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단상 with 연극
작성자 블라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대학로 단상 with 연극

연극이 보고 싶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습니다. 연극을 극장에서 본 기억은, 직원들과 함께 문화의 날로 왔었던 수년 전, 그리 오래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땐 연극만 보고 헤어졌기에 대학로를 거닐지는 못했습니다.(2-3년 전에 진행한 행사로 마로니에 공원은 다녀갔었네요.)
아무튼,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연극이 때론 그리워질 때가 있는데, 요즘이었던 것 같습니다.
꼭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싶었고, 무엇을 볼까 검색을 하다가 요즘 절찬리 공연중에 있는 몇 가지 연극을 알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시간이 맞는 하나를 예매해야지 하다가 우연히 '늘근 도둑 이야기' 소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검색에서 바로 알려주지 않는 연극이었지만, 우연히 알게 되었고 이 연극 또한 2년전부터 계속 공연 중에 있는 연극이었습니다. 더 관심이 갔던 건 연극이 주인공이 낯이 익은 박철민 배우였고, 80년대부터 해오다 말다를 반복햇던 연극이었기에 뇌리 속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극 정보에도 분명 코미디라고 써 있었음에도 늙은 도둑의 잔잔한 이야기인줄로만 알고 봤는데, 근래에 가장 많이 웃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연극을 기다리며 이리저리 보냈던 시간동안 몇 가지 느낀점을 남겨봅니다.
역시나 연극은 실망시키는 않는다
기대하지 않고 봤던 연극에서 너무 많이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비록 박철민 배우는 아니었지만, tv에서 봤던 배우 2명이 출연진에 있었고(출연배우는 모두 3명) 그들의 연기와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가 애드립인지 알 수 없을)애드립, 분위기를 좌우하는 노련함이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작년에 대학 연극동아리의 신입생들의 초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보는내내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던 공연임을 생각해보니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했습니다.
이 감동을 유지하기 곧 다시 한번 연극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연극의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대학로에는 연극 공연이 예전처럼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검색을 하며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을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제는 소수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소극장보다는 영화관은 아니지만 소극장보다는 크고 영화관보다는 시설이 좀 덜 갖춰진 공연장을 많이 바뀌고 있구나 느껴졌습니다. 이번에 본 연극도 100명이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에서(등받이와 팔걸이가 있고, 무대가 객석보다 위에 있는 공연장) 진행되었는데, 생각보다 쾌적하고 편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연극의 맛은 배우들의 숨결, 표정을 볼 수 있는 것이이게 앞쪽에 앉은 우리에게는 나쁘지 않은 공연장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연극 공연도 '아트홀''00홀'이라는 이름을 단 (작거나 크거나)공연장에서 하게 되고, 대학로 뿐 아니라 홍대, 이태원, 합정 등 조금 핫하다는 지역에서도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로에는 서울대 의대가 있다(물론 성균관대도 있습니다)
혜화역 인근이 '대학로' 라 불리는 데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예전에 지금의 혜화역 인근에 '서울대학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 곳이 '대학로'로 불리어졌다는 정도만 알고 있고, 지금도 서울대 의대는 마로니에 공원 건너편(혜화역 3번 출구 뒷편)에 서울대 병원과 함께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위성지도를 보니 꽤 넓게 학교와 병원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큰 도로를 걷다 보면 오래된 예전 서울대 건물이 남아 있어서 저 정도만 남았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서울대 의대 박물과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 한번 가 봐야겠습니다.
대학로에는 서울대 뿐 아니라, 여러 역사적인 건물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문을 닫은 학전부터, 흥사단 건물에, 예전에 '샘터'잡지사(지금은 없어짐),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 옆에 있는 '예술가의 집'(일제시대때부터 사용되었고, 6.25 전쟁때는 미군이 서울을 재수복하여 미군기지의 중앙부서 건물로 사용했던)까지.. 물론 더 이전 시대의 역사들도 더 있을 겁니다 분명. 대학로 역사 탐방 투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대학로에도 맛있고 예쁜 곳들이 많이 있다
재작년, 작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행사가 있어 오긴 왔었는데, 공원에서만 행사를 치루다 보니 그 주변을 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저녁 해결을 위해 이곳 저곳을 알아보다 많은 식당을 알게됐고,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그 곳을 찾아가다, 먹고 나와서 극장으로 가다가 골목골목에 예쁜 식당과 맛있는 식당(초저녁에도 줄을 서있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연극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식당과 카페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온 탓일까요.. 아직까지 대학로는 살아있구나 아니 연극보다 이제는 이런 식당들로 사람들에게 유명해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특이했던 건 그 거의 모든 식당과 카페들이 한옥이었던것. 동네가 동네다 보니 많은 한옥들을 리모델링 해서 예쁘게 꾸민 것 같았습니다.
대학로는 9시면 문을 닫는다
연극이 끝나고 나왔는데 9시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이렇게나 없다니, 카페들에 사람들이 이렇게 없다니, 의류매장 문도 닫혀있다니... 조금은 놀랐습니다. 다음 날이 휴일이라 당연히 북적북적 할 줄 알았는데, 밤 11시는 된 듯한 느낌에 조금이 놀랐습니다. 대학로는 밤문화가 형성된 곳은 아닌듯 했습니다. 이 시간이면 홍대입구역은 이제 시작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로에 공정무역카페가 있다
대학로에 이렇게 큰 공정무역카페가 있는 줄 뒤 늦게야 알았습니다. 단순히 몇 가지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아닌 공정무역 커피와 티, 각종 공정무역 제품까지 공정무역 제품만 있는.. 예쁜 건물과 인테리어는 덤... 그것도 공연장 인근에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른 채 연극 시간을 별다방에서 기다린 게 오래만의 대학로 여행에서 가장 큰 오점이었네요..
오랜만의, 짧았던 대학로 기행.
다음엔 공정무역 카페에서 여유로이 커피한 잔 해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