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연남동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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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라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조용한 연남동 즐기기

블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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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tulr0bdt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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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있습니다. 벌써 왔을 수도 있겠네요. 봄을 알리는 꽃들도 이제 얼굴을 비추겠지요. 조용한 연남동도 이제 시끌벅적해 지겠습니다. 조용한 연남동 즐기기를 원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알려드립니다.

경의선 숲길은 공덕동에서 연남동까지 길게 뻗어있지만 홍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가좌역 방향으로 시작되는 지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예전에는 잔디밭에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돌의자에만 앉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와 가게들이 몰려있어 언제나 사람으로 가득하고, 금요일 저녁, 연휴 전날 저녁, 주말 저녁에는 앉을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 복잡함을 즐기고 싶다면 그 곳은 딱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연남동과 경의선숲길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몇몇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경의선 숲 길

경의선 숲 길은 아래처럼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제가 주로 다니는 길은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가좌역 방면 구간입니다. 이 구간(연남동)에 가장 많은 맛집과 카페가 있고, 연희동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지만, 잠시 그 곳들을 뒤로하고 경의선 숲길(숲은 아닙니다. 쭉 뻗어있는 공원길인데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을 끝까지, 천천히 걸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잔디와 나무들이 펼쳐져 있고, (인공이지만) 작은 개울이 곳곳에 있고, 쉴 곳도 많이 있습니다. 많은 대화를 원한다면 (3번 출구에서 시작해 연남동 끝자락까지의 길을 돌아오는)이 길을 추천드립니다.


경의선: 경성의 ‘경’과 신의주의 ‘의’를 따서 경의선이라 불렸다. 경의선은 일제가 한반도 지배를 위해 1904년도부터 2년에 걸쳐 건설한 철로다. 한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는 가장 많은 노선을 운행하였지만 1950년 남북이 분단 되면서 경의선은 더 이상달리지 못하고 반쪽짜리 철길로 남게 되었다.

경의선 숲길: 버려진 철길에서 시민들의 문화 산책로로 탈바꿈한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이어진 총 6.3Km의 선형 공원이다. 기존의 공원형태를 벗어나 길게 이어진 숲길은 2012년 3월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구간,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 구간이 2016년 전체 조성되었다.


연남동 흙 길

저는 흙 길을 좋아합니다. 경의선 숲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중간 지점에서 (연희동으로 갈 수 있는)도로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도로를 건너, 20미터 정도 앞 왼쪽 편(아파트 있는 쪽)에는 흙 길이 있습니다. 경의선 숲길 바닥은 시멘트로 되어 있는데, 이 구간은 흙 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거나, 굳이 찾아가지 않는 길이라 조용한 산책과 흙 길을 밟아보고 싶다면 한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연남동 끝자락까지 20미터는 족히 돼 보이는 은행나무도 줄지어 서 있어,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은행나무를 바라다 보는 재미도 얻을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벤치도 있어 여유를 즐기기엔 정말 딱입니다.

자전거 이용 시, 숲 길 옆 아스팔트 길

따릉이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나 연남동 주민센터에 있는 따릉이 보관소에서 대여 후, 경의선 숲길 오른쪽(가좌역 방향) 아스팔트 길을 이용하면 산책 때는 느낄 수 없는 경의선 숲길의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끝자락에 다다르면 방향을 오른 쪽으로 돌려 연남동으로 진입해 연남동 골목 골목을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연남동 골목길에는 볼 거리가 많습니다. 그리고, 연남동 커뮤니티 건물이 있는 커다란 길(골목이라 하기엔 넓고 도로라 하기엔 좁은)은 가로수가 길 가운데 줄 지어 서 있어 이국적입니다. 봄 날에는 벚꽃도 즐길 수 있습니다.

경의선 숲 길 끝자락

경의선숲길 끝자락에서는 20세기와 21세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80년대에 지어진 5층짜리 아파트와 사람이 살까 싶은 허름한 주택이 몇 채 아직 있고, 그 옆으로는 최근에 지어진 아담하지만 최신식 건물들(카페와 레스토랑이 대부분 차지한)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파트는 곧 재건축이 되는지 이주개시명령이 떨어졌다는 현수막이 달려있습니다. 또 하나, 숲길 끝자락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있으면 언제나 서울역과 용산역을 지나 행신역을 향해가는 기차는 물론, 일산을 향해 가는 경의중앙선 열차를 직접 볼 수도 있고, 기차의 덜컹덜컹 소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벤치에 앉아 걸어온 방향으로 몸을 틀고 눈을 조금만 위로 하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경의선 숲길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입니다.(연남동에는 연희동으로 이어지는 몇몇 토끼굴이 있습니다. 연남동 골목길들을 돌아보며 토끼굴 찾아보는 재미도 느껴보세요.)

에스프레소 한 잔

종종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연남동 카페들이야 모두 유명하기에 멋지고 모두 특색이 있지만, 에스프레소 한잔 즐기기에도 부담이 됩니다. 찾아보니, 한잔에 2,500원 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다만, 스탠딩 또는 테이크아웃 가격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설탕 추가한 에스프레소 한 잔 받아들고 경의선 숲길 벤치에 앉아 쓴 맛과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 즐기기(가을)

연남파출소에서부터 400여 미터에 걸쳐 있는 코오롱하늘채아파트 입구쪽 도로에는 은행나무가 즐비합니다. 은행잎이 물드는 가을무렵에 방문하시면 샛노랑 은행잎의 향연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연남동 즐기기인데 경의선 숲길 이야기만 있네요. 연남동 맛집과 멋진 카페들은 다른 곳에 잘 소개되어 있지만, 조용한 연남동 즐기기는 없기에 소개드렸습니다. 조금 더 따뜻해지면 저도 곧 따릉이타고, 에스프레소 한 잔 즐겨봐야겠네요.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