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해. 먼저 합리적이라는 기준 자체가 무엇에 기반하는 것인지 우리는 정의내릴 수 있을까? 예전에 극심한 고통을 야기하는 시한부 불치병에 걸린 행복전도사분께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있었지.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됐지만, 난 그분께 억지로 생을 강요하는 게 더 잔인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이 경우에서도 지극히 개인의 쾌락적 기준만 놓는다면 납득이 갈 만하지만, 그렇다고 행복전도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자극적인 상황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이야기를 마쳐도 되는 걸까? 반대로 히틀러의 자살은 개인에게는 고통이었지만 사회적으로는 큰 비극의 종결이었잖아. 또한 대부분의 자살자들은 우울증을 동반한 지극히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해. 나 또한 우울증을 앓았을 때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해봤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극히 좁은 시야로만 생각했었고, 그때 혹여나 그런 선택을 했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들을 만나지 못했을 생각에 아찔해. 편린적인 게 아닌 최대한 많은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 이 질문 자체가 인간의 이성만능주의에 기반한 착오적인 것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