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에 드는 생각들

2025년 봄에 드는 생각들

작성자 블라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2025년 봄에 드는 생각들

블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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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tulr0bdt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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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글을 쓰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이상하게 뭐라도 써야 한다는 (어느 누구도 하지 않는)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 쯤이면 뭐라도 써야 한다는 자발적 압박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도 그렇고, 글을 쓰지 않는 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때문이기도 한 듯 합니다. 그렇다고 정말로 아무 생각없이 사는 건 아닌데 말이죠.. 최근에도 글을 쓰면 재밌을 것 같은 꺼리들이 있긴 있었습니다. 다만,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메모로 끄적여 둔 것이 있어 잊혀지기 전에 빨리 정리해얄 거 같아 두서 없이 적어봅니다.

 

#1. 쓸모

사전적 의미로 '쓸 만한 가치'라는 뜻을 가진 쓸모. 물건이든 사람이든 쓸모를 다하면 버려지거나 사라지게 되는데요. 아직 젊은 데다 해야 할 것도, 해봐야 할 것도 많고, 언제 어떻게 쓰여질지 모르는 일인데, 문득,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 나의 쓸모는 언제까지,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직할 나이가 아직도 멀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퇴직하신 분들의 심정이 이럴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계절 탓이라 생각이 많아져서 그렇다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저의 위치와 상황때문에 찾아온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든 쓸 만한 가치가 있을텐데... 너무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2.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쓸모'를 고민하면서 길을 걷다 문득 이런 방법을 찾았습니다. 얼마 전, 토크 행사에 다녀왔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의 삶도 그 정도는 된다 느껴졌습니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잘 못 살아오지 않았기에 그냥 나의 경험, 나의 생각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또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해 줘도 되겠구나라고...

지금 나의 상황에서 나의 '쓸모'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이야기를 해 줄 기회가 없었기에 내가 지내온 삶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도전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그런 기회가 없었던 것 뿐.

지금까지의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기회가 있다면 죽을 때까지 '쓸 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여 주고 싶습니다.

 

#3. 멋진 디자인? 실용적인 디자인? 포용적 디자인?

최근 청와대를 다녀왔습니다. 곧 폐쇄될지도 몰라 서둘러 예약을 하고 연휴에 다녀왔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많았습니다. 기대를 가지고 찾았지만 아쉬움이 더 가득했습니다. 홈페이지 안내도 뭔가 부족했고, 더 화나게 하는 건 청와대 건물들의 관리와 안내가 엉망이었다는 점입니다.

청와대라는 상징부터 내부의 모든 건물이 의미가 있고, 쓰임새가 있는데 각 건물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각종 희귀식물들과 문화재까지 있는 이런 청와대를 그냥 공원으로 만든 듯 했습니다. 일제시대 때 일본이 경복궁 일부를 동물원으로 개조했다는 느낌이랄까요..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였습니다.

청와대에 대한 생각은 이쯤하고 이 곳을 돌아보며, 예전부터 생각했던 '실용적 디자인'이 또 떠올랐습니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과연 멋진 디자인일까? 투박하더라도 실용적인 게 더 좋은 건 아닐까? 세련되고 실용적이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처음 사용하는 또는 처음 방문한 사람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플하고 세련되게 '흡연금지'를 알리는 내용의 팻말을 눈에 보이지도 않게 설치를 해 놓는다면 과연 그것은 멋진 디자인일까? 빵가게 간판은 빵모양으로, 커피가게 간판은 커피잔 모양으로 만들어놓고 가게명을 작게 써놓으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키오스크 기계에 음성 지원을 넣으면 어려움을 덜 느끼지 않을까?

(디자인에 대해서 1도 모르는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안내문의 디자인을 몇 번이나 생각하게 하거나 해석을 하게 한다면 얼마나 불편한 디자인일까, 이용자(고객)에게 맞는 디자인 아니면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고민해야지 않을까라는 너무 당연한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포용적 디자인'이라는 말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지도 모르겠네요.

 

#4. 한국식 가정 뷔페

물가가 많이 올라 점심 식사도 이제는 1만원 시대입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많이 등장하는 게 가정식 뷔페 식당입니다. 싸게는 8천원부터 시작하는, 점심에만 하는 가정식 뷔페 식당.(물론 더 싼 구내식당도 있습니다.)

밥과 국은 기본에 4가지 이상의 반찬과 후식으로 샐러드와 과일과 숭융과 같은 음료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가정식 뷔페.

공통적으로 식판이나 동그란 큰 접시에 맘껏 담아서 먹을 수 있으니 싸게 다양한 음식을 편하고 맜있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식판도 싼 가격도 좋아하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전남 나로도에 가서도 가정식 뷔페로 점심을 해결했다는...)

밥 한 그릇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마법을 가진 '한국식 가정 뷔페'. 외국인들이 볼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외국인들이 먹는(접시에 자신이 먹을 만큼 직접 덜어서 먹는) 방식과 동일하기에 오히려 그들에게 더 맞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 봅니다.

 

대한민국 정세가 어지러워서인지, 2025년 봄날의 제 머릿속도 뭔가 정리가 되지 않아 맥락없이 끄적여지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