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북클럽”은 읽은 책을 소개하고 정리하는 뉴닉의 조그만 북클럽입니다. 📚

여러분은 SNS 자주 하시나요?

요즘은 처음 만난 사이에서도, 서로 SNS를 주고받으며 친해지는 게 익숙해졌을만큼, 많은 것들을 SNS로 소통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요.

예전의 ‘페북스타’로 불리던 끼 많던 사람들이 지금은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으로 변모했고, TV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우리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다만, 그 행태가 저는 최근 바뀌었다고 느꼈어요. 🧐

공통적으로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오늘은 그 ‘진정성’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신화가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에밀리 부틀, 진정성을 해부하다.

이 책을 지은 저자, 에밀리 부틀(Emily Bootle)은 뉴 스테이츠먼(New Statesman), 아이페이퍼(iPaper), BBC 등에서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글을 써온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평론가에요. 

오늘의 책,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는 진정성이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소비하고 연출하며 때로는 강요당하는 ‘강박’이 되었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요.

“우리가 ‘자신의 진실에 따라’ 살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일이겠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개념에 나는 이의를 제기한다.”

진정성의 역설

이 책은 ‘진정성’이 셀럽(Celebrity), 예술(Art), 제품(Product), 정체성(Identity), 순수성(Purity), 고백(Confession)이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떻게 상품이 되고, 사회적 규범이 되며, 때로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도구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진정성은 본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교리가 될 때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역설이다.”

1. 셀럽(Celebrity): 진정성 있는 스타를 원해! 🤩

솔직한 인터뷰, 가식 없는 SNS, 사적인 순간까지 공유하는 모습이 ‘진정한 모습’을 가진 ‘진짜 같은 스타’라고 여겨지고 있어요. 

SNS 시대에 우리 모두가 작은 ‘셀럽’처럼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이길 원하며, 타인의 인정 속에서 ‘진짜 나’를 찾으려 하고 있죠.

결국, 저자는 ‘진정한 나’라는 것은 스스로 만들어낸 연출자이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2. 예술(Art): 자전적 경험을 담은 예술이야말로! 🎨

우리는 예술가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진실한’ 작품을 만들 때 더 가치가 있다고 느껴요.

예술은 표현의 자유이지만, 오늘날 예술가들은 ‘자기 경험을 드러내야만’ 인정받는 분위기에 놓여 있는 점을 저자는 지적해요.

자전적 서사를 강조하는 문학, 작가의 개인적 아픔이 담겨야만 의미를 가진다고 여겨지는 예술 작품들.

이것이 ‘진정한 창작’일까, 아니면 ‘진정성을 팔아야 하는 시장 논리’일까요?

3. 제품(Product):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브랜드! 🎁

‘핸드메이드, 장인 정신, 지속 가능성’

우리는 이런 키워드를 보면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끼고 더 신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이대로도 멋지다면 왜 하필 굳이 이 제품을 사야하는가? … 그게 나를 더 나답게 하니까?”

작가는 기업들이 ‘진정성’을 포장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분석하는데요,

우리는 착한 브랜드, 정직한 제품을 소비하며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려 하지만, 사실상 그것은 또 하나의 ‘소비 문화’일 뿐이죠..

결국, 진정성마저도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린 현실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4. 정체성(Identity): 진짜 내가 되고 싶어! 🤥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진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해요.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또 다른 틀에 갇힌다고 경고하는데요,

예를 들어, 성별, 인종, 문화적 배경 등 다양한 정체성이 진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하죠.

진정성이란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특정한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정체성에 대한 집착은 우리 자신인 것의 문제일 뿐 아니라, 그들이 되는 것의 문제이기도 하다.”

5. 순수성(Purity): 본능에 따르거나, 본능에 저항하거나. 😵‍💫

진정성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순수함’이에요. 

순수함에 대한 환상과 성역화는 필연적으로 배타성을 수반하게 되고, 그것은 본능에 대한 저항이나 신뢰를 선택하게 하는데요,

어떤 사람의 솔직한 감정은 존중받지만, 어떤 사람의 진정성은 의심받는 사회에서, 

순수함조차도 사회가 결정하는 규칙에 따라 평가받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요.

6. 고백(Confession): 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고 싶어! 🤧

오늘날 우리는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진실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진정성을 가진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때로는 진정성을 위해 과도한 ‘고백’이 강요되는 경우도 있죠.

예를 들어, SNS에서 유명인들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대중은 더 친근함을 느끼기도 해요.

그러나 그것이 ‘진짜’일지라도, 진정성 자체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우리는 직면하게 되는데요.

“온라인에서 진지한 것과 진지하지 않은 것을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불분명으로 인해 우리는 무엇이 고백이고 무엇이 단순한 농담인지, 무엇이 진심이고 무엇이 아이러니인지,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를 항상 알 수는 없다.”

에밀리 부틀은 이 책을 통해 진정성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소비하고 연출하며 때로는 강요받는 가치가 되었음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진정성은 거짓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진정성이 ‘강박’이 아닌 ‘자유’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그것을 너무 신격화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죠.

한번쯤은, ‘SNS 디톡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에요.

디톡스란 결국 해독을 의미하는 것인데, 진정성을 ‘촉구’하는 SNS의 독에 지쳐버린 것은 아니었을까요?

“숨겨진 내적 진실이라는 개념이 자아실현의 중요성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아실현의 중요성을 창출한 것은 아니었을까?”

진정성을 찾는 과정에서 지치고 있다면,

‘진짜 나’라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드려요.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우리 사회의 중독적인 한 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어요.

어쩌면, 우리는 진정성에 집착할 필요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르죠.

“예술적으로 자아를 창조하는 직업에는 자기성찰이 아니라 성찰없이 삶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느끼고 행동하는 전체로서 자아의 온전한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