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글이 되는 순간: 글쓰기를 위한 세 권의 책

삶이 글이 되는 순간: 글쓰기를 위한 세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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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책수다

삶이 글이 되는 순간: 글쓰기를 위한 세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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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새해가 되면 어떤 계획을 세우시나요? 저는 해마다 반드시 들어가는 꼭지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 그건 일상적으로 늘 하는 행위 아닌가 싶으실 겁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카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학교에서 수업 내용을 필기하고 과제를 작성하고,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시말서(이건 일상이 되어선 안 되겠네요)를 쓰는 등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깊이 있게 소통하며, 때로는 독자를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글쓰기를 말합니다.

이런 의미의 글쓰기를 마지막으로 배운 적이 언제인가요? 아마도 대부분 학창 시절 작문 시간이 마지막이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막상 블로그를 시작하거나 에세이를 써보고 싶을 때, 혹은 해리포터 버금가는 소설적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곤 하죠.

저도 그런 고민 속에서 여러 "글쓰기" 책을 찾아 읽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깊은 공감과 배움을 얻은 세 권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글쓰기를 왜 해야 하는지, 진정한 글쓰기란 무엇인지, 좋은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삶을 옹호하는 글쓰기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

  • 저자: 은유

  • 발행일: 2022년 11월 (개정판)

  • 분량: 272쪽

"글쓰기는 고통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고,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입니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단순한 글쓰기 안내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글쓰기'와 '삶'이 어떻게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저자의 삶의 궤적과 글쓰기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글쓰기가 단순한 자기표현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저자의 인생을 통해 보여주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한 글쓰기 수업과 자신의 글쓰기 여정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저자는 우리가 글을 쓸 때 마주치는 다양한 고민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다룹니다. 2015년 첫 출간 이후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은 이 책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사회의 관습적 사고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글쓰기는 ‘나’와 오롯이 대면하는 시간이다. 글을 쓰려고 하는 동안은 세상의 소란을 등질 수 있다. 매번 값진 글을 쓰거나 알찬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다. ‘쩨쩨하다’가 맞나 ‘째째하다’인가 사전을 뒤지고 고만고만한 두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로 보낸다. 그러다 보면 그 시간만큼은 전세자금 걱정, 아이들 성적 걱정, 부모님 건강 걱정 등 정체 모를 불안감이 사라진다. 그 점이 참 좋았다.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그런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이런 분들께 특히 도움이 될 책입니다:

  • 일상의 경험을 의미 있는 글로 남기고 싶은 분

  •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 사회와 소통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은 분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 일상에서 마주치는 작은 순간들을 기록하기

  • 복잡한 감정이나 생각을 구체적인 경험과 연결해 써보기

  • 관심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 나만의 관점으로 글쓰기


『글쓰기 생각쓰기』: 간결함과 정직함으로 가는 길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

  • 저자: 윌리엄 진서

  • 발행일: 2007년 11월 (한국어판)

  • 분량: 351쪽

"군더더기 없는 글쓰기가 좋은 글이며, 정직한 문장이 가장 강력한 문장입니다."

1976년 첫 출간된 이후 30년 넘게 100만 명의 독자와 만난 『글쓰기 생각쓰기』는 이제 하나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어떻게 쓸 것인가'만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왜 쓰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써낼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글쓰기를 "간결함과 정직함의 예술"로 정의하는 저자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용기를 강조합니다. 여행기, 인터뷰, 회고록, 비평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다루면서, 각각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을 제시합니다. 특히 저자 자신의 회고록과 가족사 집필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하며, 독자들이 자신만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아 줍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기 글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고, 남들과 달라지려 하고, 스스로를 부단히 연마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스스로 노력하는 만큼 글을 잘 쓸 수 있다.”

이런 분들께 특히 도움이 될 책입니다:

  • 복잡한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분

  •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찾고 싶은 분

  • 논픽션 글쓰기의 기본을 배우고 싶은 분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 매일 쓴 글에서 불필요한 단어 세 개 이상 지워보기

  • 하나의 문장에는 한 가지 생각만 담기

  • 추상적인 표현을 구체적인 예시로 바꿔보기


『소설 쓰고 앉아 있네』: 완벽함이 아닌 실천하는 용기

문지혁의 『소설 쓰고 앉아 있네』

  • 저자: 문지혁

  • 발행일: 2024년 09월

  • 분량: 324쪽

"소설가는 천재적 영감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훈련하는 기술자입니다."

『소설 쓰고 앉아 있네』는 소설 쓰기를 신비화하지 않고 구체적인 기술로 접근합니다. 문지혁 작가는 소설가이자 글쓰기 강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 발굴부터 초고 완성, 퇴고까지 소설 쓰기의 전 과정을 친근하게 안내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쓰기 시작이 전부"라는 철학입니다. 완벽주의적 고민으로 발목 잡히기보다는 일단 쓰기 시작하라고 독려하죠. "주인공의 아픈 곳 때리기"와 같은 참신한 캐릭터 구축법부터, 긴장감 있는 플롯 설계, 묘사와 대사의 균형 잡기까지, 소설 창작의 구체적인 기법들을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선배와 글쓰기에 대해서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산후조리원 화장실에서의 집필 경험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는 글쓰기가 결코 이상적인 환경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SF와 리얼리즘을 넘나드는 작가의 경험은 장르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원칙들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한 순수문학 (저자가 주장하는 '문단문학')과 장르문학에 대한 의견도 생각해 볼만한 내용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어 표현 중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뤄내기 전까지 이룬 척해라(Fake it till you make it.)'. 이건 사기꾼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작가처럼 읽어야 합니다. 작가처럼 써야 합니다. 작가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특히 도움이 될 책입니다:

  • 소설 쓰기를 시작하고 싶지만 망설이시는 분

  • 이야기는 있는데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인 분

  • 글쓰기의 완벽함에 대한 부담을 덜고 싶은 분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 매일 300자라도 꾸준히 쓰기

  • 완벽한 환경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시작하기

  • 쓴 원고는 일주일 후에 다시 읽어보기


세 권의 책이 말하는 글쓰기의 본질

이 세 권의 책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글쓰기를 바라보지만, 흥미롭게도 몇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전합니다.

1. 글쓰기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특별한 재능이나 영감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꾸준한 연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마치 운동을 통해 체력이 좋아지듯, 글쓰기도 매일의 작은 실천을 통해 성장합니다.

2. 글쓰기는 삶을 이해하는 도구입니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렌즈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창입니다. 우리의 일상 경험, 관찰, 생각들이 글의 재료가 되고, 이를 통해 혼란스러운 현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3. 완벽보다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좋은 글은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때로는 서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도 과정의 일부입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 쓰는 것입니다.

"삶은 글을 낳고 글은 삶을 돌본다"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결국 글쓰기는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모든 순간들이 글이 되고, 그렇게 쓰여진 글은 다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도구가 됩니다.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거나, 일기장에 고민을 털어놓거나, 소설 속에 상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일. 이 모든 글쓰기는 우리의 삶에서 시작되어 다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새해 계획에 글쓰기를 포함시켰다면, 이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완벽한 문장이나 멋진 표현을 고민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의 이야기를 써보자구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삶이 되는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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