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와 매력적인 악당

범죄도시4와 매력적인 악당

작성자 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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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와 매력적인 악당

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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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월에 개봉한 <범죄도시4>는 마동석 배우님의 호쾌하고 무게감 있는 액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 배우님의 신체적인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린 액션 연출과 통쾌한 전개를 매력 포인트로 성공한 작품인 동시에 현실의 형사 사건들을 모티프로 하면서 사회적인 의미까지 겸비한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사건 속에서 억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와 그들의 유가족, 사건에 헌신해 주신 경찰들 그리고 법의 심판만으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범죄자들을 대중들이 다시금 기억하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범죄도시4> 역시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깜짝 등장으로 영화가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 통쾌함 이상의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비롯해 소위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에는 주인공인 히어로만큼 영화의 흥행과 완성도에 크게 기여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히어로의 대칭점의 선 ‘빌런’이다. 잘 조형된 빌런은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를 끌어올리며 <다크 나이트>(2008,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속 배우 히스 레저가 연기했던 ‘조커’처럼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러 오는 이유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물론 <다크 나이트>라는 세계적인 역작에 비교하기에는 논란이 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따르면 <범죄도시1> 속 윤계상 배우가 연기했던 ‘장첸’, <범죄도시2> 속 손석구 배우가 연기했던 ‘강해상’에 이어 <범죄도시4> 속 김무열 배우님이 연기한 ‘백창기’는 적어도 서브컬쳐계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범죄도시3>는 필자가 관람하지 못하여 아는 바가 없기에 생략합니다.) 특히 이번 ‘백창기’ 캐릭터는 작품상 살인과 폭력에서 강렬한 흥분을 느끼는 것으로 추측되는 쾌락형 살인마인데 강렬한 첫 등장과 신체 노출, 카리스마 있는 배우의 연기 등으로 현재까지도 다수의 2차 창작물 및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 역시 영화를 관람하면서 위와 같은 이유로 ‘백창기’라는 캐릭터를 성적으로, 매력적으로 받아들인 다수의 관객 중 한 명이다. 사람들이 어째서 악과 악인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숭앙하는가에 대한 자전적인 질문은 추후 다룰 예정이다. 그 이전에 <범죄도시4>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영화가 모티프로 하고 있는 실제 사건의 범죄자를 기반으로 조형된 캐릭터에 대해 호감에 가까운 매력을 느끼고 그를 계기로 영화가 소비되어도 괜찮은가 하는 점이었다.

결론은 당연하게도 ‘괜찮지 않다.’ 였다. 만일 ‘백창기’가 어디까지나 가상의 빌런이며 실제 사건과 범죄자를 참고하는 데에 그쳤을 뿐이라면 결론이 아주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범죄도시는 사건의 전개, 배경, 캐릭터까지 실제 사건과 깊은 연관을 갖고 제작되었으며 사건의 피해자와 그들의 유가족 그리고 사건에 헌신한 경찰들을 재조명하고 대중들이 잊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건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에 깊은 의미와 목적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가 결론적으로 권선징악을 추구하고 중간중간 작위적이게까지 느껴지는 선량한, 정의로운 대사들을 말하는 것은 그러한 목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한 작품에서 파타야 살인 사건의 범죄자인 ‘김형진’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인 ‘백창기’를 다수의 관객들이 매력적으로 느끼고 소비하는 결과는 작품의 의도나 목적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이는 영화의 실패일까, 아니면 관객의 실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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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티클과 이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범죄도시4 예고편 :: https://naver.me/G9tnAz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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