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다, 화가 나...!!
작성자 사회학생
화가 난다, 화가 나...!!
지난 주에 미용실에 갔습니다.
친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한 사이이지만,
미용실 선생님은 내게 꽤 진한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월요일 예약이었는데 주말에 연락이 와서는
예약을 미룰 수 없냐고 물으셨습니다.
난 이미 일주일 전쯤에 한 약속이었지만..
별다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하고 목요일로 약속을 미뤘습니다.
목요일 당일이 되었을 땐,
마침 사야할 물건이 있어서 일부러 코엑스에 들러 물건을 사고 나왔는데
비가 후두두두둑 떨어져 초라한 행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늦으면 안되니까..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도착해보니 이미 미용실에는 3명의 손님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운영하는 미용실인데...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1시간 가량을 기다렸는데,
기다리다보니 화가 났습니다.
나는 빗길을 뚫고 왔는데...
내가 일부러 예약도 미뤄드렸는데...
나를 위한 시간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나의 마음 속이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화가 나는데 어쩌지..
박차고 나갈까?
화가 나는데... 화를 내고 싶지는 않은데..
화내기 귀찮은데...
선생님과의 싸움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내 순서가 왔지만
여전히 선생님은 나와 다른 손님의 머리를 동시에 해주고 계셨습니다.
다른 손님과 나는 서로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도 기다리게 한 나에게 미안하셨는지
정성을 다해 머리도 해주고 서비스로 추가 시술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비용도 깎아주시고.. 😊
머리도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나와서
웃으며 나왔고,
선생님도 고마워하시며 서로 잘 헤어졌습니다.
나오고 나니
화를 내지 않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속으론 많이 화가 났었기 때문에 참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는 화를 내는 에너지를 써야하는 것도 싫었고,
여러 시뮬레이션(박차고 나간다. 화를 낸다. 등...)을 해보았을 때,
영- 나답지 않았기 때문에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화를 낸 것보다 더 큰 것을 얻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고마움.
크고 나서 생각하는 옛날 이야기는 꽤 많은 지혜를 깨닫게 하는 것 같습니다 .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때론 더더더욱 쎈 모습으로 상대를 날려버리겠다는 생각보다는
더욱 따스함으로 상대가 스스로 외투를 벗게 하는 것이 더욱 지혜로운 행동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