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과 가면
작성자 블라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일탈과 가면

#일탈의 결핍
‘결핍’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다섯 글자 맞추기 놀이(?)를 하다가 요즘 시대는 인정의 결핍, 공감의 결핍 시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일탈의 결핍’이 떠올랐습니다. '일탈'의 결핍은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일탈도 부정적인 것, 결핍도 부정적인 어감이기에 ‘일탈’의 결핍(부정의 부정은 긍정)은 괜찮은 것 아닌가 하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소소한 일탈’들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흥분’의 매개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탈은 분명 나쁠 수도 있지만, 소소한 일탈은 꼭 그런것 만은 아닙니다. 가령, 근무시간이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아 회사 주변을 무작정 돌아다니는 일, 상사가 없는 날 퇴근시간 몇 분 전에 몰래 퇴근해 보는 일, 친구들과 여행갔다가 혼자서 맛있는 가게에서 맛있는 커피나 음식을 먹는 일 등과 같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지만, 평소 하지 않거나 금지된 일들을 한 번 해 보는 일은 약간의 용기와 함께 가슴을 뛰게하는 흥분상태가 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소소한 일탈들이 삶을 더욱 재미나게 해 주는 듯도 하구요. 소소한 일탈을 찾다보면 주변에, 나에게, 우리에게 더 관심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일탈의 결핍’이 우리를 더욱 외롭고 매마르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무리한 일탈’은 금물입니다.^^;;
#가면을 쓰고 싶지 않다
사람마다 외모도, 성격도 다릅니다. 최근 유행했던 mbti도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이해할 때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낯을 많이 가리고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무지 어색해하고, 모르는 사람이 많은 친목 모임, 특히 레크레이션을 하는 시간은 너무 너무 싫습니다.(십수년 전에도 회사에서 진행한 레크 시간에 도망나와 위에서 말한 ‘소소한 일탈’을 감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레크 시간이 끝날 때까지 타고 간 버스 안에 숨어 있었다는..)
얼마 전에도 100여명이 1박 2일의 모꼬지를 갔었는데, 소개도 하고 게임도 해야 했던 더군다나 마시지 않는 술을 마시며 뒷풀이를 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너무너무 부담스러웟습니다. 친하게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 많은 사람들과 웃으며 친한 척 이야기 하는 내 모습을 생각하니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들어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전략을 썼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비록 사람들과의 관계는 한발자욱도 진전되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면, 게임도 하고 재밌게 소개도 하고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마치 얼마 전 방영되었던 ‘마스크 걸’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매번 마스크를 쓰고 다른 내가 되어 열심히 춤을 추는, 그것으로 나의 약점은 감추고 다른 나를 보여주는 나약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마스크’는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그런 마스크는 쓰지 않아도 되는, 나는 그냥 '이런 사람'임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게 옳은 것 같기도 합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것, 본래의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나를 감추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
(최근에서야 영화 '조커'를 봤는데,, 그것도 두 번이나, 이어서 조커2 까지... 주인공이 평소와 달리 마스크(광대 분장)를 쓰면 달라지는 것처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마스크를 쓰면 진정한 '내'가 아니게 되는...(반대로 마스크를 써야 진정한 '내'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마스크는 쓰고 싶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가끔 가면을 써 보는 ‘일탈’도 나쁘진 않은것 같네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