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작성자 블라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블라디
블라디
@user_tulr0bdtrv
읽음 485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부조리극(실존주의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인간의 존재가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고 모든 소통이 붕괴할 때 일어나는 모습을 표현하는 연극)의 대표작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원제는 'En attendant Godot', 영문 'Waiting for Godot').

아마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내용은 몰라도 제목은 들어보았을 너무나 유명한 작품입니다. 한국에서는 1969년 초연을 시작으로 50여 년 동안 약 1,500회 공연, 22만 명의 관객이 보았고, 유명한 배우들이 참여해 더욱 이슈가 되었는데요. 6년 전 마지막 공연 이후, 최근 다시 무대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연극이길래 이리도 유명할까, 저 고도는 무엇일까...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고도? 사람이름인가? 물건인가? 높은 길을 의미하는 건가? 근데 왜 기다리는거지???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을텐데요...(마침, 제 별칭이 블라디미르인데, 주인공 중 한 명의 이름이 블라디미르네요..^^;)

찾아보니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한적한 시골길,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이 서 있는 언덕 밑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방랑자가 고도가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들의 기다림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 자신도 헤아릴 수 없는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지금은 고도가 무엇인지, 기다림의 장소와 시간이 확실한 지조차 분명치 않습니다. 지칠 대로 지쳐 있는 그들은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죽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 여전히 살아 있음을 실감하기 위하여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슨 말이든 하는 것입니다. 서로 질문하기, 되받기, 욕하기, 운동하기, 장난과 춤추기…. 지루함과 초조, 낭패감을 극복하기 위해 끝없이 지껄이는 두 주인공의 광대놀음과 그 모든 노력들의 반복..


(나무위키 참조) 이 작품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은 고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견해들이 등장했다. 어떤 이는 고도가 바로 (神)이라고 주장하기도 했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에게는 '자유'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베케트는 자신조차도 고도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고도라는 단어가 신을 의미하는 영어와 프랑스어 단어 God과 Dieu의 합성어라는 주장도 널리 퍼져 있는데, 베케트는 "이 작품에서 신을 찾으려 하지 말라"는 부정에 가까운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고도가 신인지, 사람인지, 어떤 상황인지, 어떤 물건인지, 이상향인지는 작가도, 어느 누구도 정의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인 이름 '고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원작 제목에서 처럼 'Godot'를 기다리니까요.)

단순한 이런 내용의 연극인데요... 무려 180분의 연극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이 연극을 알아본 무지함을 반성하며, 한 주 남은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아야겠습니다. 기대도 되고, 기대한 만큼 실망하진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아 참! 최근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라는 연극도 공연되고 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모티브로, 공연장 분장실에서 펼쳐지는 언더스터디 배우(공연에 나오는 배우가 갑자기 대체되어야 할 경우를 대비하여 똑같은 배역을 연습해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다림의 의미를 유머와 감동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도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난 후,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예매하고 기다리며,

느껴지는 감정을 남겨보는 것도 의미있겠네요.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