림에 되돌리는 봉헌이었다. 이제 하이퍼팝의 그들이 그토록 동경했고 닮고 싶어 하던 ‘팝’과 하나가 되었다. 언더스코어스의 ‘U’가 그 확실한 증거다.

시카고, 도쿄, LA, 바르셀로나, 뉴욕과 같은 전 세계 대도시의 호텔, 공항, 차 안에서 홀로 만들어낸 앨범은 가장 개인적인 하이퍼팝의 절차로 빚어낸 팝이다. 하이퍼팝에서 팝으로의 무의식적 고백을 담은 ‘Tell Me’부터 덥스텝, EDM과 같은 하이퍼팝 팬들의 수요를 애정으로 전환하는 ‘Music’, 버블검 베이스에서 저지 클럽으로의 환승 구간을 몽환적으로 고백하는 ‘Hollywood Forever’가 우리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 대답은 보코더 레이어링으로 쌓아 올린 풍성함 가운데의 고독으로 디지털 시대 비틀즈의 ‘Eleanor Rigby’를 의도하는 ‘The Peace’부터 포 온 더 플로어 스타일의 ‘Bodyfeeling’, K-팝이라는 서로 다른 팝 세계와의 접점을 모색하는 ‘Do It’이 맡는다.

가상의 미국 소도시를 설정하며 불완전한 세계를 선보였던 ‘Wallsocket’의 불온함은 팝의 형식에서 능숙하게 작동하는 하이퍼팝 도구로 완성한 작품 ‘U’에서 충실히 길들어 있다. “영원히 네 행복을 빌어줄게. 이건 내가 상상했던 게 아니야. 그냥 이렇게 된 거야(I’ll wish you well forever, no, this ain’t what I had imagined)”. 앨범을 닫는 ‘Wish U Well’의 정중한 작별 인사가 끝나면, 임의로 이름 붙여진 산업의 분류나 장르의 구분은 소멸한다. 우리는 신세대의 반란이 팝이라는 거대한 음악의 바다 안에서 구분 없이 떠다니는 용해의 과정을 바라보고 있다. 완전한 하나됨을 거부하는 신세기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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